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카페 ㅡ
요즘은 불륜의 온상이라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불륜?"
10년 전만하더라도 새벽에 매일 산을 올랐다.
일요일이 기다려졌다.
몇 개의 등산카페에 가입한 후, 수도권 산들을 하나하나씩 오르며 많은 이야기를 만났다.
일요일만 되면 먼곳으로 싸이클을 달리는 유일한 취미였는데, 산에 빠진 후 바뀌었다.
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먹고 마시는 뒤풀이가 주는 은근한 매력이 더 좋았다.
으례 뒤풀이의 종착지는 노래방이다.
거기서 발전되면 모텔로 가는 사람도 있다지만, 내게 그런 행운은 오지 않았다.
그런 행운을 은근히 기대했어도 미모와는 동떨어진 '조폭' 같은 모습에 처음 본 여인들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워낙 엉큼한 짓거리를 즐기는 체질이라 노래방에 가서 못 추는 춤을 춘다며 여인에게 안겨 엉터리 부르스를 즐겼다.
템버린을 때리던 여인들은 당기면 쉽게 안겨왔다.
내 가슴에 안긴 여인, 전해오는 여인의 볼륨은 아내와 어찌 비교가 될까!
대개의 여인들은 내가 당기는 대로 밀착을 떨어뜨리려 하지 않았다.
엉거주춤 못 추는 춤이라도 나는 그런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다.
한 손은 서로 붙잡았어도 자유로운 등 뒤를 만지던 손은 점점 여인의 허리에 잠시 머물다 궁둥이로 내려가는 수순을 밟게 된다.
어떤 여인 ㅡ
내게 안기면 호흡이 거칠어지며 더 적극적으로 데쉬하는 분이 계셨다.
키가 작고 아담한 그녀는 너무 쉽게 달아올랐고 적극적이었다.
그 여인을 안을 때마다 "춤이란 이래서 배우는구나!" 할 정도의 매력을 주곤 했다.
당연히 다른 카페는 멀리 했고, 한 달에 두 번 그 여인을 만날 일요일이 기다려졌다.
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끔 산을 오를 때 그 여인을 앞세우며 보디가드처럼 뒤를 따랐다.
조금 친밀해지자 어느새 '내 것'이란 인식하의 그 여인의 매력적인 궁둥이가 주는 아름다움을 누구와 공유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엉큼할수록 강해지는 남자들의 이기심이었다.
막춤이기에 실력이 늘지 않았어도 우리의 밀착강도는 회수를 거듭하며 점점 강해졌다.
춤이라는 형식을 빌렸어도, 우린 춤이 아닌 애무에 가까운 밀착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실력은 늘지 않았다.
그날은 용기를 내어 그녀 궁둥이의 갈라진 부분을 중지에 힘을 주고 당겼다.
반응이 온 그녀가 귀엣말로 속삭였다.
"아이~! 여기서 이러면 소문 나! 이따 나가 전번 살며시 줘!"
부동산 하는 녀석은 어딜 가도 명함을 주는 것이 의심받을 모양새가 아니다.
"집 파실 의향이 있으시거나 매입하실 때 전화주시면 정성껏 모실게요!"
이런 상투적인 말로 전화번호를 준다면 누구나 의심을 하지 않는다.
노래방을 나온 우리는 다시 한 잔만 더 하자며 근처의 술집을 갔다.
나는 그곳에서 그녀에게 명함을 건넸다.
밝은 곳에서 보는 생긋이 웃는 그녀의 상기된 얼굴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젠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슴 가득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전화번호를 달랬다는 것은 은밀한 만남을 할수 있고, 하겠다는 그녀의 의지일 것이다.
성급한 내 머릿속은 그녀의 하얀 나신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녀 등 뒤로 긴 머릿결이 흐르는 모습을 상상하자 어느곳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
우리네 옛 어르신들 말씀은 틀리지 않았다.
드디어 아름다운 그녀를 안을 수 있게된 내 마음은 애드벌룬처럼 하늘을 날았다.
몇 년 전, 터키 상공을 나는 열기구에 올라탔던 기억처럼 두렵기만 했던 수많은 설렘이 다가왔다.
유부녀와 유부남의 만남이란 언제나 슬프고 아픈 상처만 남긴다는 선배의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그런 아픔 때문에 아름다운 여인을 안는다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지금은 오직 그녀를 안아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장미의 향기를 맡으려면 가시에 찔리는 아픔은 언제나 뒤따른다는 대수롭지 않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시간에 얽매일 직장인이 아니기에 언제 전화가 올까만 기다렸다.
두 주 후, 그녀를 만나기까지 한 번쯤 전화가 오겠지.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초조하게 애를 태운다.
일도 제대로 되지 않게 그녀와의 만남만 생각하며 기다렸다.
"전화번호를 달라고 할껄!"
그러나 후회를 하면 무얼하는가!
아! 이럴수가!
신은 나의 편이 아니었다.
그 후, 나는 그녀를 영원히 만날 수 없었다.
그녀는 흔적없이 사막의 신기루처럼 잡힐 듯 왔다 사라졌다.
등산을 하며 취미로 찍은 사진이 원인이었다.
내가 왜 찍은 사진을 카페에 올렸는지, 내가 왜 그 순간 셔터를 눌렀는지.....!
후회를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
그녀는 나만을 좋아했던 게 아니었다.
노래부르는 어떤 사람을 찍었는데, 그녀가 어떤 남자와 입맞춤하는 장면이 내 카메라에 찍히고 말았다.
노래부르는 사람 뒤 어두운 곳에서 희미하게 찍힌 그녀는 그 남자의 머리 뒤로 손을 돌리고 뜨겁게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참담했다.
내게 귀엣말로 전번을 달라고 속삭이던 그녀가!
거기에다 카페에서 강제퇴장 ㅡ
나는 음란물 게시했다고 해서, 그녀와 그 남자는 음란행위를 했다 해서 그 카페에 '영구제명'이 된 것이다.
나는 사진을 올리면서 그 장면을 보지도 못했다.
통보를 받고서야 볼 수 있었다.
허무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그녀가 내게 준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을까?
배신당한 더러운 기분이었어도 지금까지 그녀는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강제로 퇴장당한 등산카페는 못 다니게 됐지만, 다른 여러 등산 카페를 갔어도 그녀는 내게 끈질기게 나타났다.
높은 바위 위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했고, 흐르는 물 옆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정상에 올라 마시는 막걸리 잔 속에서도 웃는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가 커다란 소나무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방긋 웃으며 내게 말했다.
"전화를 걸었는데 왜 연락이 없어요?"
"약속 장소에 갔는데, 왜 안 나오셨어요?"
그녀는 뻔뻔스럽게도 다른 남자와 입맞춤을 하고도 내게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
"왜 내 전화기에 그녀의 전화번호가 찍히지 않았을까?"
나는 지금도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전화를 받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
오래도록 기다려도 명함을 받은 그녀는 내게 전화하지 않았다.
전화를 하지 않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전화를 기다린다.
다른 등산카페를 다니는 게 아닐까 해서 격주로 수도권을 다니는 여러 카페에 갔어도 만나지 못했다.
전철을 타고 산을 갈 때는 낯익은 많은 사람들을 보건만, 그녀는 정말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정말 보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그녀의 모습은 끈질기게 기억됐다.
이루지 못한 배신당한 '불륜'도 이렇게 아픈 상처를 남기는가?
지금도 그녀는 가끔 기억되어 산에만 오르면 내게 나타나 말한다.
"왜, 전화를 받지 않아요?"
그것, 그것도 사랑의 감정이었을까?
정말 '사랑은 눈물에 씨앗'이란 유행가를 부르고 싶다.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에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어느 날 당신이 나를 버리지 않겠지요!"
그녀와 나와 이루지 못한 이야기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오늘도 많은 산에서는 비슷한 이야기가 무르익을 것이다.
그것이 젊음이 주는 특권일진데, 이젠 할아버지가 되었어도 산에만 가면 이루지 못한 그 이야기는 기억되곤 한다.
뉘라서 그런 사연 하나는 없을까마는........
나는 그 후, 어떤 카페에도 사진을 올리지 않는다.
내 카메라에 또 어떤 커플이 입맞춤하는 장면이 찍힐까 싶어서이다.
*100% 확신이 서지 않아 '낭주방장님' 번개에 댓글을 달지 못하지만 내일 아침엔 달 것 같네요.
오늘 오후면 윤곽이 드러날 듯합니다.
첫댓글 마도님의 닉이 보이는 글엔
제 생각이 결정하기도 전에 손가락 먼저 클릭해버리는군요.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이 구절에 욕심이 담긴 듯 보입니다. 욕심은 성공확률을 높히는데 방해가 되니까요.
송아지 라면
"그녀를 공유할 수 있는 후보가 될 기회....." 정도를 기대 했을런지 모르겠습니다.ㅎㅎㅎ
다음에도 재밌는 글 기대합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마도님이 아직 팔팔 할 때이니까.
있을수 있는 일이었다고 수긍합니다.
더군다나 불발로 미수에 그친 불륜이라는데
거기에 돌을 던지면 더욱 아플껏 같아서...ㅎ
마도님의 이야기는 늘 이렇게 긴장과 흥미를 주다가
끝에 가서는 오발탄으로 끝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어 보아야됩니다.ㅎ
그런데 그런 여인을 왜 아직까지 기억하고
못잊어 하는 건가요.
세상에 나같으면. 꿈에라도 나타나지 말라고
저주를 퍼 부울것 같구만... ^*^
은숙방장님 사랑에 빠져보지 않으셨으니 모르실 겁니다.콤해진답니다.콤하다네요.신하는 바입니다.
지나간 사랑은 오래 기억됩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일수록.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인생은 팔십부터
남은 날이 많지 않기에 하루하루가 더욱 진하게
방장님 수준의 미모시라면 윙크 한 번에 열댓은 오리라
@마 도 오케이~일생은 팔십부터... 그때쯤 새로운 사랑에 빠져 볼까나?
그런데 아직도 한참 멀었네요. 팔십될라믄... ㅠㅠ
대중을 의식않코 깊은 키스를 했던 그 여인을 잊지 못하는 엉뚱마드님! ㅎ
사랑에 마약은 이거다 저거다 남이 알 수 없는 자신에 감정이니까 ~ㅎ
늘 흥미에 내용을 쓰시는 마드님께 오늘도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도 대박 나세요~^^
마도님 글은 언제나 읽어도 18금을 넘나들면서 아주 재미납니다
나는 과거 그런 표현하니까 몇몇인사들이 완전 잡아묵을라카던데 마도님의 표현은 덜 천박하고 이쁜가봅니다 ^^
제 친구도 벙개모임에서 여친이랑 손에 깍지끼고 부르스추는 사진보다가 와이프에게 들켜 많이 맞았습니다 조심조심..
어느 모임이든 남녀가 어울리면 몇%는 불순하더라구요 그래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산타는거 하나로 산악회에 갑니다
이글 읽는 와이프는 산에 다니고 남편은 안 다니는 부부가 있다면 그 남편 의심병 생기겠어요
산타고 하산주마시고 시즌이라 고속도로 차가 밀려서 늦었다 이러면 할말은 없죠
그래도 내 와이프 내 남편은 건전합니다 의심마세요
개선장군. 정상에. 태극기 꽂았다는
승전보를 알려줘야지. 결국 패잔병
의 슬픈. 일기장 같아서. 뒷맛이
씁쓸 합니다.
분석 해보니. 부르스 타임에. 밀착부르스. 강도가. 약한게 패인 입니다.
미완성이었기에 기억에남었지.
먹었음 벌써 초목의영양분이 되었을걸요.ㅎ
애처롭긴 하네요.ㅎㅎ
별나그네님 댓글이 진리입니다
그런데 먹다니요 ?
서로 나눠 가졌다 해야지요
미련이 얼마나 자심하게 남아있으면
이렇듯 긴 ~ 글로 호소할까
이제 다시는 돌아갈 수없어서
더욱이 가슴 저리네요
몸부림님
사근한 그녀,,,눈앞에서 삼삼~~~
이루웠졌슴 아쉬움이 당연 없지롸~~~
내 안의 너,,, 되네이면서 회상 추억에 남는 그녀
저번에 "미인아보고 선수들끼리 하드니"
선수는 전혀,,,아닌것 같기도 하고 ,,,
순정남 몸부리님,,
대체 그녀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마도님
제카 마도님의 솔직하면서 심정적인 글 늘 읽지만 댓글은 안달았는데요
오늘은 달게 합니다
마도님
그거 사랑 아니예요
이 남자 저남자 아무남자나 받아들이는 그런여자
정나미 떨어질건데
남자도 바람둥이 이 여자 저여자에게 몸과 마음 주는 남자라는거
알면 딱 냉정해지던데
미련갖지 마셔요
그냥 글 재료로 쓰기 위한거죠?
그러실거라 믿습니다
마도님 글 항상 좋아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늘로는 혜홀님 뵈러 갑니다.
꼭 제 곁에 앉아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부루스 추자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장담합니다.
항상 꿈많은 사춘기 소년처럼 호기심을 버리지 않고 젊은오빠로 잼나게 살고 있군요잡는 헛된일에 너무 시간낭비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구요.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지만,
뜬
개인차는 다소 있겠지만,
마도님은 감성지수가 높아서 백세는 거뜬히 사실 것 같습니다.
몸따로 마음따로 생각은 일치하진 않아도
순수하고 솔직담백한 감정으로 쓴글에 많은 공감을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