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는 바둑 프로 기사입니다. 아주 유능한 프로 기사입니다. 그런데 몇 년전인가요 결승전이 주일이어서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말도 많았지요. 비웃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자매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을 통해서 설득하라는 얘기도 나왔고 부모님들은 실제로 설득했다고도 합니다. 프로 축구 선수인 박주영 선수는 주일 오후에도 축구 시합을 하니까요. 그러나 조혜연 기사의 신앙은 단호합니다. 그렇다고 박주영 선수를 뭐라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은 이렇게 살 거라고 합니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최고의 가치를 주일날 예배드리는 데 두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네요. 오늘 조선일보에 그 대담기사가 실렸습니다. 아래 글은 인터넷에서 찾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조혜연 6단입니다.
저에 관한 많은 글들을 읽어 보았고
저는 행동으로 제 생각을 나타냈으므로
마지막까지 아무 글도 남기지 않을 결심이었으나
오늘 귀하의 글을 읽고
처음으로 대답하려는 마음을 갖습니다.
처음 마스터즈 결승을 기권할 때는
제가 프바사에 제 심경을 밝힌대로
마스터즈를 준비하신 선배님, 동료기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기에
무척이나 곤혹스러웠습니다.
또한 결승을 기다려오신 팬들께도 송구스러움을 나타냈습니다.
어릴 때는 신앙 교육에 의해서 연구생에 참가하지 못했고
주일에 겪어야하는 시합에 대해 괴로움을 느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결정은 어느 누구도 개입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주일 예배보다 귀한 것이 없습니다.
저는 아직 세례를 받은 정식 교인도 아니며
믿음이 있다고 고백할만한 처지도 아니지만
제가 오랫동안 들어 온 그 하나님 말씀에는 진리가 있었고
세상에서는 감히 그 흉내도 낼 수 없는 삶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 생각은 6일간 힘써 자신의 일을 하고
주일엔 쉬는 것이지만
마스터즈 결승과 같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발생하였기에
정관장배 국가 대표 시드는 미리 포기를 선언한 것입니다.
부안에서 열리는 여류기사 대회도
대국일이 토,일요일인 관계로 기권 선언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미리 일정이 주일로 잡힌 모든 대회는 기권한다고
한국기원에 알려 놓았습니다.
세계대회 결승에서도 기권을 할 것인가 물으셨지요?
제가 그런 시합을 할 만한 실력이 아니어서 대답하기도 민망하지만
굳이 대답하라고 하시면 "예"입니다.
슈코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분들도 같은 물음을 적어놓은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어리석은지 아직 세상을 모르는건지
평범한 예선대회 한 판 이나
여자 세계대회 결승이나 늘 같은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바둑은 대국료의 액수나 다른 무엇에 의해서
결코 차별화되지 않는 그야말로 저의 삶인 것입니다.
바둑을 처음 만난 날 저는 운명처럼 바둑에 매료되었습니다.
음악을 전공시키고 싶어 하셨던 엄마의 바램을 뒤로 하고
저는 바둑을 택했습니다.
바둑은 저의 사랑이며 꿈이며 미래며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제 영혼이 하나님의 말씀을 만나게 되자
바둑은 제 삶의 한 부분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앞으로 제 삶이 어떻게 될 지 알지 못합니다.
마스터즈 결승을 포기하던 날 >
저는 단순히 한 대국을 제 삶에서 내려 놓은 것이 아니고
제 삶의 방향을 새롭게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개혜연이란 소리도 들었고
미친년이란 글도 보았으며
니가 프로냐고 수없이 질타하는 목소리들을 들었습니다.
기사회에서 부적격자라고 판단하여 제명을 결정하면 저는 순순히 따를 것입니다.
저는 한번도 대국일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해 본 적도 없고
꿈에서도 그런 일은 상상하지 않습니다.
다른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에 대국한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해 본 적 도 없습니다.
모두 자신의 신앙양심에 따라서 살 뿐이지요.
저는 성경에 관해 여전히 무지하며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투철한 종교적인 신념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주님을 사랑하기를 원할 뿐이며
제가 먼저 받은 주님의 사랑이 저를 바꿔놓은 것 뿐입니다.
모두가 조롱과 경멸하는 마음으로 제게 물어 왔을 때
전 대답하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묻고자 하셨으니 대답하였습니다.
제게는 모든 시합이 동일하게 귀하며
대국료나 시합의 경중에 따라서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습니다.
평일로 일정이 짜여진 대국에만 임할 것입니다.
바둑이 없는 삶은 고통스러우며 상상하기도 싫지만
저는 그 모든 것을 감내할 것입니다.
제게 단 몇 개만의 기전이 남겨진다 하더라도
저는 여전히 제 마음을 다해서 대국할 것이며
제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할 것 입니다.
제가 표현하는 재주가 부족해서
잘 설명이 되었을지 걱정이 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첫댓글 어느 글입니다. 조 기사의 문제에 대하여 이런 정리를 해 줍니다.
"그녀는 일관성을 갖고 있다, 협회에 미리 양해를 구하였다, 자율적인 신앙 자세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만나고 바둑은 삶의 한부분이 되었다는 부분에서 감동을 받네요. 굳건한 신앙 이네요.
바둑도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이지만 신앙의 중심잡기도 최고입니다.
정답은 하나님만 알고 계실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