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균이 여러 가지 약물에 대하여 강한 저향력을 가졌을 때
내성(耐性)을 가졌다고 한다.
내성이 생긴 병균은 이제까지 사용하던 약물로는 퇴치하기 어렵다.
사람의 양심도 여러 가지 가책에 대하여 강한 저항력을 갖게 되면
내성이 생겨 하느님의 말씀이 가슴에 스며들지 않는다.
병균이 내성을 갖는 까닭은 돌연변이나 약물의 오남용으로
환경에 대한 적응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타고난 양심도 '돌연변이'가 되거나 양심의 오남용에 대하여
'적응'이 되면 죄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
양심은 유리창과 같다.유리창은 빛을 들여보내기도 하고
아름답고 생명으로 가득한 풍경을 볼 수 있게도 해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리창이 늘 깨끗해야 하고 잘 다루어야 한다.
유리창에 때가 끼거나 얼룩이 지면
그 같은 풍경을 볼 수 없다.
더구나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유리가 깨지면 본래 모습대로 되돌릴 수 없다.
창문이 깨진 자동차를 도로변에 세워두면
얼마 안 가 사람들은 자동차를 부숴 형체조차 알아보기 어렵게 된다.
양심이라는 인간 내면의 유리창도 더럽다 못해
깨어진 채 방치하게 되면 나에 의해서 삶의 내적 질서나
가치판단이 원형을 쉽게 망가뜨리게 된다.
악에 대한 적응이나 돌연변이 양심이 되어
죄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고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약물에 대하여 내성이 생긴 병균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약물을 반복. 투여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며,
동시에 다른 약제와 병용하는 요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내성이 생긴 양심도 그렇게 치료해야 할 것이다.
《 2004년 '야곱의 우물'에 나오는 매일성서묵상 3월 11일자 내용으로
'솔뫼 피정의 집' 관장 윤인규 신부님의 글입니다.》
첫댓글 예민하고 섬세하게 양심을 지키자는 말씀이시죠?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