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 관한 설렘지수가 높아짐으로 인해 기대치는 점차로 올라가고 결국은 이른 새벽에 일어나지 못할까봐
조바심으로 날을 새우고 새벽 4시 20분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3시 40분에 집을 나섰다.
그런데 그밤, 낮동안의 비가 진눈깨비를 거쳐 눈으로 변하였고 이 산골 아줌마는 내린 눈을 보며 툴툴댄다.
나의 기거처는 눈이 내리면 그야말로 쥐약 그 자체라 길을 나서기 위해서는 용감무쌍의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하여 4륜구동 자동차로 노선을 바꿔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새벽녘의 바람이 아직은 봄이 아니라는 듯 시샘의 바람을 선물로 하사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신 새벽에 아직 터미널의 불도 밝히지 않은 채 어둠이 공기를 가르고 있다는 것.
그 시간에 터미널을 한두번 가본 것도 아닌데 어찌 이리 어둠이 소스라쳐질 정도로 오싹하던지.....
조금 지나서야 공항버스 기사분과 이용 손님들이 하나 둘 찾아들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안도감이 밀려온다.
간만에 짧은 여행길을 나서지만 그래도 혼자있어야 할 남편과 서둘러 인사를 하고 지정된 좌석에 탑승을 하였다.
하지만 수면부족의 밀린 잠을 청하여 볼까 했으나 오호라, 이젠 기사님께서 이른 새벽에 노래를 틀어놓고
운전 중에 벌어질 돌발상황에 대비하여 자신의 잠과 사투를 벌이는 중?
하여 한마디 할까 했으나 우리의 생명줄을 쥔 기사님이 발끈할까봐 아무 소리를 못했다.
예전의 쥔장 같았으면 어림도 없었을 일이나 세월값인가? 그냥 참자로 넘어간다.
결국은 잠을 청하지 못하고 멀뚱멀뚱 인천공항 제2터미널까지 어두운 창밖을 응시하며 도착한다.
역시나 공항은 공항인지라 그 새벽에도 길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요 일행들을 찾으며 서로를 챙기느라 분주하다.
쥔장 역시 동행 친구들을 찾으려는 순간 당진에서 날아온 친구가 저만치 다가온다.
세상에, 그 먼길에서 가장 먼저 도착하여 모든 절차를 끝내놓고 여행 친구들을 찾는 중이었다.
그렇게 시작의 조짐은 약간의 불안을 가미하였지만 그래도 좋았고 그 여파는 끝까지 행운을 불러일으켜
정말이지 절대 후회하지 않은 여행길을 누리게 되었다.
이후 뒤늦게 나머지 합류 친구들과 조우를 하고 드디어 출국 수속을 마친 후 탑승 구역으로 들어가
간단한 아침을 챙기고 각자 원하는 대로 남은 시간을 나눠쓰기로 한다.
드디어 비행 탑승, 9시 55분발 아시아나 OZ 371 의 친절할 승무원을 기대하면서 미리 선점한 앞좌석 줄에 서서 기다리다가
뒷번호 승객들이 들어간 후에 드디어 비행 탑승을 하여 가족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출발 준비를 마친다.
그러나 부족한 수면을 비행기 안에서라도 해결해 보려 했으나 역시 잠은 오지 않고 눈을 감고 가기로 한다.
이 모자란 잠은 결국 여행 끝나는 날까지 쭈욱 이어진 채로 계속 비몽사몽의 사연이 주어진다.
그랬어도 기내식으로 나온 비빔밥은 허기진 우리를 위로하였고 따스한 커피는 안점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역시 국내 항공기 기내식은 최고여...라면서
빵과 고추장을 챙겨넣었으나 결국엔 먹지 못하여 버리게 되고
여행시 항상 손목에 차고 다니던 손목시계가 고장나 새로 구입하여 시간을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중인데
심천과는 한시간 차이로 우리나라보다 늦더라는.
그런데 말이지 역시나 중국 입국 수속은 까다롭고 돌발 무작위 선별 타켓으로 함께 이동중이었던 지인이 당첨되었다.
그 이후로 벌어지는 일은 그야말로 거의 협박 수준이었으니 영문을 몰랐던 후발주자인 우리는 뭔 일이래만 연발 중.
게다가 한국어 번역기로 "국경수비대와 대화하는 중" 이라는 멘트까지 나와서 식겁했다....에효.
어쨋거나 인천공항 출발 시점 네 시간 오분 후, 드디어 심천공항에 도착했고 단촐한 우리 일행들은 주해, 심천 담당 가이드를 만났다.
웬만한 가이드, 얼굴에 "나는 빠릿하고 뭐든 알아서 척척"이라는 듯한 얼굴로 서있으나
우리 담당자는 그저 수더분하고 오잉?이 절로 나와 웬지 망한 기분이 들었지만 믿어보기로 한다.
하지만 반전은 있었다.
그 가이드는 일본 교토에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소속으로 매이는 직장생활이 버거워
다시 중국으로 돌아온 나름 4개국어를 하는 엘리트였다는 사실이지만
영혼이 자유로운고로 지금처럼 얽매이지 않는 직업이 좋아서 정년없는 가이드 생활을 오래할 것 같다 라는 후담이고 보면
역시 첫눈에 보이는 것과 조금 다른 가이드이긴 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일년의 여행 기간중 가장 빠른 시기로 선호하는 시기는 3월 초 이 즈음이다.
신학기라 다들 바쁜 와중인지라 여행객들이 많지 않고 명절 지난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어서 여행은 뒷전인 이 시기는
여행하기에 딱 좋은 강추의 계절이며 여행지도 역시 관광객들이 많지 않다....특히 중국은 우리와 사정이 같아서 더더욱.
암튼 중국의 정원이라 불리는 "주해, 주하이"는 화려한 "마카오"와 인접해 있으면서도
특유의 여유롭고 낭만적인 해안가 분위기를 간직한 곳이다.
"주강"을 사이에 두고 왼쪽은 "주해와 마카오", 오른쪽은 "심천과 홍콩"이 근접해 있으며 후에 롯데 타워 보다 높다는
심천의 "평안국제금융센터 타워"-중국내에서 두번째로 높은 599미터-에서 내려다 본 풍경만으로도 그 의미를 알겠더라는.
하여 가이드를 만나 버스안에서 일정 안내를 받으면서 슬쩍 살펴본 시내 광경은 분주하지 않아보여 좋았다.
물론 중국 광둥성의 심천과 중산을 잇는 길고 긴 다리 "심중통도"는 눈으로만 보았어도 대국을 꿈꾸는 중국인들이
왜 그리 최고, 최장의 길이에 목매는지도 알 것 같았다.
일단 첫코스로 심천공항에서 버스로 약 삼십분 소요해 중산공원, 손문 선생의 탄생지로 고고고.
손문, 장개석, 모택동, 화국봉, 등소평,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집권세력에 대해 듣는 동안 머리는 띵...
생각보다 그의 업적을 기리는 중국인들의 발길도 잦은 듯 하고 따듯한 지역답게 나무들이 거의 아열대 식물들이 즐비하고
여기저기 눈에 띄는 나무에 걸어놓은 빨강색 장식행렬은 중국을 벗어나기 전까지 우리 눈에 들어온다.
이어 주해 시내로 이동을 하여 주해의 오페라 하우스 "일월패. 대극원",
누가 봐도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를 흉내냈다는 것을 알겠더라.
조개 모양의 99미터 대형 공간과 66미터의 소형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고 멀리서 보아도 조개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그 옆자락의 쇼핑몰은 또 얼마나 크던지 한바퀴 들러보다가 시간상 포기하였지만
마침 찾아든 날이 정월 대보름이라 풍물패가 쇼핑몰 윗 공간 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어서 눈요기는 충분했다.
사실 심천은 초대형 도시로 발전한 덕분에 어느 곳을 가던지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고 젊은이들이 대세다.
그야말로 IT전문도시가 되어 요즘 흔한 전기차가 기본 교통 수단이며 와중에 BYD본사나, 화웨이, 샤오미가
적을 두고 있으며 드론 강국으로 발전하는 중점 사업도 만만치 않고 태양광 발전설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다.
그야말로 국민소득이 중국내 서열 2인자 도시가 되었다는 가이드 설명에 다시 한 번 대단함을 느끼겠다.
하여 인구 200만이지만 더더욱 인구가 늘어날까 싶어 초고층 아파트를 줄줄이 지어놓았으나
중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관계로 혹은 중국 제1의 부동산업자가 구속되는 바람에
그 여파가 심각해져 완성된 아파트가 공실이요 짓다만 아파트도 수두룩하다.
그러고보면 경제 예측이란 함부로 할 수 없는 것.
이어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주해의 랜드마크인 어녀상, 주해 연인의 거리, 경산해변 관광을 눈요기로 하게 된다.
이어 "북산대원", 청나라 도광 시대에 건설, 광둥성의 고대 역사 문화마을이지만 잠깐의 여유시간에
골목골목을 다니는 동안 비님이 억수로 내려 이르게 철수....그래도 청나라 건물들을 볼 수는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는 있. 었. 다
이어진 광동식 저녁은 중국의 4대 미각을 자랑하는 북경식, 상하이식, 사천식 그리고 광둥식이라는 매력을 느끼기에는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슴슴한 음식이었지만 나머지 일행들은 잘도 먹었어도 미식가 한팀과 쥔장은 영 찜찜한 식사를 하고야 말았다.
이어 숙소를 향해 가는 길, 어쩐지 이번 여행에서는 몸무게를 늘려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전천후 잡식성에 못 먹는 것이 없는 한 사람으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그런데 솔직히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긴 한 건 어쩔 수 없다.
버스에 오르면서 가이드가 전해준 "자연을 우리 입으로 가져온다"는 회사대표의 마인드가 전해지는 생수....물맛도 좋았다.
드디어 숙소 주해 "햄튼 바이 힐튼 청평플라자 호텔" 도착.
여권을 복사하고 다시 돌려 받은 후 각자 2인 1실의 방으로.
다들 곯아 떨어질 요량이나 결국 쥔장은 두어 시간의 수면만 허락 되었다.
왜냐고 묻지 마시라....는 아니고 일단 힐튼 호텔이라는 이름값을 조금 못하더라는.
방음이 부족해서 옆방의 소음이 잠들지 못하게 하고
기본적으로 산골, 조용한 곳에서 잠들던 버릇이 시끄러움에는 여전히 익숙치 않아...에효.
첫댓글 함께 여행했던 기억이 있어선지 안봐도 비디오~! ㅋ~! 늘 미리 준비하고 여행에 임하는 쥔장에게는 좋기도 하고 미진한 점도 있었던듯 하네요.
하지만 완전한? 여행이란게 있기는 한건지 ? 여행하며 일어나는 변수도 또 하나의 재미라니까~!
호텔의 방음이 허접함은 베트남도 같더이다.
ㅎ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족...
이번에는 먹거리가 조금 아쉬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