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적용된 심즈 게임은 플레이어가 자동으로 움직인다. [사진 오리진]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다. 자동차·보안·의료·금융뿐 아니라 게임 분야에서도 AI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플레이어 조작에 따라서 게임 시스템은 상황에 반응해야 한다. 이때 AI 요소가 적용돼 있으면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는 플레이어가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 게임 업계에서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까닭이다. AI를 적용한 대표 게임으로 ‘심즈(Sims)’가 있다. 심즈는 게임회사 EA 가 개발했다. 플레이어는 게임 속의 가정을 선택해서 꾸려 나간다. 일상생활을 게임 속으로 구현해 나가는 셈이다. 예를 들어서 배고플 때는 요리해서 식사할 수 있고, 밤이 되면 잠을 자야 한다.
알파고는 바둑 100만 번 두며
지능 키워 천재 이세돌 이겨
페이스북 토치는 게임 하며
복잡한 물리법칙 터득해
게임 속 상황이 복잡할수록
AI 또한 업그레이드
가상세계선 제약도 적어
인공지능 키우는 데 최적
플레이어가 심즈에서 캐릭터를 직접 조정하기도 하지만 캐릭터가 자동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용변이 급할 때는 화장실을 알아서 가거나 연인을 만났을 때는 자동적으로 키스를 하는 식이다. 이러한 행동은 캐릭터의 경험과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AI가 적용돼 있기 때문이다. 남성스러운 여자는 연애를 쉽게 못하는 반면, 감성이 풍부한 남성은 쉽게 연애를 하기도 한다. 아울러 성격이 맞지 않더라도, 좋은 추억이 쌓이면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AI 덕에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다양한 반응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에 도전장을 낸 딥마인드. [사진 플리커]
국내에서도 AI를 적용한 게임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 게임 업계 선두인 엔씨소프트는 AI 엔진 구현을 위해서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첫 결과가 나왔다. 2016년 1월에 엔씨소프트는 ‘블러드앤소울’ 게임에 무한의 탑을 추가했다. 블러드앤소울은 2012년에 출시된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게임이다. 무한의 탑은 1:1 대결 방식으로 이뤄졌다. 플레이어는 단계별로 컴퓨터인 NPC (Non-Player Character)와 싸워서 이겨야 한다. NPC는 AI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이전 NPC는 전투할 때 방식이 정해져 있다. 전투 방식만 익히면 쉽게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AI 기반의 NPC는 전투패턴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기기 위한 공식이 따로 없다. 순수 실력으로 이겨야 한다. 난이도가 높아진 셈이다. 대신 전투패턴이 다양해 플레이어는 더욱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엔씨소프트 외에도 넷마블도 AI 기반 게임 엔진을 연구 중이다. 콜럼버스라 불리는 프로젝트다. AI 기반의 게임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와 달리 AI 엔진을 NPC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도움말에 활용할 전망이다. 넷마블의 AI 엔진은 플레이어의 게임 조작 습관을 분석한다. 플레이어가 게임 속 임무 수행에 실패했을 때 AI 엔진이 임무완수를 돕는다.
그런데 게임에 AI에 적용하는 것 말고도 게임을 활용해 AI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게임으로 AI를 고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딥마인드는 바둑보다 더 어려운 스타크래프트 2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5년 2월 딥마인드는 과학 전문 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임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AI를 소개하였다. 참고로 딥마인드는 구글이 인수한 자회사이다. 딥마인드는 이러한 AI를 DQN(Deep-Q Network)이라고 불렀다. DQN은 미국 회사인 아타리가 개발한 고전 게임을 스스로 학습해서 플레이한다. 일부 게임에서 전문 게임 플레이어보다 더 우수한 성적을 보여줘 DQN 개발자마저 놀라기도 했다.
테슬라는 완전 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S3모델 이상에 탑재했다. [사진 위키피디아]
한 해 정도 뒤인 지난해 3월에는 알파고가 개발돼 세계가 놀랐다. 이전까지 바둑은 AI가 범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그런데 알파고가 바둑 천재 이세돌을 4:1로 이겼다. 이제 알파고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2에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이달 9일에 스타크래프트 개발사인 블리자드는 딥마인드에 스타크래프트2를 학습할 수 있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API는 응용 프로그램 간에 호환할 수 있게 지원하는 형식을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딥마인드는 게임 분야에 계속 적용해서 AI 수준을 강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