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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 3월 8부
In the slanting evening shadows cast by the baggage piled up on the platform, Vronsky in his long overcoat and slouch hat, with his hands in his pockets, strode up and down, like a wild beast in a cage, turning sharply after twenty paces. Sergey Ivanovitch fancied, as he approached him, that Vronsky saw him but was pretending not to see. This did not affect Sergey Ivanovitch in the slightest. He was above all personal considerations with Vronsky. At that moment Sergey Ivanovitch looked upon Vronsky as a man taking an important part in a great cause, and Koznishev thought it his duty to encourage him and express his approval. He went up to him. 플랫폼의 어슷한 저녁 그림자 속에서 긴 외투를 입고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브론스키가 호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우리에 갖힌 짐승처럼 왔다 갔다. 걷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브론스키는 세르게이 이바노비치가 다가온 것도 모른 채 계속해서 걷기를 계속했다. 마치 그를 보고도 못 본척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브론스키에게 어떤 사적인 감정도 갖고 있지 않았고 그의 눈에 비친 브론스키의 모습은 위대한 대의를 위한 중요한 활동가로 보였다. 브론스키를 격력하고 자신의 우호적인 감정을 보여 주는 것이 자신의 도리라고 생각한 그는 브론스키에게 다가갔다.
Vronsky stood still, looked intently at him, recognized him, and going a few steps forward to meet him, shook hands with him very warmly. ‘Possibly you didn’t wish to see me,’ said Sergey Ivanovitch, ‘but couldn’t I be of use to you?’ ‘There’s no one I should less dislike seeing than you,’ said Vronsky. ‘Excuse me; and there’s nothing in life for me to like.’ 브론스키는 걸음을 멈추고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를 자세히 바라본 뒤에는 그를 알아보고 그를 향해 다가와 그의 손을 굳게 잡았다. “당신이 날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세르게이 이바노비치가 말했다. “나로서는 당신만큼 덜 불쾌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내게는 인생에 기쁜 것이 아나도 없거든요.”
‘I quite understand, and I merely meant to offer you my services,’ said Sergey Ivanovitch, scanning Vronsky’s face, full of unmistakable suffering. ‘Wouldn’t it be of use to you to have a letter to Ristitch-to Milan?’ ‘Oh, no!’ Vronsky said, seeming to understand him with difficulty. ‘If you don’t mind, let’s walk on. It’s so stuffy among the carriages. A letter? No, thank you; to meet death one needs no letters of introduction. Nor for the Turks. . .’ he said, with a smile that was merely of thelips. His eyes still kept their look of angry suffering. “이해합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는 고통이 빛이 역력한 브론스키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말했다. “리스티치나 밀란에게 가져갈 편지를 써 드릴까요?” “괜찮습니다.” 브로스키는 그의 말을 가까스로 이해한 듯이 이렇게 대답했다. “괜찮다면 같이 걷겠습니까? 객차 안은 너무 후텁지근해서요. 편지요? 아니요 하지만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죽으로 가는 것에 소개장은 필요하지 않아요. 터키 군에게 가져갈 소개장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는 입술로만 미소를 지었고 그의 눈은 여전히 고통으로 가득 찼으며 그의 표정은 화난 듯했다.
‘Yes; but you might find it easier to get into relations, which are after all essential, with anyone prepared to see you. But that’s as you like. I was very glad to hear of yourintention. There have been so many attacks made on the volunteers, and a man like you raises them in public estimation.’ ‘My use as a man,’ said Vronsky, ‘is that life’s worth nothing to me. And that I’ve enough bodily energy to cut my way into their ranks, and to trample on them or fall-I know that. I’m glad there’s something to give my life for, for it’s not simply useless but loathsome to me. Anyone’s welcome to it.’ “네 어차피 그 사람들과 만날 수밖에 없다면 그런 것이라도 갖고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어서요. 어쨌든 관계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뜻대로 하세요. 난 당신의 결심을 듣고 기뻤습니다.
“의용군에 대한 비난이 많은 지금, 당신 같은 분의 출정은 의용군들의 위상을 높여 주니까요.” “내가 가진 큰 장점은 나에게 인생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내 안에는 적에게 쳐들어가 그들을 쳐부수거나 내가 전사하기에 충분한 육체적 힘이 있을 뿐이죠. 난 그것을 알고 있죠. 단지 내 생명을 내놓을 수 있는 목표가 있다는 것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And his jaw twitched impatiently from the incessant gnawing toothache, that prevented him from even speaking with a natural expression. ‘You will become another man, I predict,’ said Sergey Ivanovitch, feeling touched. ‘To deliver one’s brothermen from bondage is an aim worth death and life. God grant you success outwardly-and inwardly peace,’ he added, and he held out his hand. Vronsky warmly pressed his outstretched hand. ‘Yes, as a weapon I may be of some use. But as a man, I’m a wreck,’ he jerked out. “내게 생명이라는 것은 역겨운 것이죠. 누군가에게는 쓸모가 있겠지만 말이에요.” 그는 욱신거리는 치통 때문에 턱을 신경질적으로 실룩거리며 말했다. 치통은 그가 원하는 표정으로 말할 수 없게 방해했다. “나는 당신이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는 감동을 느끼며 말했다.. “형제를 압제에서 구하는 것은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적인 성공과 함께 마음의 평화를 주시길.” 그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브론스키는 세르게에 이바노비치가 내민 손을 잡으며 말했다. “무기로서 나는 무언가에 쓸모가 있겠죠. 하지만 인간으로서 나는 폐인입니다.”
He could hardly speak for the throbbing ache in his strong teeth, that were like rows of ivory in his mouth. He was silent, and his eyes rested on the wheels of the tender, slowly and smoothly rolling along the rails. And all at once a different pain, not an ache, but an inner trouble, that set his whole being in anguish, made him for an instant forget his toothache. 그는 치통이 심해져 입안에 침이 가득 고여 더 이상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선로를 따라 천천히 들어오는 탄수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침묵했다. 그런데 갑자기 통증이 아닌, 온몸을 휘감은 고통스럽고 내적인 답답함이 한순간 그의 고통을 잊게 했다. 그 불행 이후 지금껏 만난 적 없는 지인과의 대화가 문득, 그녀가 기차역의 창고로 미친 사람처럼 뛰어들어 갔을 때 그녀에게 아직 있던 것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As he glanced at the tender and the rails, under the influence of the conversation with a friend he had not met since his misfortune, he suddenly recalled HER—that is, what was left of her when he had run like one distraught into the cloak room of the railway station-on the table, shamelessly sprawling out among strangers, the bloodstained body so lately full of life; the head unhurt dropping back with its weight of hair, and the curling tresses about the temples, and the exquisite face, with red, half-opened mouth, the strange, fixed expression, piteous on the lips and awful in the still open eyes, that seemed to utter that fearful phrase-that he would be sorry for it- that she had said when they were quarreling. 찾선 사람들 가운데에 수치스러운 줄도 모르고 창고의 탁자 위에 뻗어 있던, 조금전까지만 해도 생명으로 충만했던 피투성이의 그녀의 육체, 손상을 입지 않는 머리는 땅하 내린 무거운 머리채와 관자놀이 위로 곱슬곱슬하게 감긴 머리카락과 함께 뒤로 젖혀져 있었다. 그리고 입이 반쯤 벌어진 매혹적인 입가는 얼어붙은 듯 낯설고 애처로운 표정이 어려 있었고 닫히지 않는 고정된 눈동자에는 그들이 싸울 때 그녀가 그에게 했던 끔찍한 말, 그가 후회하게 될 거라고 한 말을 내뱉는 듯한 끔찍한 표정이 어려 있었다.
And he tried to think of her as she was when he met her the first time, at a railway station too, mysterious, exquisite, loving, seeking and giving happiness, and not cruelly revengeful as he remembered her on that last moment. He tried to recall his best moments with her, but those moments were poisoned forever. He could only think of her as triumphant, successful in her menace of a wholly useless remorse never to be effaced. He lost all consciousness of toothache, and his face worked with sobs. 그는 자신의 뇌리에 떠오르던 마지막 순간의 잔혹하고 복수심에 찬 그녀의 모습이 아니라, 기차역에서 그녀를 처음 만낫을 때처럼 신비롭고 매혹적이고 사랑 가득한 그녀의 모습으로 그녀를 기억하려 애썼다. 그래서 그녀와 함께했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떠올리려고 애썼지만 그러한 순간은 독에 오명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그녀의 의기양양한 협박만이 기억났다. 그는 더 이상 치통을 느낄 수 없었고 흐느낌이 거의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Passing twice up and down beside the baggage in silence and regaining his self-possession, he addressed Sergey Ivanovitch calmly: ‘You have had no telegrams since yesterday’s? Yes, driven back for a third time, but a decisive engagement expected for tomorrow.’ And after talking a little more of King Milan’s proclamation, and the immense effect it might have, they parted, going to their carriages on hearing the second bell. 그는 걸으면서 자제심을 되찾고 침착한 모습으로 다시 세르게이 이바노비치에게 말을 걸었다. “어제 이후 전보를 접하지 못하셨죠? 그들은 세 차례 격파당했고 내일 결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고는 밀란의 왕위 선포와 그것이 불러올 엄청난 파장에 대해 잠시 대화를 나눈 뒤, 그들은 두 번째로 울리는 벨 소리가 들리자 각자 자신의 객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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