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크리스텔 프티콜랭 저자(글) · 이세진 번역
부키 · 2023년 09월 20일
30만 심리 분야 독자가 선택한 저자 프티콜랭 대표작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춘배 스페셜 에디션★ ★전 세계 17개국 출간★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불안이라는 우주를 마음껏 유영하도록 도와주는 우주복 같은 책”
웹툰 〈냐한남자〉 올소 작가 강력 추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성경’처럼 반복해서 읽은 바로 그 책!
“내가 미친 게 아니었구나.
내가 뭘 잘못한 게 아니었구나.
그렇게 말해 주는 책이어서 너무나 고마웠다.”
생각이 너무 많은 머릿속, 대체 ‘왜’ 그런 걸까?
남들보다 똑똑하기 때문에 고통스럽거나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실제로는 이런 사람들이 꽤 많다. 그들은 처음에는 자기가 똑똑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들의 마음이 숨 돌릴 틈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밤에도 그 많은 생각들을 내려놓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의심, 의문, 매사에 날카롭게 반응하는 의식, 사소한 것 하나 가벼이 넘기지 못하는 감각이 지긋지긋하다고 말한다.
넬리는 저녁 모임에 도착하자마자 식당에 흐르는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고 생각했다. 식당 내 떠들썩한 소음, 옆자리 손님들의 대화도 들렸고, 종업원들이 오갈 때마다 나는 식기 부딪치는 소리에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음식 냄새, 들어오고 나가는 손님들의 움직임, 강렬한 조명을 지각했다. _본문 55~56쪽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이렇게 민감한 감각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많은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습득한다. 그렇다 보니 마음 아픈 일에는 금세 눈물을 글썽이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쉽게 움츠러들며 불의를 보면 발끈한다. 또 상대의 비난과 힐책, 조롱이나 꿍꿍이를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상처받는다.
그들이 생각이 많고 예민한 또 다른 이유는 좌뇌보다 우뇌가 더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우뇌형 인간’이라는 데 있다. 좌뇌와 우뇌는 작용하는 방식이 판이하기 때문에 각 뇌의 발달 정도에 따라 사람의 사고방식과 성격이 달라진다. 더욱이 저자에 따르면 우뇌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우뇌형 인간은 전체 인구의 15~3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며 그 나머지는 다 좌뇌형이라 한다.
좌뇌는 분석적이기 때문에 전체를 분할해서 그 구성 요소를 하나씩 단계적으로 처리한다. 좌뇌는 상징, 추상, 이성, 논리의 뇌로도 통한다. 좌뇌의 작업은 연속적이고 시간 순서를 따른다. (…) 우뇌는 감각 정보, 직관, 본능을 중시한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아주 사소한 하나의 요소에서 출발하더라도 전체를 재구성한다. 우뇌는 뭔가를 알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아는지 설명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우뇌의 생각은 나뭇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풍성하게 뻗어 나가기 때문에 다수의 해결책을 발견한다. 감정적이고 정서적이기에 비이성적인 우뇌는 스스로를 인류, 나아가 생명계 전체에 소속된 존재로 파악한다. _본문 86~87쪽
생각이 많은 사람 vs. 보통 사람, ‘무엇’이 다른 걸까?
생각이 많은 사람은 보통 사람과 무엇이 다를까? 보통 사람들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이 남달리 많은 정신적 과잉 활동인에게 득이 되는 사람과 해가 되는 사람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일상에서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자신의 예민한 지각과 사고 때문에 종종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자신이 계속 주변과 따로 노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이러한 경험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시작된다.
여덟 살 소녀 레아는 놀이터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두 아이는 숨이 차도록 뛰어다니며 놀았다. 레아는 잠깐 숨을 고르며 자기 맥박을 짚었다. “와! 심장이 엄청 빨리 뛴다!”
놀이터에서 새로 사귄 친구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야, 너! 넌 심장이 팔에 있어? 심장은 여기 있는 거야!”
친구는 자기 배꼽 위쪽을 가리켰다. 레아는 친구가 자기를 바보로 알고 있구나 생각했다. 레아는 속이 상했지만 친구가 알아듣게 설명할 자신은 없었다. _본문 139~140쪽
또한 이들은 정의, 정직, 충직성, 우정,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치에 절대적이고 구체적이며 높은 기준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모두와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은 종종 좌절을 불러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상담을 받으러 온 한 가정주부는 식탁 냅킨을 잘 접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남편에게 욕을 먹고 손찌검을 당했지만, 항상 열심히 청소와 빨래를 하고 남편의 내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 좋으라고 화를 안 내는 게 아니에요. 어디까지나 저 자신을 위해서예요. 제가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가정의 모습을 지키고 싶거든요. 치사하게 보복이나 하면서 남편과 똑같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아요.”
또 이들은 남보다 두뇌가 뛰어난 탓에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외로운 처지에 처한다. 게다가 판단이 빠르고 비판적인 경향이 있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늘 부정적인 인간’으로 비치기도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건 네 생각일 뿐이야, 왜 근거도 없이 두려워하는 거야?” “너는 매사에 너무 마음을 쏟는다니까.” “넌 별것도 아닌 말에 너무 예민하게 굴어”와 같은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런 상황에서 남의 마음을 조종하고 이용하려고 하는 ‘심리 조종자’들을 만나면 그의 꾐에 빠져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사람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악의적인 의도로 차츰 관계가 변질되어도 자기 자신을 탓하면서까지 무조건 그를 이해하려 든다. 다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별의별 상황을 다 생각해 보고 끝없이 곱씹는다. 갈등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싶으면 무조건 자기가 양보한다. 죄의식을 느끼기 쉬운 사람이라, 일이 잘못되어 갈 때마다 자책하며 괴로워하기도 한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전략, ‘유별난’ 사람에서 ‘특별한’ 사람으로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남달리 예민한 감각, 뒤죽박죽 넘치는 생각, 땅에 떨어진 자존감, 비판에 약한 마음,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우울 증상으로 괴로움을 넘어 좌절을 겪는 일이 많다.
이러한 괴로움과 좌절은 결국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려고 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떨쳐 내려고 하는 데서 온 것이다. 저자는 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하면서 정신적 과잉 활동인에게 딱 맞는 최상의 솔루션을 제시한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많은 생각들 때문에 피곤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때문에 골치를 앓던 정신적 과잉 활동인의 머리는 알고 보면 뛰어난 슈퍼 브레인이다! 이리저리 뻗어 나가는 다각적 사고는 해결책을 찾을 때 특히 효과적이다. 동시에 여러 방향을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는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그 속도가 매우 빨라서 생각 없이 바로 답이 나온 것처럼 보일 정도다.
크리스틴은 새로 집을 구할 때마다 그냥 딱 보고 마음에 드는 집을 골랐다. 그녀는 그렇게 고른 집이 자신이 원하는 기준에 얼마나 잘 들어맞는지 나중에서야 알고 놀라곤 했다. 아쉬운 점은 하나도 없었다. 그녀가 필요로 하는 방의 개수, 충분한 수납공간, 완벽한 채광, 편의 시설이 다 갖추어져 있었다. 상가와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가깝고 대중교통 이용도 편했다.
그녀는 자기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고 나서 속으로 ‘그런 측면들을 내가 재빨리 고려했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러한 고려가 자동적으로 신속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자신은 그냥 ‘확 꽂히는’ 집을 고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모든 면을 잘 생각했던 것이다! _본문 94쪽
▶세상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해서 괴롭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오리 새끼들 틈에 끼어 있는 어린 백조와 같다. 오리 떼 속에서 어린 백조는 “내 목은 왜 이렇게 길고 몸집은 클까, 왜 꽥꽥 소리가 안 나올까” 하며 자책한다. 백조는 오리들에게 맞추려고 일부러 목을 구부리고 날개를 움츠린 채 구석에서 입을 꾹 다문다. 그래 봤자 튀기는 마찬가지요, 못난 오리로밖에 보이지 않을 텐데 말이다.
여러분은 하루 동안 남들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 놓고 그것도 모자라서 한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좌절감을 느낀다. 여러분에게 보통 사람들의 일상은 보기만 해도 답답하다. 느리기는 엄청 느리면서 알맹이는 하나도 없어 보이니까. 물론 여러분은 종종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한다는 둥, 적정선을 지키지 않는다는 둥 비난을 듣는다. 그러한 비난에 더는 민감하게 굴지 마라. 자,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리듬으로 살아야 하는 법이니 남들이 하는 소리에 너무 신경 쓰지 마라. _본문 279쪽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남다른 감각과 감정, 두뇌를 타고난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누구보다 특별하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유별나게 활발한 두뇌는 ‘독이 든 선물’과 같다. 독이 들었어도 선물은 선물인 것이다. 이 점을 일단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프레데릭은 친구들에게 ‘프랭키’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프랭키는 인기 폭발이었다. 분위기를 떠들썩하게 띄우고 배꼽 빠지는 장난을 연거푸 선보이는 프랭키 때문에 모두들 웃겨 죽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프랭키는 그런 자리가 두려워졌다. 그런데도 프랭키가 빠지면 재미없다고 난리들이니 초대를 거절할 수도 없었다. 프랭키는 모임에서 폭음을 하고 이튿날이면 괜히 울적해했다. 신 나고 요란한 사교 모임들은 자신의 분신이 날뛰는 자리처럼 느껴졌다. (...) 프레데릭은 점점 불안해졌다. 어느 날 프레데릭은 프랭키의 옷을 옷장 깊이 집어넣었다. 그는 자기다운 모습으로 살겠다고, 필요하면 친구들도 새로 사귀겠다고 결심했다. 그제야 안도감이 들었다. _본문 155~156쪽
남달리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특성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조절하고 활용하는가에 따라 세상에 둘도 없는 훌륭한 능력이 될 수 있다. 인간은 남보다 뛰어나면 뛰어난 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즉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 완벽하다.
저자의 말처럼,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생각이 넘치는 머리 때문에 좀 피곤하게, 좀 외롭게 살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의 특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남달리 비상한 감각과 머리를 가지고 ‘유별난 사람’이 아닌 ‘특별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