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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오피아 총리, 홍해 접근권에 관한 발언으로 우려 야기
◦ 에티오피아 총리, 홍해 접근권 문제에 관한 논의 촉구
- 지난 10월 아비 아흐메드(Abiy Ahmed) 에티오피아 총리는 TV 연설에서 에티오피아의 홍해 접근권에 관해 발언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2030년이면 1억 5,000만 명에 달할 에티오피아 인구가 바다와 맞닿지 않은 내륙이라는 지리적 감옥에 살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홍해 접근권이 에티오피아에 발전 또는 쇠퇴와 직결된 생존의 문제이며 국제법에 따른 정당한 요구라고 언급했다.
- 아흐메드 총리는 홍해 접근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회피하는 경향을 비판하며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 지부티, 에리트레아 등과 함께 홍해 접근권에 관한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또한 에티오피아가 나일강과 함께 홍해 항구를 사용할 수 있을 때 아프리카의 뿔 지역(Horn of Africa) 전체에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독립 이후 홍해 접근에 제약
- 1993년 에리트레아가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하고 1998년 양국 사이 전쟁이 발발한 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국경은 폐쇄되었고, 에티오피아는 해상 무역을 위해 에리트레아의 아사브(Assab) 항구 대신 매년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5,870억 원) 규모의 사용료를 내고 지부티항을 이용해 왔다. 에티오피아의 수입량 90%는 지부티항을 경유한다.
- 아흐메드 총리는 고대 악숨(Axum) 왕조 지도를 제시하며 홍해 연안 지역이 역사적으로 에티오피아의 영토였음을 주장하는 등 홍해 접근권은 에티오피아의 지리적, 민족적, 역사적, 경제적 권리라고 언급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특히 국제연합(UN) 연구 결과를 인용해, 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에서 항구 접근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25~30%에 달한다고 언급하며 에티오피아가 내륙에 갇혀 경제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경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항구 접근과 사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홍해 접근권, 에티오피아와 이웃 국가 간 갈등 촉발
◦ 에티오피아 총리, 전쟁을 준비한다는 의혹 부인하며 해상 접근권에 대가 제안
- 아흐메드 총리의 홍해 접근권에 관한 발언 이후 에티오피아가 홍해에 접한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흐메드 총리가 협상과 대화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군사적 해법도 선택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0월 26일 아흐메드 총리는 전쟁을 일으킬 의사는 전혀 없으며, 타국의 주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흐메드 총리는 또한 에티오피아군은 역사상 다른 국가를 침공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11월 15일에도 아흐메드 총리는 타국을 침공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언급하는 동시에 홍해 접근권을 논의하자는 요구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 아흐메드 총리는 홍해 접근권 문제가 무력 사용 대신에 평화적인 수단과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인근 국가에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홍해 항구를 이용하는 대가로 에티오피아가 나일강에 건설 중인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댐(GERD)과 국영 기업인 에티오피아항공, 에티오텔레콤(Ethio-telecom) 지분 일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아흐메드 총리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민족적, 문화적 동질성을 강조하며 에리트레아를 포함해 에리트레아, 지부티 등과 연방을 구성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이러한 연방이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과 비슷한 강력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두 나라가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이웃 국가, 아흐메드 총리의 발언에 반발
- 아흐메드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이웃 국가는 냉담하고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에리트레아 정부는 홍해 접근권과 관련된 논란이 지나치고 당황스러우며 이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에시티파노스 아페르워르키 하일레(Estifanos Afeworki Haile) 주일본 에리트레아 대사는 자신의 SNS에 에리트레아는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어떤 선전과 선동도 진실을 바꿀 수 없다고 평했다. 에리트레아의 홍해 인접 지역에 거주하는 아파르(Afar)인을 대표하는 조직인 에리트레아아파르인회의(EANC, Eritrean Afar National Congress)는 아사브 항구를 포함한 해안 지역은 아파르인의 땅이라는 성명을 내고 아흐메드 총리의 발언을 비판했다.
- 알리 오마르(Ali Omar) 소말리아 외무부 장관은 소말리아의 주권과 영토 통합은 신성한 것이며 소말리아는 홍해 접근권 문제에 대한 논의 의지가 없음을 밝혔고, 지부티의 대통령 외교자문관인 알렉시스 모하메드(Alexis Mohamed)는 지부티는 주권 국가로 영토 통합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 네가라 구데타(Negera Gudeta) 아디스아바바대학교(Addis Ababa University) 평화안보연구소 연구원은 이웃 국가들은 아흐메드 총리의 발언을 사실상 전쟁 선포이자 영토 확장 의지로 해석한다고 언급하고 홍해 접근권에 대한 토론 제안이 영토와 주권을 침해할 수도 있는 문제로 해석되어 이웃 국가의 반발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에티오피아의 적극적 움직임에 대한 우려 고조
◦ 홍해 접근권 요구, 국내 정치적 판단도 개입되어 있다는 분석
- 아흐메드 총리의 발언이 국내에서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해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디수 라쉬트위(Addisu Lashitew)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방문연구원은 암하라(Amhara), 오로모(Oromo)인과의 내전, 경제난에 대한 국내 여론 악화에서 눈을 돌리기 위해 아흐메드 총리가 홍해 접근권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 에타나 하브테(Etana Habte) 미국 제임스메디슨 대학교(James Madison University) 교수는 2005년 선거에서도 정치인들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고 지적하며 홍해 접근권 문제가 에리트레아가 독립한 이후 꾸준히 에티오피아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을 동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고 언급했다.
◦ 에티오피아, 홍해 지역에서의 안보 확보 추구
- 구데타 연구원은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국가들은 안보적으로 취약하고 국가 간 상호 신뢰가 부족한 불안정한 지역이며, 에티오피아는 홍해에 접한 국가들이 홍해 접근권을, 자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구데타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에티오피아는 안정적인 홍해 접근권을 확보하여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홍해 지역에 진출해 해군을 구축하여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 케이틸 트론볼(Kjetil Tronvoll) 오슬로대학교(Universitetet I Oslo) 평화분쟁학 교수는 에티오피아가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지부티 등 에티오피아와 맞닿은 홍해 연안 국가들의 권위주의적이고 취약한 정권이 홍해 접근권에 관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협약을 유지할 것이라고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홍해 접근권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ddis Standard, Analysis: Ethiopia’s campaign for sovereign access to port: A start off on the wrong foot?, 2023. 11. 20.
Africa News, Ethiopian PM affirms "no plans for invasion over Red Sea ports access", 2023. 11. 15.
Al-Jazeera, Abiy Ahmed’s imperial ambitions are bad news for Africa, and the world, 2023. 11. 14.
BBC, Ethiopia PM Abiy Ahmed eyes Red Sea port, inflaming tensions, 2023. 11. 08.
Al-Jazeera, Is landlocked Ethiopia starting another war over ports in Horn of Africa?, 2023. 11. 07.
Allafrica News, Neighbouring Countries Reject Ethiopian Leader's Red Sea Comments, 2023. 10. 20.
bne intellinews, Somalia rejects Ethiopia's call for negotiations on Red Sea access, 2023. 10. 18.
Addis Standard, Feature: “A population of 150 million can’t live in a geographic prison” – PM Abiy Ahmed, 2023. 10. 14.
[관련 정보]
1. 에티오피아, 이웃 국가에 항구 접근권 대가로 댐 프로젝트 및 항공 노선 공유 제안 (2023.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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