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600년 이디오피아 예맨에서 양떼를 돌보며 사는 양치기 칼디아는 밤마다 소리를 지르면 날뛰는 양들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칼디아는 하는 수 없이 수도원 사제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였다. 며칠 동안 양들을 쫓아다니며 관찰한 결과, 사제는 양들이 흥분한 이유가 먹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들은 전에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상한 나무의 열매를 따먹었는데, 호기심에 그 열매를 맛보았더니 사제 역시 가벼운 흥분 상태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 열매가 바로 커피 열매이다.
<회교도에게는 신성한 음료, 기독교에게는 사탄의 음료>
커피가 발견된지 6백여년이 지난 1200년 경, 예맨에서 약재와 식품 밎 음료로 쓰이던 커피 열매는 홍해를 넘어 아덴, 메카, 카이로 등지로 전파되었고, 1,500년 경에는 터키에까지 보급되었다.
'커피'라는 말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랍어에 그 뿌리를 두었다고 하고, 커피의 원산지로 일컬어지는 이디오피아의 지명에서 나왔다고도 한다.
이디오피아에는 지금도 야생으로 커피나무가 자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의 지명이 '카파(Kaffa)'인 것으로 보아 전혀 근거없는 말은 아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커피의 어원이 '힘과 정열'을 뜻하는 희랍어 '카화( Kaweh)'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어쨌든 커피는 중동의 산물이며, 최초의 커피숍이 생겨난 것도 아라비아의 성지 메카에서의 일이다.
특히 1450년대 회교 신비주의자들은 커피가 밤에 깨어 있도록 하는 능력을 신성시하였다. 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그들에 의해 커피의 식음은 단체 활동으로까지 발전되었고, 알코올 음료를 마시지 않는 회교도들 사이에까지 커피가 급속도로 확산된 이유가 되었다. 1454년 에 아덴의 이슬람교 제사장인 게마르딘이 일반인도 커피를 마시도록 허용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까지는 사제를 비롯한 회교도 특권층만이 커피를 마실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1554년에는 콘스탄티노플에 '카네스'라는 찻집이 등장하여 상인과 외교관들 사이에 사교장으로 인기를 누렸는데, 이 카페가 바로 커피가 유럽으로 건너가는 건널목 역할을 한 곳이다.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로 건너간 커피가 유럽의 카페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이전에, 1650년 이탈리아에서는 커피가 한때 '사탄의 음료'로 몰리기도 하였다. 커피를 못마땅하게 여긴 기독교인들은 커피가 '사람을 흥분시키고 자극하는' 사탄의 음료라고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커피를 못 마시게 할 것을
교황 클레멘트 8세에게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 음료를 마셔 본 교황은 오히려 다음과 같은 말을 명함으로써 커피를 둘러싼 악마시비를 진정시키고 커피의 대중화에 기여하였다.
"커피는 아주 훌륭한 음료로서 이교도만의 음료로 두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세례를 내려서 진정한 기독교도의 음료로 만들어, 악마의 콧대를 꺾어 주도록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