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곡 하느님과 제천과 천사들
원동천에서 인간의 탐욕과 타락에 대해 말하는 베아트리체의 눈을 보다 몸을 돌렸을 때 하늘에서 아주 예리한 빛을 발하는 점(하느님의 실재)을 하나를 보았습니다.
그 점 주위를 불의 테두리(천사의 빛)가 원동천의 둘레보다 더 빠르게 돌고 있었습니다.
가장 맑은 불을 지닌 테두리는
순수한 불꽃(하느님)에서 가장 가까웠는데
그분의 진실을 더 깊이 공유하기(하느님의 불타는 사랑) 때문이리라.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그 찬란한 점과 다른 둘레들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하고 있음을 알고 그 ‘점’은 하느님이고 그 ‘점’에 의해 하늘과 자연이 장악되며 그에 가장 가까이 있는 둘레가 더 열렬히 사랑의 충동을 받기 때문에 가장 빠른 것이라고 설명을 해줍니다. 이 테두리는 점점 커지는 아홉 개의 다른 둘레들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중심 테두리에서 멀어질수록 더 속도가 느리고 덜 밝습니다. 지구에서는 이 바깥쪽이 더 가깝습니다.
단테는 지금 천국의 중심에 와 있습니다. 지구는 그 중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입니다.
우리의 감각 세계에서 관찰하면
회전하는 하늘이 중심에서 떨어질수록
더 성스러운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감각 세계에서 관찰하면 지구로부터 멀어질수록 회전 속도가 느리게 보여 더 성스러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단테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하늘의 천구들이 그 둘레들과 같이 운행된다면 그 천구들은 지구에서 멀어지면 멀어 질수록 빨리 도니(둘레가 커서, 느리게 돌아야 하는데)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단테는 초감각적인 세계와 감각적인 세계가 왜, 어긋나게 돌고 있는지 알아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단테는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워 질문을 했습니다.
왜 원조와 복사물이 서로 맞지 않는지
더 들어봐야 하겠습니다.
저 혼자서 들여다봐야 헛일이니까요.
단테는 9개의 별이 지금 눈앞에 보이나 불 테두리와 서로 어긋나지 않는가 묻고 있습니다.
여기서 원조는 단테가 목격하는 하늘들의 상징적 모습입니다. 그 중심부에는 하느님의 빛이 있습니다. 복사물은 물질적 우주를 가리키며, 그 중심에는 아홉 개의 하늘로 둘러싸인 지구가 놓여 있습니다.
단테의 의문은 9개의 별(하늘)이 지금 눈앞에 보이는 불 테두리(천사의 빛)와 서로 어긋나지 않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이에 베아트리체는 물질적인 하늘들의 운행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워낙 단단한 것은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라며 베아트리체는 원조와 복사물이 서로 맞지 않은 것은 이상히 여길 것이 아니라 아무도 그 문제를 풀려고 한 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물질적인 하늘의 운행이 넓고 좁은 것은
그 각각에 고루 펴져 있는
덕의 많고 적음에 따릅니다.
선이 많을수록 더 큰 축복을 이루고, 더 큰 축복은 더 큰 몸체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천국편 15곡 첫 행 참고)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그가 보는 별의 둘레의 크기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그 둘레(별)를 지배하는 천사의 힘에 의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천구들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힘에 따라 그 크기가 다르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동천은 그의 운행 속에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넣기에 다른 둘레들 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지혜를 가진 둘레와 상응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별의 둘레를 테두리처럼 보이는 원주로 보지 말고 내적인 힘에 주목해야 한다며
모든 하늘들이 하느님의 지성과 맺는 관계에서
큰 것에는 더 큰 힘으로, 작은 것에는 더 작은 힘으로.
놀라운 조화를 이루는 것을 관찰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장 큰 원동 지혜와 가장 작은 원동 지혜 사이에 일치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 인간도 하느님을 믿는 관계 속에서 더 큰 사랑과 선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단테는 베아트리체의 대답을 듣자 정신이 맑아지고 진리가 하늘의 별처럼 빛났습니다.
베아트리체가 말을 마치자 아홉의 불의 테두리에서 수많은 불꽃들이 일어나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아홉 개의 하늘이 서로 ‘호산나’를 부르며 화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다른 의심에 싸여있는 모습을 보고 천사들의 서열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천국에는 아홉 개의 하늘이 있으니 천사들도 아홉 명인데 세 개의 하늘을 묶어서 이를 ‘품계’라고 합니다. 위로부터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삼품으로 구분하는데 이 품계는 천사들의 위계자리를 알려줍니다.
| 천국의 하늘 | 천사 |
첫 번째 삼품 | 9. 원동천 | 세라핌 |
| 8. 항성천 | 케루빔 |
| 7. 토성천 | 트로니 |
두 번째 삼품 | 6. 목성천 | 도미나치오니 |
| 5. 화성천 | 비르투디 |
| 4. 태양천 | 포데스타디 |
첫 번째 삼품 | 3. 금성천 | 프린치파티 |
| 2. 수성천 | 아르칸젤리 |
| 월천 | 안젤리 |
그대는 또 모든 정신들의 안식처인
그 진리에 그대의 시각이 깊이 젖어 들수록
축복의 기쁨을 누린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니 축복을 받는 것은 사랑의 행위가
아니라 보는 행위에 따른다는 것이
보이겠지요. 사랑은 그 뒤를 잇습니다.
본다는 것은 이러한 가치가 있으니
선을 향한 의지와 은총으로 생겨나지요.
그렇게 단계를 이루며 나아간다오.
여기서 단테는 사랑의 행위가 아니라 (앎이 사랑에 선행한다)지적인 행위(보는 행위, 봄見)를 축복의 우선적 기반으로 확신합니다.
사랑의 행위가 봄[見]의 결과라는 것, 14곡에서 봄[見]을 이야기했습니다. 밝음은 뜨거움으로 이어지고 뜨거움은 봄[見]으로, 봄은 은총으로 이어지면서 가치를 더합니다. 천사의 위격들은 모두가 위를 응시하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천국의 질서’를 저술한 아테네의 유명한 학자 ‘디오니시우스’와 ‘그레고리우스 1세 교황’은 천사의 품급을 분류했다고 합니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가 천사의 위계서열을 잘못 알고 있었으며 디오니시우스가 옳았다고 말합니다. 디오니시우스(Dionysius)가 바로 말한 것은 바울에게 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