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영역 진짜 어려웠어요. 어휘수준도 어렵고, 시간도 촉박하고..."
"아∼ 채점하니깐 정말 암울해요. 절망적이에요"수능전 마지막 모의평가를 치른 고3 교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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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평가를 마친뒤 일제히 숨을 죽이고 답안지를 맞춰보고 있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1318virus.net) |
13일, 전국의 44만명의 고3 재학생은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전 마지막 전국 연합학력평가를 치뤘다. 올해로 여섯번째 실시되는 이번 학력평가는 고3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기의 학습정도를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기때문에, 다른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오후 4시 30분, 시험을 마치고 채점을 하고 있는 장훈고 3학년 5반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일제히 숨을 죽인채 책상에 정(正)자세로 앉아서, 눈동자를 답안지와 자신이 푼 시험지를 향해 번갈아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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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4,1,2..."숨을 죽인채 채점을 하고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1318virus.net) |
"아∼" "오∼5번"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3번일까? 5번일까?' 한참을 고민하다 마킹한 답이 맞을때면 그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고, 다른 답을 체크한 경우, 아쉬움의 한숨을 내 쉬는 것이다.
이렇듯 고3 수험생들에게는 문제 하나, 단 1점의 점수가 그 무엇보다 크게 다가온다.
"마지막 시험이라 조금 더 부담이 됐어요. 그런데 채점을 하고나니, 역시나 암울하네요"
이병인(19)군은 이과생인데 수학시험을 잘 못봐서 걱정을 했다. 매범 시험을 볼때마다 어렵게 느끼긴 했지만, 이번 시험은 특히 문제형식이 다양해진것 같아서 풀이가 까다로웠다는것.
한편 수능을 40일 남짓 남겨두고 막판 스퍼트를 올려 공부를 했던 이정한(19)군은 평소보다 수학점수가 올랐다고 좋아했다.
이 군은 "원래는 수학점수가 60점대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77점으로 올랐네요"라며 수줍게 말한다. 이런 이 군을 바라보면 옆에는 한 친구는 "너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증거지. 너 열심히 했잖아"라며 이군의 결과가 당연한 것이라고 인정을 해 준다.
현재 이정한 군은 이번 2학기 수시 모집에서 한국외대와 동국대에 지원했다. "내일모레 논술을 치르는데, 논술시험이 너무 어려워서 떨어질것 같아요"라고 말하지만, 내심 속으로는 붙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군은 "사실 꿈은 선생님이 되는 것인데, 성적이 안돼서 반도체돠나 공대쪽을 지웠했어요"라며 성적때문에 하고 싶은일을 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수능만 보고나면 알바도 하고, 다이어트도 할거예요"
"대학에 들어가면 여자친구도 사귀고, '캠퍼스의 낭만'을 즐겨야죠"고3시절을 겪어본 수험생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할 얘기다. 공부가 되지 않을때 수첩에 적어두었던 '수능 끝나고 하고싶은 일'들이 어느덧 20∼30개가 넘어간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채점을 하고 종례후 집으로 돌아갈 무렵까지 꼼꼼하게 답안지 채점을 하던
최현석(19)군은 마지막 시험이긴 하지만, 아직 수능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학탐구영역이 약해져서 걱정이에요. 빨리 수능끝나고 친구들하고 놀러가고 싶어요" 최군은 어서 그날이 오길 바람한다.
지정연(19,
영등포여고3)양 역시 "수능만 끝나면 알바하고 살뺄거예요"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한편 지 양은 수능 D-day가 40일 안팎으로 다가오자, 컨디션 조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요즘 한창 독감이 유행인데 '혹시나 수능전에 감기가 걸려서 고생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에 특별히 건강을 챙기고 있으며, 낮잠을 자는 시간도 조금씩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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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모의평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수험생들의 발걸음에는 수능에 대한 부담감과 그래도 시험을 끝낸 홀가분함이 교차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1318virus.net) |
문과생인 오병헌(19)군은 공부를 하면서 "좋은대학 가라"는 부모님의 압박이 마음을 더 어렵게 한다고 털어놨다.
"과연 내가 대학을 갈 수 있을지 걱정돼요. 수시 붙은 친구들은 보면 부럽기도 하구요" ,"대학가면 학교 잔디에서 자장면 시켜먹을거예요"
오 군은 지금은 비록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1년 후 누릴게 될 '캠퍼스의 낭만'을 꿈꾸며 오늘도 책장을 넘긴다.
김지훈 기자 /인터넷 뉴스 바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