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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많이 차가워졌고 가을이 오는 소리도 들리고 해서...
몇 글자 적어 봅니다..
올 초부터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고 있다가
2학기 시작하기 직전에 어수선한 틈을 타서 계획했던 지리산 종주를 시작 했습니다.
2/3일 종주에서, 마지막 하산할 때 무릎을 다쳐서 반쪽뿐인 성공이라
후기를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사진들과
지리산에서 느낀 따스한 감정들을 노체 사람들과 공유 하려 합니다.
원래계획은 지리산 대종주인데 마지막날 무릎을 다쳐서 주능선 종주로
마무리 져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삼재 휴게소에서 시작해서 중산리로 빠지는 1/2일 혹은
2/3일 코스를 많이 타는데 저는 산꾼들이 타는 코스를 선택했죠...
화엄사에서 시작해서 2/3일 코스로 대원사로 빠지는 코스 였는데..
저의 거만함으로 인하여 완주하지 못했죠.
결과적으로 저는 화엄사에서 출발해서 노고단에서 1박, 세석에서 1박 하고
천왕봉 찍고 법계사 들려서 중산리로 내려왔습니다.
간단하게 산행 준비물을 살펴보면, 밥으로는 전투식량이랑 라면,
활동식으로 양갱과 육포 그리고 절대 빠지지 않는 소주...
그 외에 버너, 코펠, 가스, 물티슈, 헤드렌턴, 우의, 침낭, 조금의
밑반찬..등등
저는 혼자 가서 이 모든 것을 다 챙겨 갔지만 여럿이서 가면 나눠서
챙기면 조금은 가벼운 산행을 할 수 있겠죠?
간단하게 팁을 드리자면 일단 일회용품 사용금지라서
나무젓가락 혹은 숟가락은 가져 갈 수 없고, 비누, 치약등등 자연보호
차원에서 목욕용품은 아무것도 허용이 안 됩니다. 산이라 물이 귀해서
씻기도 힘들어서 꼭 물티슈 챙겨 가야 합니다. 물티슈로 샤워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이번에 알았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침낭이 있어서 챙겨 갔는데 침낭은 구지 챙길 필요는 없습니다.
산장에서 단돈 1000원에 다 빌려 줍니다.. 비박하려면 필요 하지만
원칙적으로 지리산에서는 비박은 금지하고 있어요.
서대전에서 구래구역까지 가는 첫차가 아침 8시 45분에 있어서 그거타고
구래구역으로 출발 구래구역에서 구래읍까지 버스타고 나가서 구래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화엄사 가는 버스를 다시 갈아타고 가죠...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어서
이러한 수고를 해야 하지만, 뽀글뽀글 파마머리 시골할머니들을 볼 수 있어서
그리 지루한 시간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겹다는 느낌이 많이 들죠, 도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니까요...
화엄사 초입에서 국립공원 입장료 3000원을 내고 출발 지리산 종주 코스중에
난이도 별5개 중에 4개반 코스인 코재라는 코스가 대기 하고 있는데,
일단 화엄사에서 노고단 대피소까지 약 3시간 반에서 4시간 걸리는데
마지막 코재가 백미죠, 뜻을 풀이 하자면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정말로 배낭 매고 올라가는데 폐가 찢어 질것 같은 고통과 이제는
담배를 끝을 때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는 혼자 산행하는 관계로 노래를 들으면서 갔는데 문득,
산에까지 와서 노래를 들을 필요가 있나...라는 물음과 함께 이어폰을
빼는 순간....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산새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사귀 소리, 혼자 듣는 것이 아까울정도로 너무나 청아한 소리들,
시작부터 기분 좋게 시작했는데...혼자 산행을 하다보니까 가끔은 맑고 청아한
소리들이 가끔은 을씨년스럽게 들리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런 소리들은 돈으로 살수만 있다면, 담을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선물하고픈
그런 소리들이죠
첫째날은 대전에서부터 출발해서 무리하게 일정을 잡지 않고 노고단 대피소에서
일박을 할 생각 이였기 때문에 노고단에 도착해서 천천히 노고단 주변도 둘러보고
한국에서 차가 올라 갈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도 가보고 산책로 따라 피어 있는
코스모스 구경도 하고 야생화 사진도 찍고 슬슬 저녁 먹을 준비도 하고
5시에서 7시 까지가 대피소 체크인 하는 시간인데 기본적으로 예약자를 우선적으로
하고 대피소 자리가 남아 있을 경우 비 예약자도 숙박이 가능합니다.
성수기는 8000원 비수기는 7000원 지리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들어 가시면
간단하게 예약 할 수 있으니 지리산 종주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지 원하는데로 산행을 계획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장 혹은 대피소라고 하면 나무로 만들어진 2층 침대를 상상할수 있는데
절대 그렇치 않고 다리 벗고 잘수 있는 공간만 있습니다.
잠자리 민감한 사람들은 군대 갔다 생각하시고 꾹~ 참고 주무셔야 합니다.
체크인을 마지고 본격적으로 저녁 먹을 준비를 하는데 저는 전투식량만 가져간 관계로
물만 끓여서 붇기만 하면 끝나기 때문에 이것저것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밥이 맛(?)있게 되는 동안 식탁에 앉아서 기달리는데 웃으면서
“혼자 오셨어요? 같이 먹어요~” 하며 자연스럽게 합석한 아주머니 나중에는
친해져서 누나라고 부르긴 했지만... 20년만에 대학교 동기랑 다시금 지리산
종주에 도전하는 40대 아저씨 두분 이분들도 나중에는 형님이라고 했죠..
그리고 결석계내고 아들이랑 손잡고 온 아져씨 이렇게 6명이서 같이 밥은 먹는데
산에는 소주를 안 파는데 어디선가 소주는 계속 나오고 산의 밤은 도시보다 일찍
찾아오기 때문에 밥 다 먹었는데도 다들 일어설 생각이 없는 듯 결국에는 머리에는
해드렌턴 달고 라면 다시 끓이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대화
사연 없는 사람 없고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저마다 이야기 하나씩은 다들 있는데
아주머니는 일하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쳐서 극심한 우울증과 환상통등 고통
받다가 등산을 시작하면서 좋아 져서 지리산 종주에 도전 한다는 사연
40대 아져씨중 한분은 이번 가을에 구조 조정 당할 것 같은 불안함을
갖고 있고 또 한분은 사업 쫄딱 말아 먹고 다시 시작한다는, 그래서
다시금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 20대 대학생일때 했던 종주를 다시 도전한다는 사연
아들과 함께 온 아저씨는 무역업을 하는 사람인데 아들과 너무 많이 떨어져
지내서 아들과 조금 더 친해지고 정들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을 같고 지리산 종주에
도전하는 사연,
저라고 사연하나 없겠습니까? 뭐 저도 하나쯤은 있겠죠?
산장 내부 모습.
산에서 보는 별은 도심에서 보는 느낌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별자리 감상도 하고
꼬마 아이에게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자리 몇 개 알려주고, 술도 한잔 먹었겠다
광석이 형님 노래 들으면서 필도 충만한게 올리고... 친구들 한테
“아~ 지리산 죽여~” 하는 문자도 한번 날려주는 쎈스~ 우후훗~
다음날 출발하기 편하게 다시금 배낭도 꾸려놓고 자려고 누웠는데
제 옆에서 주무시는 아저씨는 잠꼬대 하면서 그렇게 여자 이름을 부르고
아마도 이별하고 산에 오지 않았나.. 하는 추축도 해보고 제 전화기는 대리운전
문자 메시지 날아오고 별자리 알려준 꼬맹이는 컴퓨터 하고 싶다고 칭얼대고..
정말 잠자기 불편한...하지만 사람 냄새 나는 그런 풍경들(?) 속에서
한가지를 생각해 봤는데 우리는 빛 공해에 너무 노출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선 저 역시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라서
밤늦게까지 티비도 보고 컴퓨터도 하고 방에는 항상 불이 켜져 있어 밤인지
낮인지 구분 할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은 잠 한숨 못자고 새벽 4시쯤 되서는 밖에는 조금씩 시끌시끌하고 더 이상
잠자는 것도 무리겠다 싶어 정리하고 나왔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은
아침 먹을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은근슬쩍 껴서 아침 먹으면서 물어보니
서울에서 막차타고 구레구역에서 내려서 성삼 휴게소를 거쳐서 노고단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1/2일 종주를 시작하려는 사람들 이더군요
생각해 봤는데 직장인이라도 서대전역에서 막차타고 내려와서 1/2일
지리산 종주를 도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문재는 마음과 용기죠.
원래의 계획은 5시쯤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노고단 운해를 보고 출발 하는건데
일찍 출발하니깐 노고단 운해 말고 반야봉 경치를 보자 로 계획이 변경됐죠,
지리산 10경이 있는데 그중 3경을 최고로 치는데 제 1경이 천왕봉 일출 요것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그 만큼 보기 힘들다는 거죠 그리고 제 2경이
노고단 운해, 제 3경이 반야봉 낙조인데 아침에 출발하는 관계로 반야봉 낙조는
아니지만 그래도 반야봉을 들렸다 가야겠다고 생각이 변했죠
반야봉은 주능선 코스에서 약 2시간 정도를 더 돌아야 하는데 낙조가 아니더라도
반야봉에서 보는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는 것과 지금 지나쳐 버리면 언재 또
반야봉의 풍광을 보겠어? 하는 생각이 앞으로 일어날 제앙의 씨앗이 되죠..
해가 뜨기 전이라서 해드렌턴 머리에 쓰고 출발 했죠 노고단 운해를 뒤로 하고
출발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 이지만 역시 어둑컴컴한 밤길에
산행은 역시 위험해~ 항상 조심조심
사람이 기본적은 시간당 10리 즉 4Km 정도 가는데 산에는 그 절반인
시간당 2Km 정도 간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어요
근데 저는 그것보다 빠르기 때문에 슬슬 거만함이 올라오기 시작하죠
“훗~ 지리산을 사람들이 악산 이라 부르는데 이까이꺼~ 별거 아니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무식하게 빨리 갔나 이해 할 수가 없죠,
이렇게 해는 떠오르고 주능선을 벗어나 반야봉을 오르는데 묵언 수행하는
스님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산에서 만나면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혹은 “좋은 산행 하세요~”등등 인사를 건네는데
용기내어 스님들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 했는데 미소와 함께 합장으로
인사를 대신 하시더군요, 왜 말을 안하지? 하고 생각하는데
뒤돌아서 보니까 묵언 수행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순간 “달마야 놀자”에서
3.6.9 게임하는 스님이 생각나기는 했지만, 아~ 진짜로 저렇게 수행하는 스님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말이 많은 저로써는 상상도 못할 그런 수행이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고 계속해서 길을 재촉하는데 토끼 길로 의심되는 동물들의
흔적도 보이고 다람쥐도 입 안 가득 도토리를 물고 가는 것도 보이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침 이슬 먹은 거미줄, 새소리들, 이슬 때문에 바지가 조금은
젖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기분들 또 반야봉은 주능선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사람들도
많이 없고 한가로이 산행을 즐겼죠 하지만 반야봉 정상에서의 실망이란 어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진으로 봤던 반야봉의 풍광은 저를 설레게 했는데 그날은
짖은 안개로 인해서 가시거리가 채 300미터도 안 되는 것 같아서 어찌나 실망스럽던지.
아무튼 정상에 앉아서 한숨 돌리고 사람도 없어서 지리산 신령님한데
모든 것이 다 잘 되기를 빌어봤습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령님께 비니이다~~ 모든 것이 다 잘 되기를 비나이다~~”
산행 곳곳마다 이름이 있지만 그중에 하나 기억나는 곳은 “삼도봉” 이라는 곳이
있는데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가 한곳에 만나는 지점인데 여기도 유명한 곳이라
사람들이 많이 쉬었다 가는데 꼭 이런데 가면 지인 혹은 연인, 부인 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은 전라북도야 하지만 전라남도를 넘어 경상남도로 넘어가며 전화 하고 있어~”
이러면서 전화질을 하더군요....부러우면 지는거다...난 경재적인 사람이니까
그런 짓은 하지 않겠어.. 하지만 전화 걸 여친이 없다는거....그렇다고 친구한데
전화 걸어 그런 짓은 하기 싫다는거......사람들 꼴깝 떠는거 구경좀 해주고..
절대 부럽지는 안았어...음...그렇구 말구...
또다시 아줌마 아저씨들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 중 하나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가방에서 먹을 것이 막나와~ 기본적으로 소주펙 나와주시고, 과일 나와주시고
김밥 나와주시고 또 먹었으면 커피도 한잔 해야겠죠? 정말 대단해~ 하는 얘기
가만히 들어 보면 “나는 무릎이 안좋아~” “나는 허리가 별로 안좋아~”
“난 예전에 사고나서 다리 수술했잖아~” 좋은 곳은 없는데 가방은 묵찍~하게
등산로의 80% 이상이 돌로 되어있는 지리산을 그것도 보온병에 뜨거운 물 싸와서
커피 드시면서 과일에 일회용 접시까지 챙겨 오시면서, 마실 물은 없어도 소주는
챙겨 오시면서 그리고 관절이 안 좋다고 말씀하시면 믿겠습니까??
정말 아줌마 아저씨들 최고에요~~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산에서는 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리산은
대피소도 잘 되어 있고 2~3시간 거리에 약수터가 있어서 물을 확보 하는데
있어서 어렵지 않다는 것 즉 대략 1리터짜리 물통하나만 있으면 산행하는데
있어서 물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것이죠~
갑자기 굉음과 함께 헬기가 나타났는데 산장이 고산에 위치해 있어서 사람이
필요한 물품들을 일일이 나를 수 없기 때문에 헬기를 이용해서 택배놀이를 하고
있더군요, 어째든 재미있는 구경이였죠..
그렇게 중간중간 활동식으로 챙겨 갔던 양갱이랑 육포 먹으면서 점심 먹을 장소인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해서 한번 먹으면 맛있는, 그러나 두 번째부터 맛없다는
전투식량에 물을 붇고 기달리는데 생각해 보니까 예상시간 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한거죠, 물론 제가 걸음이 조금은 빠른 것도 이유가 될 수 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날씨가 안 좋아서, 구름이 많이 낀 날씨라서 산행하는데 최적의
조건 이였던 거죠 물론 풍광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크지만, 여하튼!
점심 먹고 예상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으니까 나무그늘에 자리 깔고 누워서
오침을 즐겨 주는 쎈스....이것이 두 번째 재앙의 씨앗이였던 거죠....
“훗~ 지리산 종주?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야...봐~ 난 사진 찍을 거 다 찍어 가면서도
예상보다 빨리 도착 했잖아? 크하하하하“
또한 저는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서 바람이 변하는 것도 알 수 있는데
이것이 저의 거만함의 극치 였던거죠, 제가 구름 속에서 생활해 본적이 없으니 구름이
변하는 경험도 없었건 거죠, 고산이다 보니 산에 구름이 걸려 있는 것은 생각도 안하고
바람이 변하는 것만 잡으면 언재든지 비를 예측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거죠
물론 다양하게 변화하는 산 날씨를 대비해서 우의를 챙겨 갔었고 준비는 완벽했죠..
옆에 사람들이 “조금은 서두르자고 비가 올 것 같아” 라고 말 한 것을 뻔히 듣고서도
‘언재 비가 올지는 모르지만 그리 걱정 할 필요는 없어’ 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꿀맛 같은 오침이 끝나고 다시금 산행을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나서 30분쯤
후부터 한두 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만 하늘에 구멍 난 것처럼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가방에서 우의를 빼서 입으려는데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던
저의 생각은 완전하게 깨지 말았죠, 배낭이 저가 모댈이라 방수커버가 있을 리 없죠
등산을 즐겨 하지도 않고, 방수커버는 아에 생각도 안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가 오면
우의만 입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순간 뒤통수 맞은 그런 느낌?
뭐 그런거..ㅋㅋ(미실버전으로....)
가을비를 맞으면 한방에 간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어찌해야 할까 고민 하다가 모든 옷이
다 젖으면 밤에 산장에서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방을 보호하자!! 라고 생각하고
우의로 배낭을 감싸고 다음 휴게소인 벽소령 대피소까지 한방에 가자
대피소가서 종주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친구들에게
전화 했는데 아무도 받지 않고... 그래서 문자로 “지리산 산악 날씨 검색해서 보내줘~”
라는 문자를 남기고 구보 하는 속도로 다음 대피소 까지 달리기 시작했죠..
비를 맞는 대신에 그만큼 몸에서 열을 내자 그리고 대피소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 입고
몸을 보호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 했죠... 으~ 비에 젖은 바람...
그렇게 비 쫄딱맞고 벽소령에 도착했는데 점점 가늘어 지는 빗줄기는 뭥미??
저는 그날 장비의 위대함을 알았다, 전화기는 애니콜 SK 콤보라는 것을, 한국지형에 강한..
제것은 sky LG 콤보인데 전화가 안터져......아우 답답해 꼭~ 필요할 때 도움이 안되는
것들...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면 뭐하나? 전화기가 전파를 잡지를 못하는데...흐미....
각설하고 벽소령에서 30분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옆에서 고어택스 풀 세트로
등산복을 맞추신 아져씨들의 대화...
“비가 그칠 것 같지는 않은데 그냥 출발하지?”
“등산하기 더없이 좋은 날씨네...”
나는 이미 비를 쫄딱 맞은 상태에서 찬바람 맞아서 슬슬 추워지고 있는데...
가만히 보니까 옷이 멀쩡해?... 모자 빼고 젖어 있는 곳이 없다..??
방수, 방풍 기능이 있는 등산복...비싼것은 위대하다?? 역시 장비는 120%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죠...
제 등산화는 물먹는 하마로 변신해서 물이란 물을 다 먹고 이미 무거워 질대로
무거워 졌는데..
줄어드는 빗줄기를 보면 그냥 계획대로 세석까지 가야 겠구나.. 생각하고
식수 챙기고 다시 고고씽~~
군시절 경무장 하고 5대기 종이 울리면 누구보다 먼저 도착하는 강인한
체력과 하루에 30000만 보 이상 걸을 수 있는 다리를 믿었는데
그것이 결국 제앙으로 다가 왔죠 이미 8~9년 전 이야기 인 것을
생각하지 못했죠..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일반적으로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데 저는 그것을 2시간 20분만에 구보하는 속도로 갔죠
이 부분에서 무릎에 많이 부담이 된거죠. 예전에 일하다 무릎을 다친적이
있는데 그거 생각은 안하고 예전 기억과 비를 빨리 비해야 하겠다는 생각과
미끄러운 돌들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 저의 가장 큰 실수라고 할 수 있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했죠...
어찌어찌 세석대피소에 도착해서 체크인 마치고 바로 옷 갈아입고 몸에 있는 물기를
제거 하는데 오한이 찾아오면서 ‘아~ 잘못하면 내일 못 내려 갈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두려움으로 다가 오는데 몸을 잔뜩 움츠리고 모포 덥고 20분 정도를
꼼짝도 안하고 체온 유지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이제 됐다 싶어 일어나는데
‘어~ 어~ 무릎이 말을 안듣네?’ 일순간 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찾아오는 현상
이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묵직하고 뻐~근한 그 느낌?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설마 무릎이? 라고 생각했는데 순간 스쳐지나가는 무릎부상의 기억.....
정말로 내일 산을 못 내려 갈수도 있겠구나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
혼자 산에 왔으니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휴~
생각해보면 어재 잠을 못 잔거, 반야봉 을 들렸다 온거, 오침을 즐긴거
등등의 쓸대없는 자만심과 자기관리 소홀로 인하여 다쳤다고 말 할수 있죠ㅡ,.ㅡ;;
그래도 밥은 먹어야 겠죠?
정말로 맛없는 전투식량에 물 붇고 라면 끓이고 먹으려 않아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온 반가운 목소리 노고단에서 만난 누님(?)
“비 때문에 죽을 뻔 했어요~”
“다치신대는 없나요?” 등등 잡답하고 있는데 웃으며 등장하는 낮선 40십대의
아저씨 2명 이렇게 다시금 총 4명이 한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술도 한잔 먹고...정말 대단한 것은 지리산 산장, 대피소에는
술파는 곳은 아무대도 없는데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술을 먹고 있다는거..
정말 대박~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주 사랑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 할 수 없다는거...
그렇게 저녁을 먹고 세석에서 천왕봉 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아침에
일출 보려면 적어도 2시 반에는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 먹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누님(?) 과 2시 반에 식당에서 보기로 약속하고 소주펙 하나가 남아서 아저씨 드렸는데
자긴 줄 것이 없다며 아침에 먹으라고 사과 하나 주셔서 감사 받고 잠들이 위해
산장 안으로 들어 왔는데...완전 군대 내무반 냄새와 같은 향기
휴가 나갔다 복귀하면 이런 냄새 나는 곳에 내가 살고 있구나..하는 그 향기...아우~
그래도 자야 겠죠?
자는둥 마는둥 제가 잠자리를 많이 가리는 편이라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2시50분 아차~ 약속~ 하는 생각에 얼렁 나가보니
누님은 아침 먹고 막 출발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서 다행히 같이 갈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 했는데 ‘어라? 무릎이 굽혀지지가 않네?’ 혹시 몰라서 챙겨 왔던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출발하는데... 시작 10분 만에
“누님 먼저 가세요~” 다리 때문에 속도 맞추기 힘들 것 같네요..하며
누님 먼저 보내고 사람들 안 볼 때 나뭇가지 얼렁 꺽어서 지팡이 하나 만들고
여기서 팁을 하나 드리면 지팡이(스틱)을 땅에 찍는 순간 체중의 30%가 이동
한다는 사실과 장기간 산행에는 필수로 챙겨 가야 한다는 것! 장비는 120%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
그렇게 쩔뚝~쩔뚝~ 터벅터벅 걷는데 저 멀리서 떠오르는 지리산의 일출!!
정말로 사람을 약을 빠짝 올리는 그런 일출의 모습이였죠. 정말로
지리산에 나에게 말하는 것 같은 느낌
“훗~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니 이렇게 깔끔하고 예쁘게 일출을 보여주는데
못 봐서 어쩌누? 소문 들어서 알지? 3대가 덕을 쌓아야 천왕봉에서 일출을
볼수 있다는거~ 너의 자만심과 겸손하지 않는 마음이 너를 그렇게 만든거야..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라~ 이 바닥 겸손해야 한다...꼬! 마! 야!!!!~~“
어쩌겠습니까? 그냥 가야죠~ 배낭에서 사과 꺼내어 한입 배어 물면
다시금 출발 해야죠 죽으나 사나 집에 가려면 내려가야 하니까요..
그렇게 장터목대피소를 지나 천왕봉으로 오르는데...지나가는 사람들은
죄다~ 거짓말 쟁이들...
“천왕봉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하고 물으면
죄다~ “한 20분쯤 남았아요~” “좋은 산행하세요~”
그렇게 남들 3시간이면 가는 코스를 저는 무려 6시간이나 걸려서 갔는데
정말로 천왕봉은 그만큼 가치가 있죠...
어재 비가와서 그런가 맑은 하늘과 구름들 비행기 탄 느낌인데
정말로 속이 뻥~ 뚫리는 그런 느낌? 왜 사람들이 지리산 종주를 하면
왜 잊지 못하고 다시금 도전하는지 가서 보면 바로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지리산 종주의 백미 천왕봉 정말로 사람들에게 도전할 가치가 있다
말하고 싶고, 권해주고도 싶어요~ 상상해 봐요~
저~ 멀리는 섬진강이 반짝반짝 하고 산꼭대기부터 물들어 가는 단풍들과
내 발 밑을 떠다니는 구름들....아~ 대박~~ 기회가 되면 꼭~ 도전해 보세요~
감동도 잠시 잠깐 앞으로 기다리고 있는 코스는 법계사 코스인데
흔히들 깔딱재 라고 부르죠.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최단거리 코스로 경사가 너무 심해서 오르는 사람들이
숨 넘어 간다고 그래서 깔딱재라고 부르죠... 난이도 별5개중 별 5개...
저는 내려가는 거라 괜찮은데 올라오는 사람들 보면
인사하기도 겁나죠 모두들 입을 벌리고 헉~헉~ 하고 있으니...
저도 거짓말쟁이로 변신했죠~
“천왕봉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20분만 올라가면 되요~ 조금만 가면 경사가 완만해 져요~" 완만은 개뿔~
목 부러질 듯이 올려다 봐야 하는데..." 선의 거짓말은 필요한거죠..크크
저는 쩔뚝이며 내려오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쳐서 어찌 내려가고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누군가는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며 무릎에
테이핑도 감아 주시고 파스도 뿌려 주시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 부위는 후방 십자 인대 부근인데 무릎이 돌아가지 않는걸 보니
근육 파열은 아니고 근육이 놀라서 그래~“ 자가 진단해주시는 친절한 서비스~
남일 같이 않다며 오이를 건내는 아주머니..
물 한모금 먹고 쉬었다 가라면 잡는 아저씨들... 그중에 이럴땐
술 한잔 먹어야지 하면서 주섬주섬 가방에서 소주펙 꺼내는 아저씨..
진짜....한국인의 소주사랑....정말 대단해....
그렇게 법계사까지 와서는 뭐를 먹기는 먹어야 되는데...아침부터 먹은것은
사과하나 활동식 조금뿐이나 허기 질만도 한데 법계사 경내에서 산채 비빔밥을
주는데 도저히 경내 식당까지 올라갈 힘이 없어서 그냥 물먹고 내려오는데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와서는 자기도 내려가는데 가방 들어 주겠다고
따스한 손을 내미는데... 예의상 거절은 해줘야 하는데.... 찾아 오는 갈등..
그래도 예의상 두어번 거절하고 가방을 부탁드렸죠...제가 무릎 때문에
걸음이 느리다고, 가방이 어재 비를 먹고 있어서 무겁다고 했지만,
걱정하지 말라며 가방이 무거운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하고
걸음이 느린 것은 우리도 천천히 도토리 주우면서 내려가면 되다고..
그렇게 친절한 노(?)부부의 도움으로 무사히 중산리까지 내려와서
중산리에서 진주로 다시 진주에서 대전으로 그렇게 조금은 무사하지 않게
집에 도착했죠...
주절주절 쓰다보니 이렇게 많네요...
두서없는 글이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__)(^^) 꾸벅~~
저는 이번 지리산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고 돌아 왔습니다.
이제는 가을인데 막걸리와 파전 먹으로 단풍놀이 한번 가야 겠죠?
내일이면 주말입니다 가족, 혹은 연인과 용기 내어 다녀 오셔요~~
이상 불꽃낭만 이였습니다...
P.s 저는 왜 춤이 늘지 않을까요?
점점 정모가기가 슬슬 무서워 지는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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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정말 부러워요 저도 언젠간 도전해 보고 싶은 지리산 종주인데... 죄다 하루코스로만 짧게 갔다와서 아쉬웠는데 글 읽다가 중간 곰출현주의 사진에 빵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네요 ^ ^ 노체의 많은 곰들이 생각나서 ㅎㅎㅎ
종주 후기가 곰때문에 한방에 훅~ 갔는데요..ㅋ
양배추님,,,험.험....ㅋㅋㅋㅋ
=곰출현 주의= 요거 노체에 걸어나야되겠는데..ㅋㅋ / 이렇게 멋진데를 혼자서만 갔다 왔단 말이냐.. 좋았겠다.. 흐~
혼자 가고 싶지 않아요..ㅡ.ㅡ;; 엉아도 한번 도전해 보세여~
아~ 이제 단풍이 시작이구나~!!
곰출현 주의 ㅋㅋ 거기엔 우리들의 사진을...
화엄사에서부터 시작해서 담에는 대원사까지 꼭 가보세요~~~~ 산장다운 느낌이 아직 남아 있는 치밭목 산장에서도 하룻밤 주무시구요.,,물들어 가는 지리산 좋았겠다.. 그리운 지리산.
그리우면 다시금 가야죠? 참으면 병 되요..화팅!!
한5년전인가?여자남자둘둘씩 4명이서 여름휴가때 지리산 종주했었는데.. 불꽃처럼 버스타고갔던기억....걷다쉬고 걷다쉬고 나중에 지쳐서 자고..대전으로 오는길에는 거지꼴이었고 집에와서 물집난 발때문에 고생하고 몸살나서 아팠는데 그때부터 내가 산을 좋아하게된거같더라구..사진보면서 그때생각나서 나도 그때 사진한번씩 보게되었네...잘살고있는거같아서 다행이네^*^멋진 불꽃 보고싶네 그려~~~
후후후... 금나비님 왕관 써야죠? 노체는 언재쯤 컴백??
헬기 사진은 직접 찍으셨나요..? 헬기가 떠있는데 어케 프로펠라가 선명할까... 음...
1/5000 일초로 찍으면 충분하죠....
ㅎㅎㅎ 옛날에 종주할때 비만 쫄딱 맞었던 기억이,,ㅎㅎㅎ// 원래 춤은 잘 안늘어요,,, 잘 느는 사람이 비정상이예요,,,항상 좌절을 길동무 삼아서 가야된다는,,ㅋㅋ,,이제는 좌절하고 꽤 친숙해질때까 됬는데,,
자꾸 민폐끼치는거 같아서...ㅡ,.ㅡ;; 흠흠!!
고등학교때는 천왕봉으로 소풍도 다녀왔었는데...
천왕봉 소풍,,,ㅎㄷㄷㄷㄷㄷㄷㄷ;;;;;; 고등학교가 혹시 특수부대?? ㅋ
앞에만 글좀읽고 사진만봤어요.... 오~~~ 멋있따~~~~~ 지리산종주라.. 난 뒷산도 헐떡거리면서 올라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