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동쪽의 북촌이 고관대작들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들이 즐비한 곳이었다면, 경복궁 서쪽 서촌은 상대적으로 소박한 문화를 즐겼던 서민 동네였다. 이런 분위기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로도 이어졌고, 지금도 서촌 일대에는 옛날 서민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장소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여행코스 : 서촌 문화산책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 (467m, 8분) - 보안여관 - (445m, 7분) - 대오서점 - (32m, 1분) - 통인한약국 - (136m, 2분) - 통인시장 - (472m, 8분) - 청와대 사랑채 - (161m, 3분) - 청와대
※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도보 기준
입맛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뭐라도 든든히 배를 채우고 본격적인 서민 문화 탐방을 시작하려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가 딱이다. 지하철 3호선 2번 출구로 나와서 20미터만 걸으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라는 간판과 함께 청사초롱 달린 골목이 이어진다. 원래 이곳은 금천교 시장으로 불렸으나, 2011년 종로구가 이 지역 일대를 ‘세종마을’로 명명하면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로 바뀌었다. 실제로 이곳은 세종대왕이 태어난 마을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은 아버지 태종이 아직 왕자이던 시절, 경복궁 서쪽 사저에서 태어났다.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는 이름과 달리 왕이나 상류층보다는 서민들의 문화가 살아있는 골목이다. 금천교 시장 시절부터 수십 년을 이어온 노포와 청년들이 새로 오픈한 핫 플레이스들이 저마다 개성 있는 먹거리를 내세우며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덕분에 죽어가던 상권이 활력을 되찾았다. 이제는 메인 골목뿐 아니라 구석구석 샛길에도 맛집들이 들어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길 24
영업시간 및 가격 : 업소마다 상이
오래된 숙박시설이자 문인들의 아지트, 보안여관
세종대왕음식문화거리가 서민들의 식문화를 보여준다면 일제강점기에 문을 연 보안여관은 옛 서민들의 주거 문화를 알려준다. 1930년대에 문을 열었다고 알려진 보안여관은 여행자의 숙소이자 문인들의 아지트였다. 20대 초반의 젊은 시인 서정주가 이곳에 머물면서 김동리, 오장환, 김달진 등과 함께 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든 곳이 보안여관이었단다.
80년 넘게 서민들의 숙박 시설로 운영되던 보안여관은 현재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입구의 낡은 간판을 시작으로 작고 허름한 방과 삐걱거리는 계단, 타일이 벗겨진 공동 욕실까지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런 풍경과 어우러진 전시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료로 1, 2층을 오가며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구름다리로 연결되는 옆 건물 ‘보안 1942’는 카페와 서점, 게스트하우스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33
문의 : 02-720-8409
관람 시간 : 12:00~18: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 http://www.boan1942.com/
서민들의 문화공간에서 레트로 감성 카페로, 대오서점
대오서점은 1951년에 문을 연 헌책방이다. 책이 귀하던 시절, 헌책방은 서민들이 보고 싶은 책을 저렴한 가격에 사볼 수 있는 문화공간이었다. 이후 60년 넘게 책방으로 한 자리를 지켜오던 대오서점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카페 겸 문화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처음 문을 연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게를 정리하려 했으나, 옛 추억을 간직한 할머니의 고집으로 지금까지 가게 일부를 지킬 수 있었다.
오래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책이 잔뜩 쌓여있는 자그마한 카운터가 나온다. 사방 벽을 가득 채운 옛날 책 사이로 서점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보인다. 살림집으로 쓰던 작은 방과 거실, 장독대가 놓여 있는 아담한 마당도 사진 속 옛 모습 그대로다. 이런 풍경이 한창 유행을 타던 레트로 감성과 맞아 떨어져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었다. 대오서점은 가수 아이유의 앨범 커버 촬영 장소로, BTS 리더 RM이 방문한 장소도로 유명하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55
문의 : 02-735-1349
이용 시간 : 12:00~20:00, 연중무휴
메뉴&가격 : 아메리카노 6,000원, 보이차 5,500원, 유자레몬차 6,000원
한약 냄새 진한 열린 건강 공간, 통인한약국
대오서점 맞은편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통인한약국은 지역 주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동네 한약방이다. 두 명의 전문 한약사가 의기투합해 문을 열고 몇 년 만에 서촌의 명물이 되었다. 이제는 동네 사람 누구나 편하게 들러 한방차를 마시고, 건강 상담도 받고, 편하게 담소도 나눈다. 물론 서촌을 찾은 나들이객들도 대환영이다.
작은 마당을 지나 집안으로 들어서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한약재들이 눈에 들어온다. 인삼과 감초, 작약, 당귀 등 이름을 들어본 것도 있고, 생소한 것들도 있다. 카운터를 겸한 다실에 앉아 쌍화차나 십전대보탕을 마시면 간단한 무료 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본격적인 상담은 이곳에서 설문을 작성한 후 지하 상담실에서 이루어진다.
통인한약방의 처방원칙은 ‘간이박략’으로 요약된다. “처방은 간결하게, 복용은 쉽게, 가격은 소박하게, 절차는 간략하되 세심하게”라는 뜻이란다. 병원이 없던 시절, 우리 선조들의 건강을 책임졌던 동네 한약방의 마음을 담았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6길 29
문의 : 02-725-0111
운영시간 : 10:00~19:00, 일요일 휴무
메뉴&가격 : 쌍화차 5,000원, 십전대보탕 5,000원
홈페이지 : http://www.tonginherb.com
엽전 들고 즐기는 전통 시장, 통인시장
통인시장은 서촌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시장이자 서민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손님들이 전통 시장 문화를 즐기기 위해 북새통을 이룬다.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게 된 것은 ‘엽전 도시락’ 덕분이다. 시장 2층 도시락카페에서 엽전 꾸러미(10개 5,000원)를 산 뒤, 미니 식판을 들고 시장을 누비며 엽전으로 먹거리를 구입해 다시 도시락 카페로 와서 맛있게 먹으면 된다. 엽전 몇 닢으로 떡볶이와 튀김 같은 시장표 간식들을 사노라면 조선과 대한민국의 서민 문화를 한꺼번에 경험하는 느낌이다.
통인시장 안에는 이름난 가게들도 여럿이다. 한국을 찾은 미국 국무부 장관도 맛보았다는 원조정할머니기름떡볶이, 변함없는 맛을 자랑하는 손맛김밥, 한번 맛보면 인생 닭꼬치가 된다는 효자동닭꼬치 말고도 독특한 맛을 뽐내는 가게들이 곳곳에 있다. 이밖에도 추억의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8
문의 : 02-722-0911
운영시간 및 가격 : 07:00~21:00 (업소마다 상이)
홈페이지 : https://tonginmarket.modoo.at
여행정보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 하차,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까지 도보 1분
주변 식당 및 카페
- 해장국사람들 : 해장국, 오소리감투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50-1 / 02-736-6088
- 효자베이커리 : 아몬드센베이, 양과자 호두타르트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54 / 02-736-7629
- 영광통닭 : 옛날통닭, 똥집튀김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55-1 / 02-723-8200
- 손칼국수 : 손칼국수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55-3 / 02-736-1560
- 영화루 : 간짜장, 탕수육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65 / 02-738-1218
- 원조정할머니기름떡볶이 : 고추장떡볶이, 간장떡볶이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1길 40 / 02-735-7289
- 효자동닭꼬치 : 불닭꼬치, 와인치즈닭꼬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7 / 010-6336-1490
- 손맛김밥 : 치즈김밥, 참치김밥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5길 20 / 02-722-8389
- 대충유원지 인왕산 : 카페라떼, 거봉 녹차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46 / 070-7807-5640
- 마샹스 : 카페라떼, 딸기밀크티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36 / 02-737-8537
※ 위 정보는 2023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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