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117) - 유종의 미를 거둔 파리올림픽 폐막
내일(8월 14일)이 말복인데 내내 지속되는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는다. 지인이 보내온 메시지, ‘더운 날 어떻게 지내세요? 어제는 잠시나마 소나기가 내려 열기가 식어 좋았는데 오늘 다시 뜨거운 날씨네요. 건강관리 잘 하세요.’ 여러분도 그러하소서!
한 주간의 관심 뉴스, 브라질에서 중형여객기가 양력부조로 추락하여 탑승자 61명이 모두 사망하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전운이 고조되는 등 도처에서 사고의 위험과 전쟁의 불안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평화와 우정의 지구촌축제인 파리올림픽이 어제 새벽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세상, 어두움 걷히고 밝음이 넘치는 지구촌이기를!
2024 파리올림픽 폐막식 모습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은 선수, 후원자,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메달순위 종합 8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기대이상의 선전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선수단의 노고를 치하하고 아낌없는 지원과 열렬한 격려를 보낸 우리 모두에게 큰 박수.
약 2주간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2024 파리 올림픽,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살핀 파리 올림픽을 나름으로 정리해보았다.
1. 메달 풍년
이번 올림픽 개막 전에 대한체육회가 세운 목표는 금메달 5개로 종합 15위권이었는데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하며 종합 8위로 마무리했다. 2008 베이징과 2012 런던 대회 때 세운 역대 최다 금메달 기록과 같은 수로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온 건 사격 반효진, 오예진, 양지인과 태권도 박태준, 김유진 등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예상을 깨고 맹활약한 데 더하여 양궁은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 등 총 5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가져왔다. 연속으로 금메달을 따낸 종목도 여럿.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10연패라는 대기록이 나왔고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3번 계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편 올림픽 역사상 첫 메달 종목도 여러 개 나왔는데 여자 복싱 임애지 , 사격 속사권총 조영재, 남자 태권도 58kg급 박태준, 남자 유도 100kg+ 김민종, 유도 혼성 단체 팀 등이 그 것이다. 오랜만의 반가운 메달로는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가 28년 만에 개인전 단식 금메달을, 여자 태권도 57kg급에서 김유진 선수가 16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탁구 혼합 복식(임종훈, 신유빈)과 여자 단체전(신유빈, 전지희, 이은혜)에서는 각각 12년과 16년 만에 동메달을 가져왔다. 수영과 남녀 유도에서도 오랜만의 올림픽 메달이 나오는 등 메달 풍년.
2024 파리올림픽 메달순위(최종)
2. 축하할 사연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중국은 금 40개(은 27개·동 24개)로 종합 2위, 일본은 금 20개(은 12개·동 13개)로 3위에 올랐고 한국이 금 13개(은 9개·동 10개)로 8위를 하면서 아시아 빅 3가 종합 10위 안에 들었다. 아시아 빅3은 경제대국이자 군사강국, 평화와 우정의 올림픽 정신을 살려 협력하고 상생하는 관계로 발전하였으면.
파리올림픽 여자 골프종목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금·은·동메달을 모두 따내는 기록을 세웠다. 리디아 고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딴 바 있다. 이는 골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 파리올림픽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성도 확정지었다. 소녀시절에 이미 정상에 오른 그녀의 지속되는 성취가 동화처럼 아름답다. 보츠와나의 레칠레 테보고는 8월 8일에 열린 육상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 46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보츠와나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일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선수로서도 이 종목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성과다. 보츠와나의 모크위치 마시시 대통령은 레칠레 테보고의 금메달 획득을 기념하기 위해 8월 9일 오후를 임시 공휴일로 선포하며, 국민들이 역사적인 성과를 축하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도록 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 개인전 4라운드 18번 홀에서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가 경기 마지막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3. 옥의 티
이번 올림픽에서는 주최 측의 실수와 선수 및 협회 간의 갈등이 터져 나오는 등 씁쓸한 일들도 벌어졌다. 주최 측은 개막식 때 오륜기를 거꾸로 게양하고 우리나라 선수단을 북한 선수단으로 소개한 것을 비롯하여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우리나라 펜싱 오상욱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영문 이름에 오탈자를 내기도 하는 등의 실수. 한 편 배드민턴의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딴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소통 방식과 선수 관리 시스템을 비판하고 협회가 반박문을 내는 등 불협화음을 드러낸 것은 옥의 티라 하겠다.
‘내가 다시 해 아래에서 보니 빠른 경주자들이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유력자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라고 식물을 얻는 것도 아니며 명철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기능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전도서 9장 1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