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21. 부산 기장군.
5월이면 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쇠측범잠자리 수컷을 만났습니다.
이름 유래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서, 모든 측범잠자리 자료를 일일이 다 검색해 보고 이름에 붙은 접두어의 의미를 확인했습니다. 측범잠자리들은 다들 날개 길이가 3cm를 넘는데(심지어 꼬마측범잠자리도 2.8~3cm) 쇠측범잠자리는 날개 길이가 2.5cm 안팎인 걸로 봐서 작다는 뜻의 '쇠'가 붙은 걸로 판단됩니다. 즉 측범잠자리 중에서 가장 작아서 쇠측범잠자리가 되었으리라 추측하는 거지요.
이 녀석들은 대개 노란빛을 띠는데 이 녀석은 푸른빛이 도는군요. 이런 개체들이 그종안 경험상 제법 많이 있었답니다.
쇠측범잠자리의 특징은 등가슴에 있는 무늬입니다. 이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바라보면 위쪽에는 한자 여덟 팔(八) 무늬가 있고 아래에는 납작한 시옷(ㅅ) 모양의 무늬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 볼 때부터 이상하게도 울상을 하고 있는 탈 모양을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다시 곰곰 들여다 보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착하고 귀여운 귀신 '가오나시'를 닮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래에 사진을 편집해 보았습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지 안 드는지 생각들 해 보시라고요. ^^
바로 위 사진에 둥글게 편집해 붙인 것은 왼쪽부터 쇠측범잠자리의 등가슴 무늬를 둥글게 보려낸 것, 중간은 '가오나시' 귀신 분장으로 친구들을 놀래켰다는 그 전설의 아이 얼굴만 편집한 것, 마지막이 실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창작한 애니에 나오는 '가오나시' 얼굴만 편집해 본 것입니다.
(제가 일본 만화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은 정말 좋아합니다. 어릴 적에 정말 재밌게 봤던 '미래소년 코난'부터 시작해서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라든지 '이웃집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작품들에서 '평화와 생태'를 줄기차게 작품으로 설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이 감독의 작품을 못 보신 분들께는 초강추합니다..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