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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웸블리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그 다음날 부스스 눈을 뜬 우리 셋
정말 아무렇게나 나뒹굴어서 자고 있었다.
침대 두개를 붙여놓곤 세명이 가로로 누워서 수다를 떨다가 고대로 잠들어버린것이다-ㅋ
(어쩐지 허리가 아프더라;;;)
자,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캠브리지다.
아싸! 펀팅!~~
"펀팅는 꼭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캠브리지 까지 가는 Fun Fair도 미리 한국에서 예약해놓았었다.
<<다들 아시죠?! Fun Fair~~~ 한달전에만 미리 서두르면 웬만큼 먼 거리도
단돈 1파운드부터 예약할 수 있다는거~>>
그런데 사실 우린 펀팅을 확정한게 여행가기 얼마 전이라 1파운드 짜리는 놓치고
3파운드였나 5파운드 정도 되는 가격에 예매를 했다.
이것도 취소하면 환불 안되는거 모르고 취소했다가 한번 날렸다.-_-;;
(예매하실 분들은 신중하시길^-^;;)
어쨌든, 우린 갈꺼다! 캠브리지로!
우선 어제 TTL 언니가 그렇게 침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한 호텔 조식부터 먹어줘야지!
역시! 맛있고 푸짐했다! 실컷 배를 채우며 우리는 이미 어제의 그 더운 호텔방은 잊어가고 있었다.
역시 사람이란..먹을 것에 약한 동물..ㅋㅋ
배를 든든히 채우고 기분 좋아져서 victoria coach station으로 가는길-
이 때까지만해도 우린 우리가 캠브리지에 갈 수 있을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누군가?! 또 결정적인 실수를 해주는 센스-
그렇게 몇일동안 victoria station 근처를 돌아다녔으면....
coach station위치가 어딘지 한번쯤은 살펴봤을 법도 한데;;
그러질 않았으니 당최 coach station 위치가 어딘지 알 턱이 있나;;;
사실 victoria station에 내리기 전부터 살짝 늦을 것 같아 불안했는데..
그래서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열나게 뛰었는데
(기억하시는가?! 방콕공항에서 뛰었던거! 그만큼 뛰었다;;;;;;)
위치를 모르니 우왕좌왕 헤매다가 결국 찾긴 찾았는데
이.미. 버.스.는. 떠.났.다.
간발의 6분차이로;;;
아! 아까비-_-;;
이건 또 환불은 안되는데 표일테고 교환도 안될테고
또 한번 표 날렸네;;
fun fair는 무슨 fun fair!!! gloomy fair 구만;;;
돈도 돈이지만...우리의 펀팅....아.. 기대했는데..허탈하다..
결국 우리는 그렇게 눈물을 머금고 캠브리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자, 이제 무얼한다?! 계획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붕 떠버린 우리...
뭘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럴 땐! 좋은 기분전환방법이 있지^-^ 바로 shopping! ㅋㅋ
사실, 화장품을 하나도 안챙겨온지라 화장품을 지르러 갔다^-^;;
첨엔, 절대 화장같은건 안하고 다닐꺼야! 그랬는데 이거이거 꼴이 말이 아니네;;;
드디어 파우더와 립글로스를 구입!! 이제 좀 말짱하게 하고 다녀야지^^: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자, 이제 쇼핑도 했으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행선지를 정해보자.
"우리 어제 못간 그리니치 가는거 어때?"
"그래?! 그리니치?! 좋다~ 가자! 어디든 좋아"
"엇! 근데 저건 뭐냐?"
그리니치로 가려던 우리 눈에 들어온 모습은
예쁜 언니들이 노오란 옷을 입고 등에는 쥬스통을 업고선 음료 시음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옆엔 신기하게 생긴 기구;;
뭐하는거냐고 물으니까 다짜고짜 엎드리란다.
그래서. 내가먼저 얼떨결에 누웠다;;
아~ 뻘쭘하다;; 그래도 얼굴을 저렇게 쳐박고 있으니 괜찮더라^^;
남이 날 보든말든 난 안보이니까-ㅋ
그나저나 참 시원했다. 언니야가 손힘은 은근 세서 뭉쳤던 어깨가
팍팍 풀리는 느낌이었다.
안마 때문인지 기분도 좋아졌다.
캠브리지에 대한 아쉬움도 조금은 사라진 것 같다.
여행을 하다보면 얻는것도 많지만 잃는 것도 많다. 오늘처럼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있고...
그런데 그런것들에 연연하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없다.
여행전에 나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으리라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쩌면
얻는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아니, 차라리 다 버리기 위해 이렇게 먼길을 떠나온 걸지도 모른다.
그리니치에 가기 위해서는 tower gate 역에서 내려서 도크랜드 경전철을 타고
cutty sark까지 가야한다.
조금은 특이했던 역의 모습
cutty sark에 도착한 우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엽서 보내기-
엽서를 하이드파크에서 열심히 썼었는데 보내질 못해서;;
이거이거, 영국 떠나기전엔 보내야되지 않겠어?! 하면서 우체국 먼저 찾아헤맸다.
그런데 지도에선 분명히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해서 요렇게 가면 된다고 되어있는데..
당최 그길로 가도.가도 우체국 같은건 안나오는거다.
사람들한텐 물어보니 하는 대답
"우체국은 저 반대쪽인데?!"
이런 씨-ㅋㅋ
그런데 걷다보니 우리는 꽤 많은 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래서 버스를 기다렸으나. 버스는 한참 지나도 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끼리 또 셀카질을 하면서 놀았다.
그리니치 천문대 인증샷!
많은 사람들의 발을 물리치고 찍은 사진
자오선. 잘 보이진 않지만 눈을 크게 또면 seoul도 보인다.
이 선 하나가 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건가?
이 아무렇지 않아보이는 붉은 선 하나가. 세계 시간의 기준이라니..
내 시간의 기준은 뭐지?
다시 내 인생의 어느 시점을 0시 0분 0초로 되돌리고
그 때부터 다시 준비~ 땅! 하고 시작하면
난 잘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이미 헝크러질 때로 헝크러진 나의 시간들.
나도 내 시간들의 기준선을 찾고 싶다.
그리니치 천문대를 둘러보고 우리가 찾은 곳은 그리니치 park
공원 사랑하는 우리가 공원을 빼놓고 갈 수는 없는 일^^
그렇다, 어김없이.
또 누웠다. ^-^;
어쩔 수없다. 이건 병이라고 해도 공원에 눕는게 너무 좋은걸^^
이곳에 누워서 나는 노영심의 "영국 런던 그리니치 천문대"를 들었다.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그 때 그리니치 park에 누워있던 내가 떠오른다.
조용한 피아노 건반의 울림이.
그때 내 마음속 콩콩대던 심장의 울림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첫댓글 낯선곳...특히 낯설고 어두운곳...말이 안통하는곳에선 누구나 두려움을 느낀답니다.....하지만여행이란거 그런 두려움까지도 추억으로 남기는거죠......모든지 척척 해낸다면 재미가 있겠습니까 해매고 그래야 재미있죠....^^
여기저기 헤매는 것도 나중에는 추억이 되더라구요.ㅎㅎㅎ 저는 런던이 아웃이라 편하게 돌라고 그리니치는 안 갔었는데 저런 곳이었군요.ㅎㅎㅎ
컴퓨터가 고장나서 오랜만에 들렀더니 글 올리셨네요~ 저는 여행의 목적이 그거예요~ 자신을 버리고 진짜 나를 찾아오는 것!! ㅋㅋㅋ 찾아오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