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여름 문학미디어 세미나'가 문학미디어 작가회와 대구지회의 주관하에
대구광역시 달성군 비슬산 자락에서 열렸다.
아젤리아 ( azalea )라는 아름다운 철죽꽃 이름을 가진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여 바로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세계와 공존하는 한국문학'으로
시인이자 고려대 민용태 명예교수님의 '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과제 '
영문학자이며 소설가, 수필가이신 부경대 박양근 교수님의
' 심미적 구도를 위한 수필의 내적 구도'라는 강연이 있다.
또한 그동안 써 온 글을 발표하며
문학에 대해 한 발자욱 더 가까이 가게되는 시간과 공간,
문우들과의 친목을 도모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장마철이라 행사 전, 계속 비가내렸다.
당일 그리고 다음날 행사가 끝날때 까지 맑고 화창한 날씨와
비슬산 산자락의 청량한 공기가
문학의 향기와 함께 신선하게 맞이했다.
비슬산 산자락 에 있는 호텔에서 내려다 본 달성군의 모습
온통 녹색의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녹음속에
펄럭이는 만국기 가운데 새삼 태극기가 시선을 잡는다.
비슬산에는 가을 단풍과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5월이면 아젤리아 철쭉과의 참꽃으로 산이 붉은 색으로 물들여 진다고 한다.
발행인 박명순 회장님과 행사를 위해 수고한 경인지역 총무님이 의논을 하고 있다.
문학미디어 대표 박명순 회장님의 인사말
내 삶에 어떤 나무를 심을까 고심하지만
우리는 이미 문학이라는 큰 나무를 심었습니다.
이제 자신이 심은 나무를 사랑의 언어로 보듬고
인생의 참된 믿음이 깃든 튼튼한 거목으로 키워 나가시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참석해 주시는 민용태 교수님의 축사
문협 회장의 축사
작가의 작품낭독
고난숙 시 / 그건 아니었어
너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냉동창고에 들어가고 말았어
너의 낮은 목소리에 감금되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었어.
쏟아지는 불안을 가두어 놓고
너랑 보낸 따뜻한 시간을 포위하고 싶어서 그런것도 아니었어.
살아오는 동안 아펐던 일 모두 떠올려
눈 속으로 툭툭 던져 버리고 싶어서 그런것도 아니었어
박재경 시 / '옥잠화 피는 저녁'
아시는지요.
지난 밤 반달과 개밥바라기별의 멀어진 거리 때문에
밤 하늘이 가슴 아파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녁 소복을 벗어던지고
옥잠화가 피어날 때
당신이 여기에 오시면 좋겠습니다.
김은혜 수필 / 사해
충청북도는 바다가 없다.
그러니 바다를 본 적도 바닷물이 짜다는 것도 책에서 읽었을 뿐이다.
그러니 어떻게 사해에서만 가능한 일임을 알았겠나.
어른이 되어 이스라엘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눈앞에 펼쳐진 사해 바다가 온통 쪽빛이다.
윤애자 수필 / 늦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집안에 갇혀 있다가 설핏 잠이 들었나 보다.
꿈에서도 쩔쩔 매느라 온몸이 땀에 젖었다.
허겁지겁 전화기를 찾아 날씨를 확인한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창밖은 여전히 누런 대기에 휩싸여 있다.
강심원 시 / 화를 낸다는 것은
화를 낸다는 것은
사랑해 달라는 또 다른 표현이다.
사랑을 위해 모든 걸 참아내고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삶은 그래도 아름다운 것이다.
이혜숙 수필 / 어무이
어무이를 처음 만난것은 삼십년 정도 된 것 같다.
올해로 90살이 된 어무이는 아직도 총기가 대단하다.
건강이야 예전만 못하지만 대쪽같은 성격은 변함이 없다.
멋진 실버하우스로 가신것은 작년 8월이다.
외관상으로는 부족한 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내가 머무이의 친 자식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돌아서 오는 길. 비가오려나.
하늘에 먹구름이 일기 시작한다.
권향숙 수필 / 보약같은 정원을 걷다
누군가 왜 수필을 쓰는가 ? 묻는다면
자연 속에서 청정 산소를 먹고 있다고 말 하리다.
갖가지 꽃이 만발한 꽃밭을 걷고 있다고 말하리라.
보약같은 정원에서 마음을 치유하는 중이라 말 하리라.
이샘 시 / 하루놀이
삐그덕 삐그덕 시간과 나이를 지운다.
어울리면서도 어울리지 않은 외로움이 숨어서 숨을 쉰다.
어머니의 고단함이 긴 잠을 자면
뚝뚝 잘라 내고픈 그림자.
고운것 마음 담아 가을빛이 더 곱게 물들어 가기를
이분늠 수필 / 동행하는 아침
봄볕에 졸린 눈을 크게 뜨고 꽃의 몸짓을 눈 여겨 보면
진자리에 새순이 설렘을 안고 다가옵니다.
붉은 장미는 담장을 넘나들며 화향 백리를 자랑합니다.
우주의 텃밭에서 느끼는 신비로움,
그곳에 마음이 동행하는 아침을 봅니다.
손경희 시 / 기다림
하늘이 시냇물 되어
솔잎 사이 돌고돌며 미끄럼 탄다.
하늘 향한 건반 도미솔도파라
비취빛 징검다리 건너
풋풋함은 싱그러움으로 남실댄다.
안쓰럽던 시선 가지끝 하늘에 스치어
그 큰 생명력
웅크리고 있었을 줄이야
민용태 님의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과제"
우리 문학이 지금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
우리 문학에는 언제 쯤 노벨상이 떨어질까 ?
문학에 세계수준이라는 게 없고
노벨상은 상당히 운수와 정치, 로비가 작용하는 변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세계화 시대에서 우리 문학이 배워야 할 시각은
이제 우물안 개구리 시절을 떠나서 더 넓고 깊은 나를 발견하고
누구에게나 공감을 줄 수 있는 범세계성과 더욱 깊은 자아인식과
자기성찰에 투철한 문학을 해야한다.
'박양근님의 심미적 구도를 위한 수필의 내적 구도'
글쓰기는 사려 깊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편이다.
글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속에 등장하는 작가를 만나도록 해준다.
언어란 생각을 표현하고 생각을 소통하고 삶을 나누는 도구이다.
삶과 글과 언어를 합친 글쓰기는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고백해야 하지만
더 깊은 사유를 버리는 작업이므로
글쓰기의 최전선을 지킬 수밖에 없다.
김미자 시인 낭독
무희송(舞姬松)
- 박양근 -
녹의의 군무. 바람이 불면 활옷은 하늘로 펼쳐진다.
비바람이 세찬 밤에는 속까지 배인 한기를 떨쳐버리려는 기세로 춤을 춘다.
수백 년 세월이 다시 흘러도 속인은 끼어들 수 없는 한 서린 숲 속의 광경이다.......
서두로 시작하여 서두와 전개,
그리고 전개를 1과 2, 3으로 펼쳐 나간다.
다음 결미1과 결미2로 마무리한다.
그 안에 기,맥,혈이 살아있도록 문장을 써 내려간다는 표본의 수필
' 무희송 '을 경청하였다.
작가회 총회
대구 가수 이상규씨
대구 가수 혼성팀
이튿날 아침 !
식당 테라스에서 맑고 시원한 7월의 공기를 마신다.
함께 지낸 룸메이트들과 아침식사를 ~~
비슬산과 도동서원 견학을 하기 위해 출발 !
충북지부 송회장님과 ~
오랫만에 또 뵈어서 반갑습니다 !
이제 전동차를 타고 비슬산을 향해 간다.
수필이라는 무형식의 문학에 대해
자신을 드러낸다는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아무 고민없이, 깊은 성찰없이, 오랜시간의 사유없이
마음이 시키는대로, 불현듯 머리에서 생각나는대로,
어떤 형식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을 하였다.
오늘,
수필은 사람의 몸과 같고
사람의 몸은 땅과 같아서
땅과 사람과 글은 모두 맥과 혈, 기를 갖춰야한다.
논리성이 헝클어지지 않게, 덧댄 군더대기 없이,
논조를 살려야하고, 미화 됨 없이 솔직하게 ,
같은말의 되풀이 없이, 앞뒤 문장의 단락 순서가 바뀌지 않도록,
추상적이거나 현학적인 표현을 남발하지 않아야 하고....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글쓰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 용감하지 않았나 하는 돌이킴을 하게 된다.
그리고 글쓰기에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는 과제를 다시 갖게 되는 것 같다.
내일은 비슬산 등정과 도동서원 견학을 간다. ~~
첫댓글 박영자선생임 지난 대구 세미나 1박2일을 실감나게 사진과 함께
올려주셨네요~~~ㅎㅎ
감사합니다.
문학미디어를 통해 글쓰는 작업을 하게 되면서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과 함께 올리는 글의 길이가 길어졌습니다.^^
수고해 주신 여러분의 덕택으로 세미나를 통해
문우들과도 한결 가까워진 것 같고요.
회장님과 임원 여러분,
그리고 대구지부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구석 구석...빠진 풍경을 보게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대구와 충북지부 문우들과 함께 찾았던 사문진 나룻터도
아름답고 인상깊은 곳이었습니다.
낙동강가를 좀더 걸어가거나 유람선을 탓더라도 좋은 추억이 될것 같았지요.
충북지부 문우들의 단합된 모습 훈훈했고
대구지부의 세심한 배려도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