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1일 오후,온양 배미동사는
아우 친구로 부터,시간되면 술이나 한잔
나누게 놀러오라는 호출을 받고, 온양으로 달려 갔다.
점심때가 다 된 시간이었지만,대충 허기를 때우고 서둘러 떠난 것이다.
문밖에 나섰더니.왠걸 날씨가 어제같질 않고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서늘함에 이대로 갔다간 딱 검기걸릴 상황이라 느껴져,가까운 딸내미 집에 들려 긴급히 마누라 겉옷 하나를 겹쳐 입고서 말이다.
배미동에 도착하니,옥수수찐걸 내놓는다.
금년 농사지은 막바지 추수한거란다.
옥수수를 하모니카 불듯 뜯고 있는 사이,
이웃에 산다는 띠 동갑내기 아우분이 찾아왔다.
내가 온다니,심심하니 함께 자리하자고, 일부러 초대를 했던 듯 싶다.
처음 대하는 초면이었지만,금새 우린 친
해져 서로는 호형호제하며, 술친구가 되어
져 연신 술잔을 기울였다.
자신을 소개하는데,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퇴직후,귀농하여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있는
데다,가축도 상당히 많이 기르고 있단다.
그건 그렇고,체격이 훌륭한데다 격투기를 비롯한 무술실력만 10단이 넘는다고 하니
보통 이상가는 실력자였다.
그런데,그보다도 더 보통사람이 아닌것은, 형제중 위 아래로 스님이 두분이 있다는것.
그래서 나는 이대목에서 당신은 바로 양녕 대군 버금가는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라고 추켜 세웠다.
형님도 스님이고,아우분도 스님이니,만약
죽는다면 절대 지옥가는 일은 없을것 같다
며 팔자 한번 잘 타고 났다고 말이다.
태종의 맏아들 양녕대군은,세자 자리를 막내 아우 충녕대군에게 넘겨주고,이렁게 말했다 전해진다.
들째인 효령대군은,세자 자리는 어차피 자기 차례가 아니란걸 알고,일찌감치 절로 들어가 스님이 되어 있었는데,그래서 맏형
인 양녕대군은 말하길,살아선 임금의 형이
니 누가 감히 나를 괄시할수 있으며,사후엔 아우가 스님이니 절대 지옥갈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이다.
세상사 인연은 참 야릇 하기도 하다.
형이 주지로 있다는 수광사도 일찌기 나는
답사를 한바 있고,아우가 주지로 있는 아산 신정호 주변에 있는 성도 미륵사도 일차 답사를 했었기 때문이다.
암튼 오늘은, 양녕대군격인 아우 한사람을 만나 대작을 하고 보니,그 기분 또한 야릇
하기 그지 없는듯 싶다.
양령대군과 술잔을 부딪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