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범을 고문 끝에 살해한 혐의로 3년 전에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태국의 전직 경찰서장이 지난 7일 방콕 교도소 감방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당국은 예비 부검을 통해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언론에도 조 페라리란 별명으로 소개된 티티산 우타나폰은 월급이 140만원대에 불과한데도 200억원대 부자로 많은 명품 자동차들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2021년에 티티산과 동료들은 신문 중 비닐봉지들로 24세 마약 용의자의 머리를 친친 감아결국 숨지게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폭로돼 태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다. 태국 경찰의 잔학성에 공분이 일었는데 이번에는 그의 죽음으로 소셜미디어가 한바탕 출렁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태국 법무부는 유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의심을 제기하자 그의 죽음을 수사하기로 했다. 당국은 그가 정말로 자살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검사들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타위 소드송 법무부 장관은 이날 티티산의 죽음에 관련된 모든 증거들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교정 당국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족은 티티산이 교도관의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도소 관리들이 유족의 시신 확인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국은 이날 "어떤 교도소 관리나 수감자도 해를 끼치지도, 죽음의 원인을 제공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티티산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때 그는 수십 대의 명품 스포츠카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당국은 그가 전 세계에 100대 밖에 없어 태국에서 4700만 바트(약 20만원)에 거래되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애니버사리오를 비롯해 적어도 42대의 스포츠카를 소유했다고 봤다. 당시 그의 월급은 1000달러(145만원)이었다. 동영상에는 그가 용의자 지라퐁 타나팟에게 뇌물을 바치라고 다그치는 장면이 나와 사람들은 이런 수법으로 돈을 모은 것으로 의심했다. 티티산은 부인했다. 티티산은 달아났다가 포위망이 좁혀오자 자수했다.
티티산 외에 5명의 경찰관들이 지라퐁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이듬해 종신형이 선고됐다. 지라퐁의 부친은 지난 8일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그가 저지른 죄의 카르마(karma, 업보)를 치른 격"이라고 말했다.
태국 교정부는 연초에 티티산이 따돌림을 당했으며 교도관들에 의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는 탄원서를 유족이 제출한 것을 수사하고 있다. 티티산은 우울증과 수면 장애에 대해 의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교정부는 밝혔다.
유족은 그가 주검으로 발견된 날 면회를 했으며, 교도관은 어떤 "이상"도 알아채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