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야생화와 고택나들이
나무기둥은 오랜 세월을 품어 군데군데 속살을 드러냈다. 한지를 붙인 창호로 삼면을 두른 작은 정자는 조그만 연못을 끼고 있다. 창호를 열어젖히면 세 방향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정자는 냉기가 도는 듯하다. 작은 현판에 붙은 이름은 함월정. 350여 년 전 이 집의 주인이었던 조선 후기 학자 최응성의 호이기도 하다. 고택은 안채와 사랑채, 우물과 정자, 사당까지 그 구조를 잘 보존하고 있다.
마당 곳곳에 핀 100여 종의 야생화는 생활하는 집으로서의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방에서 활짝 열린 창을 통해 내다보면 우물가의 정겨운 모습이나 꽃나무의 싱그러운 풍경이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야생화는 보기에 예쁘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도시에서 온 손님에게 석부작(石附昨, 난이나 분재를 돌에 붙여 만든 장식품)이나 꽃차 만들기 같은 체험 거리도 제공한다. 고택에서 할 수 있는 체험은 꽤 다양하다. 연잎 무성한 여름이 되면 연잎밥 만드는 체험이 기다린다. 인절미나 화전을 만들거나, 다도 체험을 하거나, 나물을 캐서 비빔밥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투호나 널뛰기, 제기차기 같은 전통놀이를 즐기거나 음악 동호인들이 모여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안채와 사랑채, 우물과 정자, 사당까지 그 구조를 잘 보존하고 있다.
[Interview] 충주야생화와 고택나들이 유후근 님
“저희 집은 조선 후기 양반 가옥의 모습을 간직한 문화재입니다.”
유후근 사장은 집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충주야생화와 고택나들이의 전신은 함월 최응성 선생의 생가입니다. 최응성은 권상하의 제자고, 권상하는 우암 송시열의 제자예요.” 고택 정자 현판의 ‘함월정(涵月亭)’은 ‘달을 머금었다’는 의미로 권상하가 붙인 이름이다. “이 집은 원래 살미면 무릉리에 있었어요.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마을이 수몰되어 이곳으로 옮겼죠.“ 유후근 사장은 고택을 구입해 수년에 걸쳐 옛 물건도 가져다 놓고 야생화도 심으며 꾸미고 가꿨다. 그런 탓에 손님들에게 모양이 특이한 꽃의 이름을 알려주며 집안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손님들이 편히 머무르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작은 것에도 세심히 신경 쓴다. ”조식을 주문하면 한정식으로 정성껏 대접합니다. 현지인 추천 맛집을 알려드리거나 충주 관광코스를 조언해드리기도 해요.“
주 소 : 충청북도 충주시 살미면 중원대로 2220
문 의 : 010-5485-7744
홈페이지 : https://blog.naver.com/huhuman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