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지정문화재를 아시나요?
문화재 지정제도는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엄격한 규제를 통하여 항구적으로 보존하고자 하는 제도로,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로 나누어진다. 현재 해운대구의 국가 및 시지정문화재는 23개가 등록되어 있다. 그중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3건, 국가지정 등록문화재가 1건, 나머지는 시지정문화재다.
해운대구 지정문화재에는 해운대의 역사가 묻어 있다. 부산시 지정유형문화재 제24호 <동래부 동하면 고문서>를 통해 조선 후기 우리 지역의 실상을 알 수 있다.
동하면 고문서에 의하면 해운대는 동백섬의 절경으로 부산을 방문하는 주요 인사들과 통신사들의 관광코스로 이름이 높았다. 그런 반면 봉산(封山)과 봉대(熢臺)를 끼고 있어 임무 관련 관리들과 수행원들의 접대 및 부역으로 주민들의 고충이 컸으며 더구나 좌수영까지 위치한 탓에 삼중고를 겪었다. 그래서 견디다 못해 야반도주하는 주민들까지 생겨나니 그야말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주민들 생활의 질은 아주 뒤떨어진 고장이었다.
그 때문인지 해운대구는 명성에 비해 인근 동래구 42건, 금정구 68건에 비하면 지정문화재가 많지 않다.
지정문화재가 23건이라지만 이를 아는 주민은 드물다. 또한 몇 개를 제외하면 사찰 및 개인소유라 접할 기회 자체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알려지지 않은 지정문화재의 소재지 및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사본이라도 제작하여 관내 적당한 시설에 전시하면 어떨까?
◇ 지정문화재를 알리고 문화재 추가 발굴 및 등록 지정을 요청하자
그래서 방문객뿐만 아니라 해운대구 주민들에게도 구의 지정문화재를 잘 알려보자. 지정문화재를 살펴본 이들은 해운대를 보다 알차게 관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정문화재를 알림으로써 애향심을 높일 수 있으며 더불어 지정문화재 발굴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해운대구청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정문화재로 요청한 것은 2건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단 1건도 없었고 2021년 1건과 2022년 1건이 있을 뿐이다. 지정문화재 발굴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문화재 급으로 오르내리는 것은 ‘동래유심부사 송덕비’와 장산의 ‘이산표석’, ‘고분’들이 있다. 특히 장산 고분 중에는 경북대학교 박물관장으로부터 고려시대 귀족계급의 것으로 확정받은 고분도 있다. 물론 이외에도 숨은 문화재가 많을 것으로 보여 이 점이 지정문화재를 널리 알리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지정문화재를 알릴수록, 그래서 알아가는 만큼 해운대 관광이 알차질 것이다.
역사는 현재 삶의 뿌리 구실을 한다. 주민들과 함께 구청에서 숨어 있는 문화재를 발굴하여 지정하는 작업은 해운대의 삶을 더욱 살찌울 수 있다.
/ 예성탁 발행 ·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