어찌저찌 기회가 닿아 인천공항에 가본 김에, 새로 개장한 제2여객터미널(이하 T2)를 어제 다녀왔다. 앞으로 스카이팀 이용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지난번 제주도 갈 때 마일리지도 탈탈 털었는데, 진짜 승객으로 T2를 가 볼 일이 언제나 있으려나 싶기도 하고...
오늘 가 볼까도 생각해 봤는데, 미세먼지가 엄청나다고 예보가 되어 있어서...그리고 나같이 분명 별 생각없이 1터미널에서 넘어왔다거나 구경온 사람들로 북적이겠지...
T1을 거쳐 가는 길에 보이는 T2. 터미널이 두 개나 생기니 뭔가 진짜로 큰 공항이 되었다는 느낌이다. 뭐 기존 터미널이 워낙에 커서 조그만 터미널 두 개 정도 합쳐놓은 수준이긴 한 것 같지만...
참고로 T2는 활주로/주기장 깊숙이 있는 까닭으로, 차로 두 터미널간을 이동할 때 시간이 은근 걸린다. 차라리 히드로공항처럼 교통카드를 가지고 있는 승객에 한해서 공항철도 T1-T2간의 운임을 면제해 주는 게 낫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공항버스는 공항 도착(3층) 기준 T1-T2순으로 운행하는데(공항에서 출발하는 차는 역순), 일부 T2-T1순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 대표적으로 칼리무진. 이쪽은 대한항공 이용승객의 편의를 우선해야 하는 게 맞겠지만. 인천(시내/좌석)버스는 모두 T1까지만 운행한다. 협의 중이라는 안내가 있는 걸로 봐 뭔가 어른의 사정이 있는 듯.
T2에 도착하였다. 내리는 건 도착층에서, 출발은 교통센터에 마련된 크고 아름다운 터미널에서 한다.
익히 뉴스 등에서 봐서 아시겠지만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일부가 T2로 이사하였다. 사실 이 터미널은 완전히 완공된 게 아니라, 마치 염색체같은 형태로 나머지 반쪽이 완성되면 스카이팀이 전부 이전하는 걸로 알고 있다.
현재는 관제탑 쪽만 완성된 상태고, 교통센터를 감싸고 있는 게이트는 향후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T1에 비해 T2가 유난히(?) 활주로/주기장 안쪽으로 파고든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출발층은 요로코롬 생겼다. 뭔가 T1에 비해 시원시원해 보이는 느낌. 아직 개장 초기인데다, 대한항공편이 많지 않은 저녁시간대라 그런가?
천장에 매달린 카운터 안내판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보면 뭔가 웅장해(?)보이기도 하고 내가 있는 곳에서 카운터까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는 기능성도 있고.
뭐 내가 체크인해서 갈 데도 없고, 관광객을 위한 홍보관 겸 전망대로. 지금은 가(假)오픈 상태라고 한다.
전망대로 넘어가는 길에는 이렇게 면세구역을 볼 수 있는 브리지가 있는데, 이런 모습 볼 때마다 괜히 여행가고 싶어진다. 카운터 쪽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면세구역에는 꽤 사람이 많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가...?
브리지를 넘어가면 우측에는 공항 축소 모형을 전시해 놓은 홍보관(자세한 내용은 보지 못했다), 좌측에는 사진과 같은 전망대와 VR 존 등이 설치되어 있다. 내가 짐짝(?)이 되어서 Bag Drop부터 비행기에 실리기까지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처음으로 VR을 뒤집어써 봤는데 나는 FPS도 멀미가 있어서 못 하는 사람이라...오래 하면 멀미날 듯.
역시 예상하셨듯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대한항공판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서 출국층을 보면 대략 이렇다.
자동 수하물 위탁(Self-Bag Drop)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예전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라이언에어 타면서 스스로 수화물을 부쳐야 한다는 데 충격을 받았었는데 거기보단 낫겠지(...)
뭔가 스마트 체크인을 유도하는 듯한 부스 배치...나중에 대한항공 타고 가면 어떨지 알겠지...근데 대한항공 타고 해외 출국할 날이 언제나 올까(...)
자동 수하물 위탁 부스는 정말 텅텅 비어 있었는데, 일반 카운터 상황도 상당히 여유가 있는 상태였다. 설 연휴 때 터미널 확장의 효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도착층은 별거 없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