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우리 아파트에 놀러 와 [ 양장 ]
이준관 저/박아름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07월 28일
책소개
아이들을 향한 변함없는 꿈과 희망, 이준관 동시집
골목길 아이들을 잇는 아파트 아이들의 동심과 정겨움
늘 아이들 일상의 모습을 동시로 담아내는 이준관 시인의 신작 동시집입니다. 전작 『웃는 입이 예쁜 골목길 아이들』에서 주목했던 골목길 아이들을 시대 변화에 맞추어 아파트 아이들에 주목하여 그 아이들의 모습과 일상을 정겹게 담아냈습니다. 모든 게 달라지고 아이들의 환경도 변했지만 동심은 변함없이 천진하고 순진합니다. 아이들이 동심을 뿜어내던 곳이 골목길에서 아파트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아이들 있는 곳에 시가 있다’는 이준관 시인은 동심을 찾으려 아파트로 향했고, 그곳에서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동시들을 길어 올렸습니다. 아이들은 동시를 보며 자신을 발견한 것처럼 공감하며 웃음꽃을 피워내고, 어른들은 아파트 아이들을 통해 과거 골목길의 추억을 소환하면서 따뜻한 위로를 얻습니다. 동시에는 또 동심의 세계를 통해 꿈과 희망을 나누고자 하는 시인의 따스한 마음이 읽혀 더욱 훈훈해지기도 합니다.90여 편의 작품이 실린 책은 아몽 작가의 정감넘치는 삽화가 더해져 ‘고래책빵 동시집’ 제35권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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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관
1949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과 1974년 [심상] 신인상 시 당선으로 등단하여 시와 동시를 써오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동시집 『씀바귀꽃』,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쥐눈이콩은 기죽지 않아』, 『웃는 입이 예쁜 골목길 아이들』, 『흥얼흥얼 흥부자』, 시집 『가을 떡갈나무 숲』, 『부엌의 불빛』, 『천국의 계단』,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동화집 『눈이 딱 마주쳤어요』, 『풀꽃 같은 아이』 등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1-2학기에 동시 「너도 와」 3-1학기에 「그냥 놔두세요」,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시 「딱지」,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시 「구부러진 길」이 실려 있습니다. 받은 상으로는 동시집으로 대한민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 어린이문화대상, 시집으로 김달진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이 있습니다.
그림 : 박아름 (아몽)
계원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따뜻한 시선과 마을을 담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스에서 온라인 아이패드그림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동시집 『병아리 한 마리 키우고 싶다』, 『엄마는 언제부터 나를 사랑했을까』, 동화책 『오늘 내 기분은 맑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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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아이들의 동심을 따스하고 훈훈한 이야기로 풀어낸 동시집
이준관 시인은 아이들이 있는 곳에 시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동시로 썼습니다. 그동안 골목길 동네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골목길 동네가 아파트 동네로 변하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이번에는 아파트 아이들의 이야기를 동시로 담아냈습니다. 아파트 아이들의 동심을 짧은 동화처럼 따스하고 훈훈한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이준관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아파트 아이들의 착하고 아름다운 동심을 도란도란 이야기를 들려주듯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시로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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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면 / 이준관
재미있는 책 갖고 나와
친구들과 함께
깔깔깔 웃으며 읽는 아이들
딱지를 따면
잃은 친구에게 돌려주고
함께 다시 딱지를 치는 아이들
“이리 와 봐
달팽이가 있어!”
친구를 불러
함께 달팽이를 보는 아이들
나무에 모여 앉아
재잘재잘거리는 참새들처럼
함께라면
더 신난다는 것을
더 즐겁다는 것을 아는
아파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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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게 / 이준관
달랑 달랑 달랑게는
내 친구
발발발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볼볼볼
기웃거리기 좋아하고
모래성 쌓고
모래집 지으며
모래랑 놀기 좋아하는
내 친구
파도가 밀려와도
겁내지 않고
나, 잡아 봐라, 메롱
놀리며 구멍으로 숨는
달랑 달랑 달랑게는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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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 / 이준관
아파트
바자회 열리는 날
놀이터에서 만난
내가 좋아하는 언니도
아끼던 물건을
갖고 나왔다
언니가 입었던 옷
언니가 썼던 모자
언니가 메고 다니던 가방을 샀다
놀이터에서
넘어져 우는 아이가 있으면
가장 먼저 달려가
일으켜 세워주고 달래주던
그런 언니를 닮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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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기 / 이준관
아파트 작은도서관 관장 승호 엄마는
가족 영화를 가끔 틀어준다
맛있는 과자도 준비한다
아이들은 영화보다도
과자 먹는 재미로 온다
바삭바삭 과자를 먹다가
무서운 공룡이 나오면 과자 대신
아삭아삭 비명을 깨물어 먹기도 한다
착한 주인공이
슬픈 일을 당할 때면
주인공처럼
눈물을 흘리며
토끼 눈처럼 눈이 빨개진다
그리고
토끼처럼
착한 아이가 되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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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나타났다 / 이준관
비 온 뒤 아파트 풀밭에
달팽이가 나타났다
- 너 어디서 왔니?
너 뭘 먹고 살아?
너 비를 왜 좋아해?
짊어지고 다니는 집이 무겁지 않니?
아이들은
와글와글 야단이다
아파트 아이들에겐 달팽이가
머리에 안테나를 꽂고
별나라에서 온 외계인처럼
신기하다
달팽이 꿈을 꾸면
기다리던 일들이
꼬옥- 이루어진다는데
오늘 밤 아이들은
달팽이가 나타나는 꿈을
꼬옥- 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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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딱총 / 이준관
아파트 아이들은
여름이면 물딱총을 갖고 나온다
쏘는 아이도 깔깔깔
맞는 아이도 깔깔깔
물딱총은 웃음총이라서
퐁퐁퐁 웃음이 솟아 나온다
아이들뿐만 아니다
매미들도 물딱총을 갖고 나온다
더위 먹어 시들시들 말라가는
나뭇잎에
쏴아~ 물딱총을 쏘면
시들시들 말라 죽어가는 나뭇잎이
푸릇푸릇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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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야아, 노올자~ / 이준관
민수야아, 노올자~~
엿가락처럼 기일게 늘어지며 부르는 소리
그으래에~
엿가락처럼 기일게 늘어지며 대답하는 소리
엿가락처럼 쫀득쫀득
맛있는 그 소리에
골목길엔 아이들이
쫀득쫀득 들어붙는다
저녁이 되어도 집에 갈 생각도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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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왼쪽 / 이준관
오른쪽 왼쪽
잘 살펴보라고
눈이 두 개
오른쪽 말도 듣고
왼쪽 말도 들으라고
귀가 두 개
오른손 왼손
힘을 합쳐
일하라고
손이 두 개
아무리 먼 길이라도
발을 맞춰 걸어가면
갈 수 있다고
오른발 왼발
발이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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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떠나기 / 이준관
아파트에는
한 달에 한 번 바이킹이 와요
바이킹 주인은
해적선 애꾸눈 선장
아이들은 바이킹을 타고
보물을 찾아
한 달에 한 번씩
모험을 떠나요
바이킹이
고래 같은 파도에 흔들릴 때면
아이들은 악악악 비명을 질러요
그럴 때면
해적선 애꾸눈 선장은
웃으며 말하죠
“보물을 찾는 일이 쉬운 줄 알았니?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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