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
절 집에서는 변소를 해우소(解憂所)라 한다. 즉 '걱정과 근심을 해결해주는 곳'이라는 뜻이다. 걱정 중에서 큰 걱정은 대소변의 배설일 진데, 해우소야 말로 기가 막히게 화장실을 잘 표현한 말이다. 해학과 낭만이 있는 이름이 옛 스님들의 여유가 느껴진다. 절에서는 변소를 또 정랑(淨廊)이라고도 부른다. '깨끗한 복도'라 직역된다. 절의 변소는 복도처럼 길게 된 낭하(廊下)를 막아 변소로 사용하고 있다. 가장 더럽다고 생각하는 곳을 '깨끗하다'고 표현하는 깊은 뜻이 부럽다
절에서는 해우소에서 주문을 외도록 권장한다. 작은 일 하나라도 정성과 기도가 들어가 있다. 측간에서 외는 주문은 5가지 구절이다. 입측오주(入厠五呪)라고 하는 진언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알아두고 마음자리를 돌아볼 기회를 가지면 좋다.
[입측오주]
화장실에 들어가서 외는 진언 : 하로다야 사바하 (세번)
화장실에 들어가서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진.치 어둔 마음 이같이 버려 한 조각구름마저 없어졌을 때,
서쪽에 둥근 달빛 미소 지으리
왼손으로 뒷물을 하면서 외는 진언(세정진언:洗淨眞言) : 옴 하나마리제 사바하 (세번)
비워서 청정함은 최상의 행복 꿈같은 세상살이 바로 보는 길
온 세상 사랑하는 나의 이웃들 청정한 저 국토에 어서 갑시다.
손을 씻으면서 외는 진언(세수진언:洗手眞言) : 옴 주가라야 사바하 (세 번)
활활 타는 불길 물로 꺼진다. 타는 눈 타는 경계 타는 이 마음
맑고도 시원스런 부처님 감로. 화택을 건너뛰는 오직 한 방편.
더러움을 버리고 외는 진언(거예진언:去穢眞言) : 옴 시리예바혜 사바하 (세 번)
더러움을 씻어내듯 번뇌도 씻자. 이 마음 맑아지니 평화로울 뿐.
한 티끌 더러움도 없는 세상이 이생을 살아가는 한 가지 소원
몸이 깨끗해졌음을 확인하며 외는 진언 : 옴 바아라 뇌가닥 사바하 (세 번)
한 송이 피어나는 연꽃이런가. 해 뜨는 푸른 바다 숨결을 본다.
내 몸을 씻고 씻어 이 물마저도 유리계 푸른 물결 청정수되리.
첫댓글 문화재급 해우소로는 '순천 선암사'와 '영월 보덕사' 정도인데, 보덕사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음다^^ 봉정사 영산암 해우소는 두어해전에 T.V 드라마 촬영시 지었던 비데까지 설치된 최신식 해우소를 바로 철거하고 다시 지은 것일 겁니다. 아마 정감있는 해우소로는 남원 실상사 舊해우소인데 조그마한 것이 아주 좋았는데...철거는 안됐지만 사용을 못하게 못을 치고 말았지요ㅠㅠ 위 그림은 귀농학교 개설과 함께 새로 지은 것이지요. 영천 은해사 중암암 돌구멍 해우소도 아주 좋습니다ㅎㅎ. 원래는 깊은 구덩이를 파서 비가림을 한 다음 한번 사용하고는 위를 되메우고 다시 파서 사용하던 것이 재활용할 수 있게 현재와 같은 구조로 됨..
송광사 해우소는 인공적인 냄새가 짙지만 연못에 둘러싸여 있어 꽤 운치가 있더군요.
부안 내소사 청련암 해우소는 인법당 좌측 채마밭 가에 위치하는 바, 얉은 구덩이에 두툼한 널판 2장을 놓은 노천 뒷간으로 고의춤을 까고 앉으면 눈앞으로 곰소만이 아스라이 펼쳐지는 기막힌 해우소랍니다^^ 허나 저번 불가사 순례길에서는 그 누구도 ... X ... 비가림과 바람막이만 된 산속 암자의 뒷간은 어디나 정감이 가지요^^ __()()__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특히 실상사가 기억이 납니다.
해우소순례 잘했심다
전통해우소.. 일단은 통풍이 잘되니 음습하지 않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