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뇌경색 일으키는 만성염증
도대체 염증이 무엇이라고? <3>
평균수명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장수의 보편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 역시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중이다. 건강한 노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노인환자 가운데 약물을 한꺼번에 4가지 이상 복용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다. 이른바 100세 시대에 약사가 주목해야 할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고령화시대 약사가 주목해야 할 주요 내용을 시리즈로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호에 이어서>
3. 도대체 염증이 뭐길래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기관지염, 인후염, 중이염, 비염, 폐렴, 피부염, 결막염, 위염, 관절염 등 급성 염증만을 염증으로 생각하여 소염제, 소염진통제 또는 해열소염진통제 등을 추천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염증은 만성 염증이다.
이 만성 염증은 혈관의 탄력성을 잃게 하여 동맥경화 또는 관상동맥 경화증을 초래하거나 뇌졸중이나 뇌경색을 일으키고, 정상세포를 자극하여 암세포로 변형시켜서 각종 암을 유발하는 것이다. 심장혈관의 염증은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일으키고, 뇌조직의 염증이 오래되면 치매를 일으킨다. 기관지 염증은 천식을 악화시키며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도 염증이 근본 원인이다. 이 모든 것은 만성 염증이 무서운 생명 관련 질환을 초래하는 것이다.
(1) 염증 반응과 대식세포(macrophage)
초기 염증에 대한 인체의 반응은 크게 혈관의 작용과 세포의 작용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혈관은 염증 부위로 혈류를 많이 보내도록 하고 해당 부위의 혈류 속도를 느리게, 또한 혈관투과도의 증가로 세포들을 잘 통과시키게 해 준다. 세포들은 혈관에 잘 달라붙고 조직으로 적절하게 이동하여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해 준다.
병원체 침입 등의 이유로 조직이 손상되면 우리 몸의 세포들은 면역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한다. 주로 감염된 곳에 있던 대식세포(macrophage)가 감염을 인식하고 염증 전(pro-inflammatory) 사이토카인을 분비해서 다른 면역 세포를 불러모으고 염증을 발생시킨다.
사이토카인들에 의해 감염 부위의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그 부근의 혈류량이 증가한다. 모세혈관의 확장은 또한 곧 혈관을 감싸는 내피 세포의 간격이 넓어짐을 동반하며, 이에 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해 혈장과 면역 세포들이 혈관을 통과하여 감염 부위로 쉽게 모여들 수 있게 된다.
또한 사이토카인은 혈관의 점착력을 변화시켜 면역 세포들이 혈관에 붙어서 조직으로 쉽게 이동하게 해주고, 지방세포와 근육세포의 신진대사를 증진시킨다.
과민성 쇼크의 원인이 되는 C3a나 C5a 같은 과민성 독소 계열의 보체도 염증반응을 유도한다. 이런 보체들은 호염구(basophil)와 비만세포(mast cell)가 속에 있는 과립을 내보내도록 하고, 평활근의 수축을 유도한다. 이 과립에서 히스타민 같이 혈관에 작용하는 물질이 분비되어 모세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한다. 또한 호중구(neutrophil)와 단핵구(monocyte)가 혈관 벽에 잘 붙도록 해주고 이들이 감염 장소로 이동하도록 화학적인 유인물질 역할을 한다.
이런 식으로 염증 부위에 피와 세포들이 몰려들면서, 그 부위가 붉게 변하고 열이 나며 부어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경이 압박되기 때문에 통증이 생기고, 조직 본래의 기능의 저하 또는 손실을 가져온다. 통증은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과 브라디키닌(bradykinin)과 같은 신경에 작용하는 물질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2) 대식세포의 활성화
우리 몸의 조직 곳곳에는 대식세포가 있다. 대식세포 표면에는 병원체를 인식하는 수용체가 있고 이 수용체를 통해 대식세포가 활성화되면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이 분비된다. 요컨대 조직에 상주하는 대식세포가 염증반응의 신호탄을 울리게 된다. 면역 세포들은 그 파괴적인 특성으로 인해 평소에는 조직에 접근이 제한되고, 특히 호중구는 아예 접근을 못 하도록 되어 있으나, 대식세포에 의해 분비된 사이토카인을 통해 비로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대식세포는 TLR4라 불리는 Toll-like receptor(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TLR4는 그람음성균의 LPS라는 균 세포벽에 있는 물질을 인식한다. LBP(LPS-binding protein, LPS 결합 단백질)의 도움을 받든지 해서 CD14(보조 수용체)에 LPS가 결합하면 MD2와 TLR4와 복합체를 이루게 된다. 이러면 세포 내부에 있는 TLR4의 TIR 도메인이 MyD88의 TIR 도메인과 결합한다. 이를 매개로 MyD88의 다른 도메인에 IRAK4라는 인산화효소가 결합하여 스스로를 인산화한 후 떨어져나와 TRAF6을 인산화한다.
이런 식으로 연쇄적으로 인산화가 일어나면서 IKK라는 인산화효소가 활성화되고, 이는 NFκB에 붙어 NFκB를 억제하고 있던 IκB를 분해하게 된다. 자유의 몸이 된 NFκB는 대식세포의 핵으로 들어가 사이토카인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의 전사를 촉진하여, 대식세포가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도록 한다.
다음은 대식세포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들이다.
△CXCL8
호중구의 수용체에 결합해 중삼구를 감염 지점으로 유인하는 역할. 호중구는 CXCL8의 농도가 높은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케모카인(chemokine)의 일종이다.
△IL-1β
모세혈관 투과성 증가. 참고로 이것은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만성염증에 작용하는 사이토카인 중 하나이다.
△IL-6
근육 및 지방세포의 신진대사 촉진.
△IL-12
단핵구와 NK세포를 유인한다. 단핵구는 대식세포로 성숙하고, NK 세포는 대식세포의 활성을 유지시키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즉 종합적으로 대식세포의 활동이 강화된다.
△TNF-α
IL-1β 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
IL-1β는 비활성화 상태로 합성되어 inflammasome이라는 여러 단백질들이 모인 복합체에 의해 활성화된다. 위에서 설명된 TLR 대신에 NOD(뉴클레오타이드 결합 올리고머화 도메인) 수용체를 통해 합성되지만, NFκB가 활성화되는 경로 자체는 유사하다. IL-1β은 양성 피드백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한번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더욱 촉진된다.
IL-1β, IL-6, TNF-α는 시상하부의 온도조절 중추에 작용하기도 한다. 병원체는 보통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빠르게 자라고, 후천성 면역계가 높은 온도에서 더 활성화되기 때문에 적절한 열은 몸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사이토카인들은 무기력, 졸음 및 식욕 부진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몸의 에너지 낭비를 줄이려는 것으로 추측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