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위성사진에 포착된 싼샤댐이 건설 초기와 달리 변형된 모습을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싼샤댐 전문가는 “설계상의 취약점이 현실로 드러났다. 붕괴 위험이 크다”며 “철거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핵무기를 제외하고는 무너뜨릴 수 없다”고 자부했던 과거와 달리 인근 지역에서 연날리기조차 금지하는 등 예민한 반응으로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편집부
최근 트위터에 샤댐이 변형된 사진이 올라왔다. 많은 네티즌이 ‘댐이 붕괴하면 많은 지역인이 엄청난 고생을 겪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본보는 독일에 체류 중인 싼샤댐 전문가 왕웨이뤄(王維洛) 박사와 만나 새로운 정보를 들었다.
중국계 경제학자 렁산(冷山)이 7월 1일 트위터에 싼샤댐 제방 사진을 올렸다.
사진은 제방 상태를 비교하도록 나란히 두 장을 올렸다. 왼쪽 사진에 찍힌 댐 제방은 일직선이고 오른쪽 사진의 제방은 확실히 변형돼 있다.
이 사진은 네티즌의 큰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디 ‘YHC4698’은 “바로 구글지도로 비교해 봤다. 변형은 없는 것 같다”고 했지만, 아이디 ‘mountsunlit’은 “이건 방금 구글어스에서 캡처한 사진인데, 육안으로도 변형됐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고 했다.
아이디 ‘LJA’ 역시 ‘인터넷 구글지도를 보니 2012년 촬영된 사진에 이미 변형이 시작됐고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편집된 사진이라 했고, 어떤 이는 위성사진을 한데 모으는 과정에서 변형된 것이라 했으며, 어떤 이는 촬영 시간, 각도, 기류, 광선 등의 요인으로 달라 보인다고 했다. 심지어 “방금 여행 갔다 왔는데, 변형된 곳이 없었다”는 말도 나왔다.
인터넷 논란이 한창이던 7월 4일, 수리(水利) 전문가 왕웨이뤄 박사가 본보 인터뷰에 응했다. 박사에 따르면, 구조적으로 싼샤댐은 중국 관영언론 선전하듯 ‘철옹성’이 아니라며 ‘싼샤댐은 각 부분 위치가 고정돼 있지 않고, 싼샤댐의 이런 취약성은 설계 자체에서 비롯됐다’는 게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고 했다.
“댐의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붕괴 위험 크다”
왕웨이뤄 박사에 따르면 싼샤댐은 콘크리트 중력댐(자체 무게로 안정을 기하는 콘크리트댐)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싼샤댐 모형처럼 그렇게 일체형 구조가 아니다.
(시멘트를 일체형으로 굳혀 낼만큼 큰 틀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독립된 콘크리트 블록 수십 개를 조립한 것이다. 제방 블록 하나하나가 기반암 위에 놓이고 중력을 통해 안정을 얻는 구조다.
“(제방 블록이) 암석 위에 놓여있기 때문에 기반과 제방 블록의 결합은 빌딩 지을 때처럼 강철 말뚝이 땅속으로 파고드는 식이 아닙니다. 블록과 기반은 분리돼 있고, 수압이나 온도 등의 영향으로 블록들은 조금씩 위치를 이동합니다. 쉽게 말해 댐 전체가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왜 그런 설계가 필요했을까? 왕웨이뤄 박사에 따르면, 애초 설계할 때, 설계자들은 제방 블록들의 이동을 균등하게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설계할 때 이동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블록 이동 수치를 공개하지 않지만) 매년 영(零)점 몇 mm 정도 앞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블록들끼리 서로 미는 힘에 의지해 일체를 이루는 거죠. 마치 목조에서 쐐기를 박아넣으면 서로 미는 힘에 의해 견고해지는 것과 같죠. 설계 당시는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각 부분 이동이 균일하지 않아서 평행이동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비틀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접촉 부위에 틈새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불균형 이동이 점점 심해지면 최후에는 댐 전체가 무너집니다.”
비교 사진에는 제방 한쪽 부분이 휘어있는 게 보인다. 왕웨이뤄 박사는 “연접되는 각 블록마다 불균등한 이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왕 박사에 따르면, 빛의 작용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댐 전체를 볼 때 일직선이 아닌 것은, 댐 블록들의 불균등 이동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식이면 댐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만일 홍수가 발생해 설계 당시 예상한 유량을 크게 초과하면, 상대적으로 큰 힘을 받는 블록과 그렇지 않은 블록이 있어 굴곡이 발생하죠. 압력이 계속되면 어떤 블록이 크게 밀려나 큰 굴곡이 생기고, 여기서 블록 사이에 틈이 발생하면서 물이 새기 시작합니다. 만일 댐 전체의 누수가 비교적 큰 상황에서 유량이 꽉 차 오르면 물의 압력으로 붕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왕 박사에 따르면 현재 이미 변형이 발생했다면, 우선 양 측면을 통해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해야 한다.
“나는 거기서 비교적 오래 근무했다. 만일 산샤댐이 붕괴하면 댐 하류의 의창시 주민 수십만 명이 익사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산샤댐 길이는 1983m, 높이는 185m, 최대 수위는 175m다. 좌측과 우측에 선박 항행용 수문 게이트가 있고 승선기(선박 엘리베이터) 하나가 있으며, 왼쪽에는 발전 블록, 홍수 방류 블록, 우측에는 발전 블록, 지하 발전 블록이 조성돼 있다. 사용한 콘크리트 총량은 2700만t이다. 콘크리트 블록의 폭도 다양하다. 좁은 것은 35m가 안 되며, 넓은 것은 45m나 된다.
사진 심하게 굴곡이 생긴 싼샤탬
댐에는 더욱 큰 위험 요인들이 있다.
왕 박사에 따르면, 싼샤댐에는 선박 통행 시설이 있는데, 5등급 게이트 2개와 선박용 엘리베이터 1기다.
세계의 유명 댐에는 싼샤댐과는 달리 선박 통행 시설이 없다. 2개의 게이트는 수조(깊이 45.2m, 넓이 34m)와 철문(양 끝에 하나씩)으로 구성돼 있다.
한쪽 문이 열리면 다른 한쪽 문은 반드시 닫아둔다. 이는 댐 수량을 221억t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만약 이 시설에 문제가 생기면 저장 수량이 순식간에 방류돼 주변을 휩쓴다. 이것이 싼샤댐의 또 한 가지 위험이다.
댐 중간 부분에 달린 선박용 엘리베이터는 선박용 게이트보다 더 위험하다. 이 수조는 깊이가 45.2m, 폭이 18m다. 엘리베이터에 문제가 생기면 선박이 110m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물 221억t이 통제를 잃는다. 게다가 선박용 엘리베이터는 댐 한가운데를 통과하므로 댐 한가운데를 텅 비게 만드는 원인이다. 승선기가 설치된 후 샨샤댐의 안전은 최악이 됐다.
“싼샤댐 초기 시공은 매우 부실했다. 우안(右岸) 부분과 토대 부분에 빈 공간이 비교적 많았다. 콘크리트를 틀에 주입할 때, 교반작업과 온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온도에 따른 팽창과 수축으로 방체 내부에 빈 공간이 생겼다. 후면에 갈라짐이 생긴 것은 이 공간들 때문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물이 새고, 그 후 문제가 커지면 댐이 폐기될 수도 있다.”
댐은 표면상으로는 튼튼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상으로는 속에 빈 공간이 많아서 마치 치즈를 보는 것 같다. 댐 중간 부분 홍수 방류 블록에는 큰 구멍 67개가 댐을 가로지르고 있고, 추가로 지하수 검사관과 수로관이 있으며, 앞서 말한 대형 수조도 3개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싼샤댐은 결코 철옹성이 될 수 없다.
싼샤댐의 위험, 중국 정부가 가장 잘 알고 있어
1992년 3월 리펑(李鵬) 총리는 제7회 인민대표대회 제5차 회의에서 장강 싼샤댐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왕 박사에 따르면 당시 미국이나 대만이 폭격을 가할 경우가 문제됐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싼샤에 물이 거의 없을 때 작업을 하면 큰 위험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1999년 9월, 싼샤공정총공사 대표 류유메이(陸佑楣)는 국제 댐 대회에 참가해 발언했다.
싼샤댐의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그는 “싼샤댐은 콘크리트 2700만t으로 조성했기 때문에 철옹성이다. 핵무기를 제외하고는 나토가 유고슬라비아를 폭격할 때 사용한 무기로도 댐을 폭파할 수 없다”며 호언장담했다.
프로젝트 개시 21년 후인 2013년 9월, 중공은 국무원 ‘창장산샤 수리중추 안전보위조례(長江三峽水利樞紐安全保衛條例)’를 발표했다.
조례 제6조는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싼샤 공사의 안전에 위해(危害)를 가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어떤 조직이나 개인’에는 행인, 차량(제9조), 선박(제17조), 심지어 연이나 풍등, 열기구, 비행선, 패러모터, 패러글라이드, 윙슈트, 무인기, 경헬기, 모형항공기(제23조) 등도 포함되는데, 이것들이 싼샤댐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견고하다면, 왜 연이나 모형비행기를 날려도 안 되는가?
“가장 약한 부분을 말하라면 바로 승선기가 있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제방 블록 구조가 아니라 40여m 깊이의 수조와 110m 길이의 승강 공간이 있을 뿐입니다. 로켓 발사기 2대면 폭파할 수 있을 정도죠.”
사진 싼샤댐
싼샤댐은 빨리 허물수록 더욱 좋다
싼샤댐은 2003년 시운전을 한 지 16년이 된 지금도 검사 한 번 받지 않았다. 이제는 누구도 그 품질 상태를 감히 장담하지 못한다. 현재 인터넷에서 이 문제로 논의가 이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중국 정부와 집권 공산당은 반드시 국민에게 실상을 밝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댐의 공사 품질과 안전 문제는 인명과 관계되기 때문이죠. 이것은 어느 네티즌의 말처럼 빛이 일으킨 착시가 아니라 독립적인 제3자가 개입해 공정을 검사하고 승인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제삼자가 주도하지 않으면 그건 그저 블랙박스나 다름없습니다.”
왕 박사는 싼샤댐은 빨리 해체할수록 좋다고 말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물을 다스리는 방법은 대규모 댐 건설이 아니라 ‘자연 순응’이다. 이는 세계 공통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해체는 쉽습니다. 선박 통행 게이트를 모두 열어 물을 방류하면 됩니다. 중국공산당이 이를 꺼리는 것은 주로 치적, 명성과 연결돼 있어서죠. 만약 지금 폐기하면 그들이 앞서 세운 공적도 사라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