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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라 텍 - 무 도 장 에 서 생 긴 일
춤~방 이야기 자작글 / 유 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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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같지않게 엘리베이터의 느린 속도가 나를 약간 짜증나게 만들었다.
춤 추는것을 즐기며, 춤과 함께한 나의 인생, 아니 그렇다고 나의 모든 인생이 춤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춤의 세계에 발 디딘것을 아니 오히려 즐기며 감사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왔다.
그러면서 무료하고 냉냉한 이 사회에서 소외되가는 황혼- 청춘남녀의 애환도 하나 둘 느껴보는 그런 재미를 나쁘다고만 할거며 그 누가 우리에게 손가락질하고 또
이런 저런 상념에 잠긴동안 엘리는 9층에서 나를 토해내고 있었다. 입구에서 돈받는 아줌마가 약간의 미소를 보내며 눈인사를한다 아마 오래만이군요 하는 뜻인가보다.
출입문을 밀치고 들어서니 발 들일틈도 없이 비좁은 홀안에는 쌍쌍이 엉키어 돌아가는 남녀 커플. 어느 남자 손님은 그좁은 홀안을 여기저기 훑고다니며 누굴 찾기라도 하는지, 원 ,,,무도장의 진풍경은 이것만이겟는가?
여기는 인생의 무대다. 종합예술이라 하지않았든가? 분명 이곳에는 인생 쌍곡선이 있고 즐거운 비명이 있는가하면 슬픈사연도 분명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나비가 꽃을찾고 벌이 꿀을 따라 날듯이 각자의 한쪽을, 여기 어딘가에 있을거같은 자기의 나머지 반쪽이 어디선가 금방 나타나 둘이서 멋진 춤 실력을 과시하고 둘만의 세계로 빠져드는 착각에 사로 잡힐만 하다.
달콤한 대화와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으리란 막연한 기대속에 저 오빠는 저리도 온 홀안을 이잡듯이 뒤지고 다니며 오늘의 파트너를 찾고있는건 설마 아닐까?...
흐느적거리는 부르스의 선율, 신나는 싸우스-아메리카 탱고리듬, 은은한 장미향의 도롯도 음율, 경쾌하면서 신나는 지루바 멜로듸가 무도장 분위기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그러자 자기들끼리는 필이 꼬치는지 어느 정열적 남 녀 커플이 내뿜는 뜨거운 신음소리가 시끄런 음악소리에 그만 묻혀 버리고 만다. 이건 사실 내가 지어낸 얘기일뿐이다. 그안에서는 웬만한 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들을수도 없다. 음악소리가 내놓는 소음 공해는 가히 메가톤급이다.
그러나 그 위대한 발견도, 황홀감도 꼭 오래가지만은 아닌법인가, 만남뒤에 따라오는 커다란 아픔. 그렇한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하는건 아닐까?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우린 얼마나 더 아파야하는걸까. 얼마나 더 뜨거운 열병에 시달려야하는걸까? 이세상에 공짜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얻는 만큼 잃는것 또한 크다는 순수한 이치를 비로소 오늘 내가 몸소 체험할줄이야 어찌 감히 상상이나 하였겠는가?
남자와 여자의 사랑의 끝은 어딜까? 언제나 우리는 평온함속에서 무한의 행복감에 취해 있을수는 없을까?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 이 세상에 온 이상 우리는 항상 고해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며, 그렇게 살아가야 할것인가? 언제까지나 우리는 하늘에 계신 창조주 만을 소리쳐 불러보고 있을것인가 말이다.
나는 어느새인가 그 무지막지한 콜라텍 건물을 빠져나와 관철동 뒷골목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다. 여기저기 식당 술집에서는 벌써 애주꾼들이 빙 둘러앉아 죄없는 쐬주잔을 들었다 놨다 하고있었다. 그들의 잡다한 대화속을 삐집고 그앞을 지나가는 나에게로 고기 굽는 냄세가 솔솔 새나오고잇었다. 난 잠시 그들이 그사람들이 부럽단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우리가 겪고있는 고통이 어찌 나만의 고통이며 나만의 괴로움이 될수 있단말인가?. 왜 그랫을까? 내가 그토록 맴 설레이며 만나러왓던 영등포 김여사는 왜, 왜? 딴 남자의 품에 안겨 흐느적거리는 부르스 선율에 온몸을 내 맡기고 있었을까? 그 남자는 누구일까? 나보다는 약간 젊어보이는 그 남자의 춤솜씨에 반햇을까? 아님 단지 쬐꼼 젊다는것이 그녀를 꼼짝 못할 유혹으로 마음이 변하도록 하였을까?
그새를 못참고, 약속 장소에 금방 나타날지 뻔히 알면서 왜 나를 기두리지않고 그 남자의 품으로 안겨야햇을까?
그것도 영등포 김여사 자신이 전화를 걸어온 약속이 아니든가?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들 한다. 그러나 여자의 순정을 나는 믿어왔다. 비록 우리가 만난 인연의 끈은 작년에 이곳 콜라-무도장이었지만 주변에 남들 보란듯이 우리의 진실을 이끌어 나갈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었다. 아니 어쩌면 믿고싶은 희망의 강뚝이 우르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내 귓전을 사정없이 때리고 잇었다.
나는 여전히 뚜벅뚜벅 걷고 있었다. 어느새 청계천길을 걷고 있었다, 아직 청계천 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나의 얄팍한 자존심이 그여자를 용서할수가 없엇다, 감히 날 놔두고 딴놈을 넘본단 말인가? 말도 안된다.
그러다가 문득 나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 본다, 까아만 밤하늘엔 별도 없고 달도 없다. 그냥 까맣다. 과연 나는 그럴 자격이 있는가? 진정으로 김여사앞에 떳떳한가? 내가 위선과 거짓의 옷을 벗고 홀랑 설수 있을까? 그래 그런 나는 과연 그 김여사를 만나는 지난 일년동안 딴 여자와는 단 한번의 춤도 단한번의 외도도 없었단 말인가?
이럴때가 남자들이 가장 난감 하면서도 고통스런 부분일것이다. 애인이 되엇든 남편이 되엇든 여자의 이 공격에 과연 성실히 답할수있는 남자가 이 대한민국에 아니 온 세계를 통해 과연 몇사람이나 될른지? 아니라고 하자니 양심이 울고 그렇다고 하자니 불을 보듯 뻔한일.
그것이 궁금하다? 우리 남성들이 생각하는 만큼 여자들은 그리 개방적이지 못하다. 우리 남성들이 흔히 의심하듯 거의 대부분 여성들은 남자들을 대할때 상대를 이성적, 또는 육체적, 쾌락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몇몇 특별한 여자를 빼고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감히 장담할수가있다.
춤을 배우고 그곳에 발을 내디디기 전까지는 나역시 이런데 다니는 여자들은 무척이나 개방적이고 활발하여 마음껏 자유 연애를 만끽할것이라고 나혼자 결정하여 그런 안경으로 여성들을 주시한거는 사실이다.
허지만 얼마가지 않아 나의 실수라는걸 깨닫게 된다. 여성들이 춤을 배우고 알고 그리고 춤세계에 들어왔을때는 그 여자는 이미 많은 세월동안 오랜동안 보수적인 사고속에서 쭈욱 생활해오고 또 그 가정안에서 살아온 장본인 들이 아니겟는가.
그럼으로 그 여자들의 짜여진 사고 방식과 일상속으로 파고 들어갈 자리가 별루 없었다는 얘기고 또한 갑자기 춤을 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틀을 과감히 깰수있는 용기마져도 여자들에겐 없었다는 얘기인거다.
내가 이 세계에 들어와 새삼 느낀 여성상이라고 할까? 이거야 말로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남녀 사랑 만큼이나 상대적인건 없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모든건 상대성 이론에 근거 한다는 소리다.
그래도 난 다음에는 김여사를 더이상 만나지 말어야지 다짐하면서 지나가는 빈 택시에 내 지친 몸뚱아리를 던져 넣고 말았다, 만나지 말아야지.
청계천이 점점 멀어진다, 멀어지는 청계천 모습만큼이나 난 안만날 자신이 있을까?
왠지 약해지려는 내마음을 짐작이라도 하듯이 "손님 오늘 재미 좀 보셧수" 하며 말을 걸었다. 빽미러를 통해 본 그 운전기사의 얼굴은 비시시 웃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쪽집게면 점집이나 채리지 미쳤다구 택시몰고 자빠졌냐 하면서 난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광화문 거리에 나의 시선을 던져버렸다.
내일이면 여전히 나는 종합예술에 푸욱 파묻혀잇는 날 발견하겟지................ 나의 가슴팍이 시려오는 허전함은 더 이상 없기를 바라면서,
내가 탄 개인 택시는 연신내쪽에 있는 내집을 향하여 무섭게 밤길을 가르고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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