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
호주머니는 옷의 일정 부분에 헝겊을 덮어 만든 주머니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식의 주머니가 들어온게 병자호란 이후이다
그전까지는 사람들이 작은 귀중품을 넣어 벨트나 허리에 매달아 다니던 작은 주머니였다.
이 주머니가 옷에서 분리되면서 지갑이 되었다.
만주족 풍습이 유입되면서 이때부터 바지에 주머니를 내기 시작한것이다
병자호란 할 때의 호와 호주머니 할때 호 모두 같은 호(胡)이다
소매치기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지갑이나 귀중품을 그냥 들고 다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할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근대 초기에 도둑과 소매치기가 많았다.
사람들은 돈과 소지품을 안전하게 휴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이미 들고 다니는 주머니는 있었기 때문에 그것과는 다른 새롭고 안전한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셔츠나 스커트, 혹은 바지 아랫부분을 가늘게 잘라서 ‘입을 수 있는 주머니’를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것은 바지에 넣기 쉽도록 더 작고 납작하게 주머니의 크기와 모양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포켓은 파우치보다는 앞부분을 길게 자르고 바닥이 깊은 두 조각으로 된 자루형태가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18세기 후반에는 남성들이 재킷과 바지를 몸에 꼭 맞게 입으면서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옷 안에다 주머니를 표시나게 묶고 다닐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작은 두 면으로 된 ‘자루’를 솔기에 박았다.
비로소 오늘날 호주머니와 유사한 ‘자루’가 탄생한 것이다.
그렇지만 여성들은 풍성한 스커트 안에다 주머니를 묶는 방법을 계속해서 사용했다. 여성들은 내의인 시프트, 혹은 언더페티코트와 탑페티코트 사이에 주머니를 착용했다.
주머니를 착용했다는 것은 여성들이 편지나 일기와 같은 개인적인 물건은 물론이고, 가위, 바늘, 펜과 같은 소도구들, 그리고 심지어 향기를 이용해서 두통이나 빈혈을 치료하는 응급약품이나 화장용품까지 본인이 직접 지니고 다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 만들어진 이 안주머니는 상당히 평범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수가 장식되는 등 더욱 화려해졌다.
여성들 역시 몸에 꼭 맞는 스타일의 패션을 추구하면서부터는 더 이상 주머니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주머니, 또는 지갑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반면, 그 즈음 남성들은 시계를 넣을 수 있는 주머니, 그리고 동전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 등 옷에다 주머니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자리를 찾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