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횡성호수길을 걷다.
2023년 10월 26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구월 열이튿날
갑작스런 추위에 서둘러 떠나려던 산골의 가을,
못내 아쉬움이 남았는지 가던 길을 멈춘 듯하다.
다행이다. 하늘이 돕는 것일까? 짧은 가을을 채
느끼기도 전에 가려는 것이 많이 아쉬웠는데...
어제도 날씨가 참 좋더니 오늘도 좋으려나 보다.
아침 기온 영상 6도, 서리 대신에 이슬이 내려서
촉촉한 느낌이다. 옅은 안개가 시야를 조금 가릴
뿐 전형적인 늦가을의 아침 정경이다.
어제는 간만에 아내와 함께 볼일이 아닌 외출을
했다.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횡성호수길을 걷고
왔다. 거의 매일 집에서 걷기운동을 하고 있기는
하여도 늘 보이는 것이 같은 단지에서 걷는 것도
좋지만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다른 체험을 하는
것도 분위기 전환은 물론 기분전환도 될 것이란
아내의 제안이 딱 맞아떨어졌다고 할까?
횡성호수길은 집에서 자동차로 약 45분쯤이면
도착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 언젠가부터
한번 다녀오자고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지금에서야 다녀오게 되었다. 이젠 마음 먹으면
망설이지말고 곧바로 실행에 옮겨보자고 아내와
함께 다짐을 했다. 그게 잘 될런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거나 드라이브 삼아 국도를 달리는 것도
좋고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이라서 이 또한 좋았다.
횡성호수길은 6개의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총거리는 31.5km이다. 우리가 택한 길은 우리
나이에 걷기가 가장 편하고 주변 경관을 보기도
아주 좋은 한바퀴 돌아오는 것이라서 교통불편도
없는 구간을 선택했다. 제5구간, 여기도 두 개의
코스로 나눠져 있다. 두 코스를 다 걸어봐야 거의
9km이고 3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자는 아내 의견에 우리는 4.5km에
약 1시간 반이 소요되는 A코스를 택했다. 우리는
산책을 하듯이 호수를 바라보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아주 천천히 걸었다. 꼬불꼬불 오솔길은
호수를 끼고 걸을 수가 있어 좋고 아주 완만하고
평평하게 잘 만들어 놓아 우리 나이의 시니어들이
걷기에는 더 없이 좋은 코스의 길이다. 끝무렵엔
약간 경사가 있는 오르막 내리막이 있긴 하지만
무리가 될 정도는 전혀 아니다. 다음엔 B코스도
한번 걸어봐야겠다. 간만에 일손 놓고 집을 떠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여행 같지도 않은 외출을 다녀온 수준이긴 하지만
집을 나가면 맛있는 걸 먹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아내에게 "뭐 맛있는 거 묵을래?"라고 했더니만
"둔내 맛집, 웅이네에 가서 짜장면에 탕수육 하나
시켜 먹으면 좋겠는데... 딱히 아는데도 없잖아?"
라고 했다. 전날 몇 군데의 맛집을 검색했었는데
값도 값이지만 모두 아내가 별로 내켜하지 않는
음식들이라서 결국 마을분들 소개로 한번 가봤던
둔내의 웅이네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 입맛에는
그런대로 괜찮아 맛있게 먹었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다녀 온지 오래인데
많이 변한 풍경 이네요
참 멋지고 좋은 길이지요
가보셨군요.
잘 꾸며놓았더군요.
모처럼 힐링을 했습니다.
가을걷이는 다 마치셨나요....??
히링의 시간을 보내셨군요... 가끔은 일상에서 벗어남도 좋더라구요...^^
행복한 나날들 되시길요....^^
주말에 김장을 하면
가을걷이는 모두 끝납니다.
처음 가본 횡성호수길은
아주 좋았습니다.
@뽀식이 네..처음가본길이 친구님께
기쁨이 되었네요..^^
김장 잘 하시구요.
건행의 날들 되세요...^^
@정원 감사합니다.^^
두분의 데이트
길을 살며시
따라가 봅니다.
잔잔한 바람결에
예쁘게 물든
단풍길~~
참 아름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