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타이완대학 의대 나와서 재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사람인데
저 책이 타이완에서 베스트셀러였다고 함;;
타이완도 안락사 불법
의사인 저자는 64세에 유전병이 발병한 어머니가 투병하다가 83세에 단식을 통한 존엄사를 선언하고 세상을 떠나신 경험을 의료 현장에서의 사례들과 엮어 책으로 집필함
세상은 수시로 변하고 사고는 갑작스레 발생하기 마련인데 당사자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게 되면 당황한 가족은 의견이 분분해진다. 소송을 당할까 두려운 의료기관은 환자를 최대한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와상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가족들은 나중에야 후회하곤 한다.
p.9~10
이때부터 삼촌 일가에 비참한 운명이 닥쳤다. 삼촌은 와상 환자가 된 지 5년 후 목에 옷을 감은 채 침대 아래로 굴러떨어져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사촌 오빠는 확진 10년 후 얼굴에 비닐봉지를 쓰고 질식해 사망했다. 사촌 동생은 20대에 발병해 병상에서 7, 8년을 보냈다. 말도 못 하고 음식도 못 삼키고 온몸에 관절 변형과 욕창이 생겨 뼈만 앙상해진 채 세상을 떠났다. 향년 마흔넷이었다.
p.33~34
환자는 음식을 안 먹어서 죽는 게 아니라 죽음을 목전에 두고 소화 흡수를 못 해서 안 먹는 것이다! 여러 번 반복해 설명하고 실제 조치를 보여주자 요양원 직원과 가족들은 마침내 나카무라의 ‘아무것도 안 하고 요양하며 자연사’하는 방식을 받아들였다. 나카무라는 임종 직전의 환자가 평온한 모습으로 고통 없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만약 병원으로 실려가면 효과 없는 여러 의료 행위에 심폐소생술까지 받을 것이 분명하다. 그는 이런 고통스러운 죽음 방법을 '의료사'라고 칭했다.
p.116
어머니가 병에 걸린 지 거의 20년이나 됐다. 기운이 빠지면서 삶의 의미도 남김없이 잃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는 어머니가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우리였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머니의 고통을 지켜보며 손을 놓아야 했다. 어머니가 낡은 육신을 떠나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도록. 그리고 어머니의 정신은 어머니가 떠났기 때문에 우리 마음속에 더욱 또렷이 살아 있었다.
p.136
안락사 제도가 없는 국가에서 고통이 인내의 한계에 도달하면 자력 구제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방법은 '자살'이다. 자살은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가족과 지인의 매우 큰 충격, 작별 인사를 할 수 없다, 대부분 잔혹한 자살 방식으로 당사자가 아주 고통스럽다.
p.227
우리나라였다면 진짜 엄청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을듯....
https://www.dmitory.com/issue/342512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