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3월5일날 화순 이양지에서 마라톤대회가 열렸었는데 그땐 정규대회가 아니라 훈련을 위한 급조된 형식이었는데 이번엔 '광주일보 3.1절 마라톤대회'라는 타이틀이 걸렸다.
작년엔 27Km를 뛰고 말았는데 지금 보니 페이스가 오늘날에 비해선 급이 달랐다.
주변 여러 좋지 않은 습관과 상황들이 누적되며 노화까지 곁들여지다보니 경기력은 입문 첫해에도 못미칠 정도로 떨어진 터라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
두철의 차를 타고 안선생님과 셋이서 호남고속도로를 달려 대회장소까지 무난하게 도착했고 홍수조절기념관을 중심으로 대회본부가 설치 되어 있어 주차후 움직이는 경로도 훨씬 짧아져 여유가 있다.
기온은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차갑지만 바람이 거의 없어 비닐커버를 일찌감치 벗어 던지게 되었다.
작년엔 풀코스 3시간45분 페이스메이커 무리를 3회전 중반까지 따라갔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올핸 30km 2시간45분을 따라서 가다가 4Km 무렵부터 앞서 나가기 시작한다.
나중에 보니 이게 별로 좋은 결정이 아니었네 휴우~
앞질러 나간 뒤 나름 의욕을 가지고 2시간40분 정도의 목표를 향해 페이스를 나름 고르게 유지하며 달렸고 그게 거의 막판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최소 500미터는 차이가 나야만 되는 페이스메이커 무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착시효과가 생기고 급기야는 27Km를 앞둔 즈음에 따라잡히고 말았다.
5Km 매 바퀴마다 27분 내외로 잘 유지하며 달렸고 마지막 회전에선 스퍼트라도 하며 저 무리들을 따돌려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게 거꾸로 된 것.
여러가지 이유중에 심리적인 면이 가장 큰 원인일테고 그것만큼 비중을 차지한 건 무급수 무보급의 형태를 고집했던 점 일게다.
보통 하프까지는 일체 아무것도 손대지 않고 달리던 게 습관이 되었고 예전 전성기땐 혼자서도 평균 4'20" 내외의 페이스로 32Km까지를 무급수로 훈련했었는데...
크게 놓친점이 있다면 시간에 따른 누적피로, 그땐 30이나 32Km를 달렸더라도 2시간20분 내외에 맞춰낼 수가 있었지만 지금 문제가 된 그 시점이 바로 누적된 그 시간이었으니 어떤 페이스로 달리던 간에 2시간을 넘어서면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말씀.
갤럭시워치6는 여느때와 다르게 대회 표지판보다 먼저 랩타임이 찍히고 그것이 누적되다보니 5회전, 25Km 무렵엔 표지판이 200미터나 남았는데 벌써 랩타임이 넘어가는... 당연히 이것도 페이스에 관한 정리가 되지 않는...
아무튼 페이스메이커 무리가 앞서 나간 뒤 왼쪽 햄스트링에 쥐가 올라오고 잠시 멈춰서서 경련을 달랜 뒤 플랜을 바꾸게 된다.
아직도 목표했던 시간에 비해 많이 까진게 아니기에 못 먹어도 고!
어차피 대회장에서 가장 먼 곳까지 와 있는 상황이라 달리 선택지도 없다.
내발로 움직여서 가는 것 이외엔
마음을 달리 먹으니 또 거짓말처럼 몸이 괜찮아 진다.
이건 뭐!
이미 시계도 멈췄고 몸도 잠시 멈췄지만 결승점을 향한 움직임은 더 빨라졌다.(기분상으로만)
저 앞에 노랑풍선을 눈에 넣고 다시 거리를 가늠해가며...이제까지 다섯바퀴는 저네들이 나를 보며 달렸겠지만 이제는 내가 보며 간다.
5'29", 5'22", 5'21", 5'17", 5'18"
5'12", 5'08", 5'17", 5'17", 5'19"
5'29", 5'28", 5'28", 5'24", 5'20"
5'26", 5'21", 5'19", 5'26", 5'20"
5'21", 5'21", 5'31", 5'28", 5'22"
5'23", 5'37"....
최종 대회기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