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일,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 백페인트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시간, 아파트 단지 한쪽에서 묵묵히 이삿짐을 나르던
청년 한상훈 씨의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뒤흔들렸습니다.
쿵 하는 폭발음과 함께 인근 아파트 고층 창문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온 것입니다.
현장은 아비규환이었고, 불길을 피해 베란다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린 사람들의 다급한 비명이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한상훈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매일 밥벌이를 위해
몰던 낡은 사다리차였습니다.
불길이 번지고 시커먼 연기와 함께 깨진 유리창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위험천만한 현장이었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고 사다리차의 시동을 걸어
불길 바로 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무거운 가구를 올리고 내리며
생계를 이어가던 평범한 일터의 도구였지만,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는 사람을 살리는
가장 강력한 구원의 다리가 되었습니다.
그는 맹렬한 열기 속에서도 끝까지 레버를 꽉 쥐고
사다리를 최대로 뻗어 올렸습니다.
사다리가 닿자 창틀에 매달려 있던 아이와
갓난아기를 안은 산모를 포함해 세 명의 소중한
생명이 차례로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사람들은 그를 영웅이라 불렀지만,
그는 그저 "그 자리에 내 차가 있었고,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멋쩍게 웃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착한 일이나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고 하면,
큰마음 먹고 주머니를 털거나 대단한 결심을 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무슨 힘이 되겠어'라며
슬그머니 발을 빼기도 하지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상훈 씨가 사람을 살릴 수 있었던 건 그가 특별한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저 매일 땀 흘리며 만지작거리던
손때 묻은 사다리차를 주저 없이 돌려 세웠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일하시는 방식도
꼭 이와 닮았습니다.
대단한 자격증이나 거창한 능력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매일 마주하는 지루한 일상,
손에 익은 사소한 일거리, 그리고 오늘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건네는 따뜻한 눈길 하나를 원하실 뿐입니다.
가구를 나르던 낡은 사다리차가 누군가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손에 쥐어진 작은 핸드폰,
부엌의 주걱, 운전대, 혹은 그저 묵묵히
들어주는 귀 하나가 지친 누군가의 하루를 구하는
가장 다정한 사다리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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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설교 예화] "화재 현장 사다리차 의인 한상훈 씨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