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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간 암 면역치료... 대한임상통합의학회 장석원 회장 인터뷰"면역요법, 수술-항암치료 보완... 빠를수록 암환자에게 도움" “20~30년 전만 해도 암환자는 대학병원에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고도 치료가 안되면 허허벌판에 내몰린 심정으로 근거가 없는 비방(秘方)을 찾아 헤매기도 했습니다. 그런 환자들을 상담해주고 새로운 암 치료 정보를 전하고 싶어 암 전문 클리닉을 개설했습니다.”
장석원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회장은 수술, 항암치료, 재발 후 수술, 항암 치료를 반복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암환자를 현실적으로 도울 방법을 찾다가 면역요법을 통한 암 치료의 길로 들어섰다./사진제공=장석원 회장
장석원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회장(내과전문의, 충민내과의원 원장)이 통합의학적 암 치료에 수십 년간 매달리고 있는 이유다. 장 회장의 서울 관악구의 작은 개인병원에서 환자 한 명을 진료하는데 1시간 이상씩 정성을 들이고 있는 것은 그의 평소 지론 때문이다. “환자들이 수술하고 항암치료 하고, 재발해서 또 수술하고 항암치료를 반복하는 악순환을 많이 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통 받는 환자를 도울 방법을 찾고 싶었지요.”
장회장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말기암 상태다. 대학병원에서 표준 치료에 실패해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은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의 병원을 찾는다. 장 회장은 환자가 가져온 진료 기록을 샅샅이 읽고, 1시간 이상 문진을 거쳐 처방을 내린다. 장기간의 항암, 방사선 치료 등으로 면역력이 거의 바닥까지 떨어진 환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미슬토, 자닥신 같은 면역치료제 처방, 고용량 비타민C 주사, 항암 효과가 기대되는 건강기능식품 추천, 식이요법 지도 등이 그가 하는 치료다. 그는 자신의 통합의학적 암 치료법을 정리해 ‘희망을 주는 암 치료법’(2001년 문화관광부 우수 학술도서) 등 3권의 책을 냈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같은 3대 표준 치료법으로 암을 완전히 정복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의료인 중 누군가는 암 환자들의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표준 치료를 받다가 시간을 다 허비하고 몸은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찾아오는 말기암 환자들을 볼 때마다 장 회장은 안타깝다. “암은 세포의 병이고 유전자의 병입니다. 유전자를 바꾸는 것은 환경이니 삶의 환경을 바꿔주면 암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힘(면역력)이 있어야 하는데, 환자들이 말기암 상태로 찾아오니 어찌 해볼 도리가 없지요.” 장 회장은 촛불도 심지가 있어야 태울 수 있는데, 치료 시기를 놓치니 결과가 안 좋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장석원 회장이 면역요법에 대해 쓴 책 <희망을 주는 암 치료법>은 2001년도 문화관광부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됐다.
- 암 치료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저는 환자들에게 3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첫째, 산천지이(山川之異)입니다. 산과 물을 바꿔야 한다는 것인데요, 암 진단 이전의 몸을 완전히 바꾸라는 뜻입니다. 저는 ‘운명을 바꾸라’는 말도 합니다. 암은 세포의 병이고 유전자의 병입니다. 신체 환경을 바꾸면 유전자도 바뀌고 암도 없앨 수 있습니다. 두 번 째로 눈이 밝은 스승을 만나라고 환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환자가 적극적으로 암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주치의를 만나는 게 좋다는 거죠. 세 번 째는 환자도 암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하니 공부를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 치료에 꼭 필요한 것으로 언급된 면역력은 암 치료에서도 꼭 필요한 것인데요, 면역력을 한 마디로 정의해주십시오. “우리 몸 안에 원래 가지고 있는 방어 시스템(defense system)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암이나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게 만드는 면역체계가 잘 돌아가면 코로나19든 암이든 예방, 치료가 가능한 것이지요. 면역력은 다른 말로 자연치유력이라고도 합니다. 면역력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식이요법, 적당한 운동, 명상 등을 통해 얼마든지 높일 수 있습니다.”
- 암을 치료하는 면역요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가끔 불치선고를 받은 암 환자가 아무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 자연치유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인체가 자력으로 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증거이고 암을 퇴치할 또 하나의 방법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우리 몸에서는 인터페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이토카인(cytokine), 즉 세포면역 조절 능력이 있는 항암 물질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해보면 자연치유는 인체에서 생성되는 이들 물질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치유조건이 구비될 때 이루어지는 듯합니다. 이런 조건을 인위적으로 갖춰 암을 치료하려는 게 면역요법입니다. 환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면역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간접적인 치료방법으로, 수술, 화학요법(항암치료), 방사선요법에 이어 제 4 의 요법이라고도 합니다. 제가 암의 자연치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면역요법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 수술, 항암치료 등 암 표준치료를 하는 대학병원의 의료진은 면역요법에 대해 비교적 관심이 적고, 심지어는 항암치료 중에는 면역요법에 해당하는 치료를 하지 말라고 환자들에게 요구합니다. 면역요법과 항암치료는 병행 불가능한 것입니까?
“수술 직후에는 환자 상태가 허락하는 한 빨리 면역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좋고,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최소한 항암치료와 동시에 면역요법을 시행해야 합니다. 암환자 대부분은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습니다. 그런 환자에게 수술 후에 항암제를 먼저 투여하는 것은 허약해진 환자에게 더욱 심한 타격을 주게 됩니다. 실제로 항암제 투여 시 면역세포인 T세포와 NK세포의 수가 현저히 감소됩니다
현대의학의 3대 표준 암 치료법은 오랜 기간 동안 교과서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에 비해 제4의 요법으로 불리는 면역요법은 도입이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탓에 연구 결과가 많지 않습니다. 면역요법이 현대의학의 암 치료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임상시험과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대학병원에서도 면역요법을 이해하고 암 치료에 이용하는 선생님들이 늘고 있습니다.”
- 암 치료에 있어서 면역요법을 시작해야 할 적절한 시기가 있는지요?
“암세포가 환자들의 면역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말기보다는 초기가 효과가 큽니다. 암의 크기가 작은 초기 단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재발을 막고 완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수술 전에 면역요법을 시행하면 암의 진행을 막음으로써 수술 후 회복과 암 치유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나 말기 환자의 경우라도 면역요법은 암의 성장을 억제시키고 통증을 경감시키기 때문에 삶의 질을 높이고 생명의 연장이 가능합니다. 재발한 경우라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면역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로써 환자는 충분히 연명할 수 있습니다."
장석원 회장은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회원들과 함께 면역요법이 표준 암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해주고, 검증을 통해 제4의 암치료법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사진 제공=장석원 회장
- 면역요법에는 어떤 게 있는지요. 요즘 환자들이 특히 더 선호하는 방법이 있는지요?
“미슬토나 자닥신과 같은 면역 증강제를 투여하여 면역세포로 하여금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방법이 있고, NK 주사요법과 같이 면역세포를 직접 암의 치료제로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각각 치료법들은 장점과 더불어 한계도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치료법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습니다.”
- 면역요법 중에서 고용량 비타민C를 정맥 주사하는 게 있는데요, 그 방법이 암 치료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고용량 비타민C 주사요법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 면역요법이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특별히 맞지 않는 환자도 있는지요?
“암 치료도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면역요법은 가능한 한 빨리 할수록 좋습니다. 면역요법은 항암제처럼 약의 힘을 빌려 암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본인에게 갖춰져 있는 면역력을 활성화해 암을 공격하기 때문에 환자의 몸이 지나치게 약해 있으면 바라는 효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등잔이든 촛불이든 심지가 있어야 불꽃이 타오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암세포에 대해 면역감시기구가 아직 반응할 힘을 갖고 있어야 면역요법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암 치료가 끝난 후에 재발 방지를 위해서 면역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있는데, 적당한 기간이 있습니까?
“통상 5년 정도 치료합니다.”
- 암 치료 이후 암환자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할 때 중요한 요소는 어떤 게 있을까요?
“첫째는 신선한 공기고, 둘째는 충분한 휴식입니다. 항암식품을 고루 섭취하기, 피곤하지 않을 만큼 적당히 운동하기, 정상 체중 유지하기, 긍정적인 마음으로 완치에 대한 희망 갖기, 그리고 주치의와 꾸준히 상의하고 조언 구하기입니다.”
- 암환자에게 식이요법이 중요한 이유는 뭔가요?
“암세포는 많은 당을 소비하며, 빠르게 분열합니다. 그리고 주변환경을 산성으로 만들고 주위의 기질로부터 영양분을 뺏어 살아가는데, 이러한 특징을 ‘암 대사’라고 합니다. 우리가 먹는 영양분과 산소를 이용해 공생하며 살아가는 암을 단순히 제거의 대상이라고 여기지 말고, 암이 이용하는 대사를 적극적으로 차단해 암을 휴면상태에 빠지게 함으로써 관리의 대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식이요법은 그런 측면에서 필요한 것입니다.”
- 면역력을 높이는 식이요법에 대해 암환우들에게 어떻게 조언해주시나요?
“우선 현미잡곡밥을 먹으라고 권합니다. 쌀의 씨눈에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각종 비타민, 미네랄, 필수아미노산 등이 풍부합니다. 현미는 이러한 씨눈이 붙어있는 쌀입니다.
과일과 야채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식물도 자외선을 받으면 활성산소가 발생해 산화가 촉진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식물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식물이 함유하고 있는 파이토케미칼입니다. 식물마다 각각 다른 파이토케미칼을 생산하며, 색깔이 진할수록, 향이 강할수록 여러 약리작용을 나타냅니다. 대표적인 항암식품으로 버섯을 들 수 있습니다. 버섯류에 들어있는 베타글루칸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암세포를 제거하는 작용을 합니다.”
- 다양한 암 치료법 중에서 선택을 할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을 하면 좋을지요.
“암은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므로 생명이 걸린 결정을 바로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이틀 치료를 안 받는다고 해서 암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사에게 신뢰가 가고 의사가 제안하는 치료법이 최선이라는 확신이 설 때 치료법을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물론 상태가 심각한데 치료를 여러 날 미루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아무런 모험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입니다. 실패가 두려워서 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치료 기회마저 잃게 됩니다.”
- 암환우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개 구충제 펜벤다졸의 효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펜벤다졸은 동물의 체내 기생충이 먹는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하여 기생충을 굶겨 죽이는 구충제입니다. 같은 작용으로 인체에서도 암세포로 가는 영양분을 막아 암세포를 굶겨 죽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를 언급한 논문도 존재하니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회장을 맡고 계신데, 이 학회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의학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눈부신 발전을 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서양의학만으로 모든 질병을 치료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완대체의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습니다. 보완대체의학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서양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상당 부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완통합의학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의사들에게 민간요법, 자연요법이나 영양요법 등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고, 지금도 보완대체의학의 범주에 속하는 치료법은 (현대)의학과 비교해 과학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전통의학을 비롯해 여러 민간요법 등을 사용하고 있었고,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가운데 효과를 보는 경우도 없지 않았습니다.
일부 의사들이 보완대체의학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나누고,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요법만을 선별해 (현대)의학과 병행함으로써 상호보완을 이루는 방법을 택하려고 하는 게 바로 통합의학입니다. 통합의학을 국내에 정착시키고, 새로운 의학의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기 위해 대한보완통합의학회가 창립되었습니다. 2004년 창립한 대한보완대체의학회가 2009년 대한보완통합의학회로 이름을 바꿨고, 지난해 다시 대한임상통합의학회로 변경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2000여 회원들은 매년 봄, 가을 학술 대회를 개최하여 최신 통합의학의 흐름과 지식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회장으로서 목표는 어떤 것입니까?
“다양한 의학에 대해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분명히 한계가 존재하는 현대의학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보완통합의학을 무조건 배척만 할 것이 아니라 검증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고 환자의 진료에 도입할 수 있는 기틀을 확립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입니다. 이를 통해 통합의학을 제도권으로 진입시키는 것이 저희 학회의 1차 목표입니다.”
출처 : 캔서앤서(cancer answer)(http://www.cancerans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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