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이어 노르웨이도 접종 제외.. 집단감염 재확산 시 얀센 사용 권고
의료진이 지난 2월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회차 접종에 앞서 주사기에 백신을 채우고 있다. 국민일보DB
유럽 각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의 사용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특정 연령대에서 ‘혈소판 감소 동반 혈전 증상’이 연이어 보고되자 접종 일시 중단 조치를 넘어서 접종 계획에서 아예 배제하는 방안을 발표하는 국가도 나왔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수도 오슬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AZ 백신을 접종 계획에서 빼기로 결정했다”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노르웨이는 덴마크에 이어 AZ 백신을 접종 계획에서 배제한 두 번째 유럽 국가가 됐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3월 11일 AZ 백신을 맞은 청년층 일부에서 이상 혈전 증상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생기자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고 전문가위원회를 소집했다.
위원회는 정확히 60일간 검토 끝에 지난 10일 AZ 백신과 얀센 백신을 접종 계획에서 배제할 것을 내각에 권고했다. 논의 중에는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 실시된 연구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이들의 혈전 발생률이 일반인의 혈전 발생 예상 비율에 비해 소폭 증가한 점이 권고 근거로 제시됐다고 한다.
현지 VG신문은 “국립보건연구소(NIFH)가 내놓은 집단감염 재확산 시 얀센 백신을 사용하는 권고안도 받아들여졌다”고 보도했다. 솔베르그 총리는 “남은 AZ 백신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나 코백스(COVAX) 퍼실리티를 통해 재분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들도 은연중에 AZ 백신을 국경 밖으로 떠밀고 있다. 스위스도 이날 AZ 백신 300만회분을 코백스에 기증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위스 정부 관계자는 “스위스는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서 “(AZ 백신에 대한) 사용 승인이 나더라도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슬로바키아는 AZ 백신의 1차 접종을 중단했고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은 각각 접종연령과 간격을 조정했다.
EU에서도 AZ 백신보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 EU는 이달 초 화이자와 18억회분에 대한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AZ 백신은 다음 달 이후 구매계획이 없다. 오히려 EU와 AZ는 백신 공급 문제를 두고 법적 분쟁을 앞두고 있다.
AP통신은 “각국 정부는 AZ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사례가 생기면서 백신 캠페인에 제동이 걸렸던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