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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역사가인 나는 더 이상 ‘하느님이 어떻게 인간이 되었나’ 하는 신학적 문제로 고민하지는 않지만, ‘인간이 어떻게 하느님이 되었나’ 하는 역사적 질문에 관심을 갖는다. 물론 이 질문에 대한 전통적인 답변은 ‘예수는 실제로 하느님이었고, 자신이 하느님이었다는 것을 가르쳤으며, 항상 하느님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18세기 말 이후 역사가들은 이러한 진술이 역사상 예수에 대한 올바른 견해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자기들의 입장을 규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강력한 논거들을 제시했다. 만일 이들이 옳다면 우리에게는 당혹스런 문제가 남는다. 예수가 하느님이라는 신앙은 어떻게 발생했는가? 왜 예수의 초기 제자들은 그를 하느님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는가?(p.7)
황제숭배와 그리스도교는 단순히 병행적으로 이루어진 발전이 아니었다. 이것은 하나의 경쟁이었다. 진짜 신인神人은 누구인가? 황제인가, 예수인가? 나는 그 순간에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진공상태에서 하느님 차원으로 올린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들은 자신이 살던 환경과 대화하면서 그 영향 아래서 예수를 신으로 받들었던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다른 이들이 이미 그렇게 생각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것이 번개처럼 나를 내리쳤다.(p.63)
과연 우리는 부활 사건에 대하여 역사적으로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이 시점에서는, 역사가들이 설령 개인적으로 부활을 믿더라도, 예수가 정말 육체적으로 죽음에서 일으켜졌음을 긍정하기 위해 역사학적 훈련을 통해서 익힌 지식을 사용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나는 역사가든 누구든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그들의 신앙 때문이지 역사학적 연구 때문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싶다. 그리고 부활을 믿지 않는 이들도 역사학을 토대로 부활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예수 부활을 믿거나 믿지 않는 문제는 신앙적 사안이지 역사적 지식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pp.171~172)
후대 신학자들은 ‘낮은’이나 ‘입양’ 그리스도론이 부적절하다고 여겼지만, 나는 처음에 이 관점을 유지했던 사람들에게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것이었는지 간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예수는 ‘단지’ 하느님의 아들로 입양된 존재가 아니었다. 이 강조점은 완전히 잘못되었다. 그들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위로 예수가 고양되었다고 믿었다. 그는 불가능할 만큼 높이 고양된 상태로 들어올려졌다. 이것은 그리스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생각이었다. 실제로 그는 만물을 지으셨고 만백성을 심판하실 전능하신 하느님 다음 지위로 격상되었다. 예수는 하느님의 유일한 아들이었다. 이것은 그리스도에 대한 낮은 이해도 열등한 이해도 아니었다. 놀랍고 엄청난 관점이었다.(p.273)
역사가들은 진리에 대한 초기의 논쟁을 묘사하기 위해서 정통, 이단, 이설 같은 용어들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역사가들이 궁극적으로 옳은 쪽을 잘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유력한 쪽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최후에 승자가 된 쪽은 그리스도인들이 믿어야 할 것을 결정했고 ‘정통’이라 불리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체로 유력한 관점을 내세웠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이 옳다고 선포했기 때문이다. 현대의 역사적 관점에서 ‘이단’ 또는 ‘이설’은 그저 논쟁에서 진 관점일 뿐이다.(pp.340~341)
아리우스의 관점에서는 하느님 자신만 제외하고 모든 것이 시작을 갖고 있다. 오직 하느님만 “시작 없이” 계신다. 이 말은 하느님의 말씀인 그리스도가 하느님과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는 온전한 하느님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에 의해 바로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이라는 칭호를 지니지만 ‘참된’ 하느님은 아니다. 오직 하느님만 참된 하느님이다. 그리스도의 신성한 본성은 아버지로부터 유래한다. 그는 우주가 창조되기 전 어느 시점에서 존재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는 하느님의 창조물이거나 피조물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리스도는 하느님께 종속되고 모든 면에서 하느님보다 열등한 일종의 2등급 하느님이다.(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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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떻게 그리스도교는 갈릴래아의 가난한 예언자를 신으로 받들게 되었는가?
2천 년간 이어온 예수 신화(神化)의 밑동을 들여다본다.
바트 어만은 가장 논쟁적이면서 대중적인 베스트셀러 성서학자로서, 8년간 연구 성과인 이 책을 통해 인간 예수를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들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내고, 그리스도교의 궁극적 질문에 대한 역사적 탐구를 전개한다.
세계 최대의 종교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리스도교는 창시자인 예수가 하느님이라는 주장을 가장 핵심적인 교리로 삼는다. 반역죄로 십자가에 처형된 벽촌 갈릴래아 출신의 가난한 유대인 예언자는 어떻게 인간에서 신으로 승격되었을까? 바트 어만은 이러한 질문들에 신앙인이 아닌 역사가로 대답한다. 역사의 전개과정에서 이루어진 극적인 전환을 통해 제자들이 예수를 하느님이었다고 주장한 이유뿐 아니라, 그들이 이 주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내준다. 이를 위해 무엇이 역사적 사실이고 그렇지 않은가를 규명한다. 생동감 있고 도발적인 이 책은 예수의 신성이 교회의 교의가 되는 데 걸린 300년의 과정을 재미있는 한 편의 소설처럼 펼쳐낸다. 아울러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놀랍고 복잡한 주제를 누구나 읽기 쉽게 전달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들과 비그리스도인들의 다양한 예수관에 대해 선명하고 균형 잡힌 논의를 제공해준다. 오로지 교회에서 가르쳐주는 정통 시각 한 가지만이라는 믿음을 강요받으면서도 거기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던 많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는 이처럼 역사적 접근에 의한 성찰을 제시한 이 책은 또 다른 대안으로 읽혀질 수 있을 것이다. 신자가 아닌 일반인은 신앙의 차원을 넘어서서 인류의 중요한 정신적 자산인 한 종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주 드라마틱하고 수월하게 접할 수 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그리스도교의 기본원리가 성립해가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서양의 문명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기초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 책 내용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 그리스도교의 궁극적 질문에 대한 역사적 탐구
저자 바트 어만은 오늘날 가장 유명하고 논쟁적인 성서학자이자 그리스도교의 역사ㆍ문헌ㆍ전통에 대한 뛰어난 해설가다. 그의 저작은 옹호자들과 비판자들 사이에서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8년 동안 연구하고 펴낸 이 책에서, 반역죄로 십자가에 처형된 갈릴래아 출신 묵시론적 예언자가 만물을 창조한 유일한 하느님과 동일하게 여겨지게 된 이유를 역사적 과정에서 밝혀낸다. 예수의 이러한 변모는 어떻게 일어났는가? 예수는 어떻게 유대인 예언자에서 하느님으로 전환되었나? 어만은 이러한 질문들에 신앙인이 아닌 역사가로 대답한다.
「1장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신성한 인간들」에서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밖 그리스와 로마 세계가 폭넓게 공유했던 신성한 존재들과 인간들이 겹쳐지는 신적 영역을 다룬다. 이를 통해 예수뿐만 아니라 신처럼 받들어졌던 다른 인물들을 확인해보게 된다.
「2장 고대 유대교의 신성한 인간들」에서는 고대 유대교 세계 내부에 존재했던 신성한 인간들이 부각된다. 고대의 많은 유대인들은 천사 같은 신성한 존재들이 인간이 될 수 있으며 인간도 신성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어떤 인간들은 실제로 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성서 이외의 문헌뿐만 아니라 성서 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장 예수는 정말로 자신을 신이라고 생각했나?」에서는 역사상 예수의 삶을 살펴본다. 저자는 복음서들이 제기하는 문제점들을 논의하면서, 예수를 묵시론적 예언자로 바라볼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수가 수행한 공적 직무의 기본 취지를 다룬 다음, 유대의 로마 총독 본티오 빌라도에 의해 십자가에 처형된 사건들에 대해 논의한다. 여기서 저자는 ‘예수는 자신을 어떻게 이해했고 묘사했는가?, 예수는 정말로 자기 자신을 신적 존재로 이야기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예수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4장 예수의 부활,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에서는 역사적 관점에서 ‘부활에 대하여 실제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예수의 부활과 관련해 아리마태아 요셉이 예수의 시신을 거두었고 셋째 날에 일부 여성제자들이 빈 무덤을 발견했다는 이야기 등은 확실한 역사적 자료로 볼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역사가들이 예수 부활에 관한 전승에 대하여 알 수 없다는 것이다.
「5장 예수의 부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에서는 그럼에도 부활과 관련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을 거론한다. 저자에 따르면 예수의 몇몇 제자들이 예수가 죽은 후 그가 살아 있음을 보았다는 주장은 증거가 분명하고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자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예수 ‘환시’를 보았는가? 그들은 언제 예수 환시를 보았는가? 그리고 그들은 환시를 어떻게 해석했는가? 등을 추적해간다.
「6장 하느님의 아들이 된 예수」에서는 예수의 제자들은 초기에 환시 체험에 기반을 둔 부활신앙을 통해서 예수가 하늘로 들어올려졌고, 하느님의 외아들로서 그분 오른편에 앉아 있다고 믿게 되었다는 점을 주장한다. 이 신조들이 예수를 신적 존재로 이해한 첫 번째 그리스도론들이다.
「7장 세상으로 내려온 예수」에서는 후대에 발전되고 유지되어온 여러 그리스도론적 관점들을 다룬다. 이 관점에서 예수는 단순히 신성의 차원으로 고양된 인간일 뿐 아니라, 지상에 인간으로 오기 전에 하느님과 함께 있던 선재하는 신성한 존재였다. 저자는 이러한 ‘육화’ 그리스도론과 더 이른 시기의 ‘고양’ 그리스도론 사이의 주요 유사점과 차이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쓰인 정경 복음서인 요한복음서에서 육화와 관련된 핵심 구절을 탐구한다.
「8장 신약성서 이후, 갈 길이 막힌 2,3세기 그리스도론들」에서는 2,3세기 그리스도론의 복잡한 양상을 다룬다. 그리스도의 본성에 대한 논쟁은 3세기 말에도 해결되지 않았으며, 4세기 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후 곪아터지게 되었다. 당시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가 하느님이라고 믿었지만 여전히 ‘어떤 의미에서?’라는 의문은 그대로 갖고 있었다.
「9장 니케아 공의회, 예수 완전히 하느님이 되다」에서는 아리우스 논쟁과 니케아 공의회의 과정을 통해 어떻게 그리스도교 교리가 정립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초기에 우세했던 아리우스의 입장은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이단으로 몰린다. 이 공의회에서는 그리스도가 하느님과 항상 함께 존재했으며 본성상 하느님과 동등하다는 입장이 정립된다.
「맺음말: 역사적 예수에서 신으로, 그 여파」에서는 이 특별한 신학 논쟁이 해결된 이후의 결과를 다루었다. 그러나 이 논쟁들은 그 이전 역사를 파악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역사기록에 담겨진 특별히 핵심적인 그리스도론적 질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밝힌다.
역사적 예수를 찾아서,‘신이 어떻게 인간이 되었나’에서 ‘인간이 어떻게 신이 되었나’로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에는, 나자렛 예수가 하느님이었고 지금도 하느님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오늘날 가장 유명하고 논쟁적인 성서학자이자 그리스도교의 역사ㆍ문헌ㆍ전통에 대한 뛰어난 해설가인 바트 어만은 이 책을 통해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신학적 차원이 아닌 역사적 차원에서 다루면서 예수의 신성이 교회의 교의가 되는 데 걸린 300년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바트 어만 자신이 더 이상 ‘하느님이 어떻게 인간이 되었나?’ 하는 신학적 문제로 고민하지는 않지만, ‘인간이 어떻게 하느님이 되었나?’ 하는 역사적 질문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제기한다. 역사의 전개과정에서 이루어진 극적인 전환들은, 제자들이 예수를 하느님이었다고 주장한 이유뿐 아니라, 그들이 예수의 신성을 다양하게 이해했다는 사실도 드러내준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놀랍고 복잡한 주제를 누구나 읽기 쉽게 전달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들과 비그리스도인들의 다양한 예수관에 대해 선명하고 균형 잡힌 논의를 제공한다.
예수가 하느님이었다고 주장하도록 이끈 것은 부활신앙이었다. 바트 어만은 예수가 정말로 부활했는지는 역사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예수의 일부 추종자들이 예수가 죽음에서 일으켜졌음을 믿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만약 예수가 부활했다고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면, 예수는 오늘날 실패한 유대교 예언자로만 알려졌을 것이다. 이처럼 바트 어만은 무엇이 역사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그럴 수 없는가를 구분하면서 역사적 예수를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들을 추적해간다.
무엇이 예수를 신으로 만들었는가?, 예수 신화(神化)의 역사적 연원
신약성서와 초기 그리스도교에 대해 지난 200년간 현대 학문이 중요하게 발견한 것 중 하나는 예수 생전에는 추종자들이 그를 하느님이 아니라 철저하게 인간으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예수를 교사나 랍비, 심지어 예언자로 보았으며, 몇몇은 예수를 아주 인간적인 메시아로 생각했다. 바트 어만은 예수 추종자들이 예수 생전에 그를 하느님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예수 자신도 하늘에서 온 신성한 존재라고 하지 않았음을 주장한다.
확실히 예수는 누구였던가? 이른바 ‘그리스도론’은 신학이나 종교학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문제 중 하나다. 예수가 누구였던가 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그만큼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지금의 네 복음서마저도 예수가 누구였던가 하는 데 대해 동일한 대답을 주고 있지 않다.
바트 어만은 인간 예수를 신으로 보는 믿음이 어떻게 생겼는가에 대한 역사적 과정을 다음과 같이 추적한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 심지어 유대인들에게까지도, 인간이 신이 되기도 하고 신이 인간이 되기도 하며, 위대한 인물은 신이면서 동시에 인간이라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었다는 것이다. 예수는 스스로를 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했다’고 믿었기에 예수를 신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확실히 예수가 신이 된 연유는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했다’는 제자들의 믿음과 관련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정말로 예수가 부활했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저자가 주장하듯이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공관복음서(마르코, 마태오, 루가복음)에서는 초기 제자들의 예수 신앙과 달리 예수가 세례나 출생에 의해서 하느님의 아들로 ‘고양’되었다고 믿었다. 바트 어만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사후 몇 년간 그들의 예수관을 발전시켰을 때, 가장 초기의 고양 그리스도론이 아주 빨리 육화 그리스도론으로 변형되었다고 주장한다. 바울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에 온 하느님의 천사로 보고 그의 선재성을 강조했다. 요한복음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가 선재하는 하느님의 육화(肉化)라 보았는데, 기본적으로 육화 그리스도론이 결국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이런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친 다음, 초기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예수에 관한 논쟁 중 이긴 편이 된 정통설들과 진 편이 된 이단설들을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다. 일부 사상가들은 예수가 온전히 인간이었지만 신은 아니었다고 주장했고, 다른 이들은 예수가 온전히 신이었지만 인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실상 두 존재였다고 하면서 한편으로 신이고 다른 한편으로 인간인데 예수의 공생활 동안에만 일시적으로 결합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모든 관점은 철저하게 ‘이단’으로 선포되었다.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가 소집한 니케아 공의회에서 모든 것이 정리된다. 콘스탄티누스는 자기가 일치된 교회를 이루었다고 믿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와 영원히 공존한다. 그는 항상 존재했고 하느님 아버지와 “동일본질”이며, 과거로부터 영원히 참된 하느님이다’라는 교리가 정립된다. 바트 어만은 니케아의 그리스도는, 당국의 권위에 대항하고 국가에 반대한 죄로 갑자기 십자가형에 처해진 갈릴래아 벽촌의 묵시론적 방랑 설교자인 역사적 예수와는 전혀 다르며, 그의 실제 삶과 상관없이 예수는 이제 완전히 하느님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역사적 재맥락화, 예수에 대한 이해는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바트 어만은 이처럼 당시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벽촌인 갈릴래아의 한 예언자가 어떻게 신이 되었는지 그 과정을 추적한다. 저자는 예수가 진공상태에서 하느님 차원으로 격상된 것이 아님을 당시의 시대적 맥락 속에서 밝혀낸다. 예수의 제자들은 자신들이 살던 환경과 대화하면서 그 영향 아래서 예수를 신으로 받들었던 것이다. ‘예수의 제자들은 어떤 의미에서 그를 신성하다고 이해하기에 이르렀는가?’ ‘그들이 십자가에 처형된 갈릴래아 출신 설교자 예수를 하느님이라고 생각하게 한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런 질문들과 당대의 논쟁은 이전 역사를 파악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6awX5tO6Yec
시대별로 예수를 이해하는 방식에는 변화가 있었다. 바트 어만은 이를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항상 예수를 재맥락화((recontextualization)해왔다”고 표현한다. 예수의 첫 추종자들은 예수가 죽음에서 일으켜졌고 하늘로 고양되었다고 믿게 된 이후에 예수를 재맥락화했다. 그들의 예수는 이전의 예수가 아니었으며, 그들은 자기들이 마주친 새로운 상황에서 예수를 이해했다. 후대의 신약성서 저자들도 자신의 상황에서 예수를 재맥락화하고 이해했다. 예수를 묵시론적 예언자라기보다는 인간이 된 신성한 존재로 이해했던 2,3세기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다. 예수가 항상 존재했으며 지위와 권위와 능력에서 하느님과 항상 동등했다는 입장을 견지한 4세기 그리스도인들도 그렇게 했다. 바트 어만은 오늘날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예수를 재맥락화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바트 어만은 예수의 신격화 과정에 대한 논의를 펼칠 때 개인의 정신적, 영적 여정이 어떠했는가를 연관시키면서 이야기해간다. 저자의 진솔한 자기 고백은 이 책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매우 적절하게 작용한다. 자신이 비록 불가지론자로서 예수를 인간으로 보게 되었다고 하면서도 예수가 선언한 윤리적 원칙들을 “재맥락화”하여 그 원칙들을 자기의 삶 속에 체화했다는 고백은 귀담아들을 만한 메시지다. 예수의 가르침은 시대를 통해 언제나 재맥락화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리라는 그의 통찰은 우리에게 더욱 열린 지평을 보여준다.
예수를 보는 시각이 오로지 교회에서 가르쳐주는 정통 시각 한 가지만이라는 믿음을 강요받으면서도 거기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던 많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는 이처럼 역사적 접근에 의한 성찰을 제시하는 이 책이 또 다른 대안으로 읽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사성이 배제된 강고한 신학적 입장이 가져온 배타성을 환기시키는 데에도 일정 정도의 효과를 기대한다. 신자가 아닌 일반인은 신앙의 차원을 넘어서서 인류의 중요한 정신적 자산인 한 종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주 드라마틱하고 수월하게 접할 수 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그리스도교의 기본원리가 성립해가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서양의 문명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기초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대한 평가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는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놀랍고 복잡한 주제를 누구나 읽기 쉽게 전달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들과 비그리스도인들의 다양한 예수관에 대해 선명하고 균형 잡힌 논의를 제공한다.
- 일레인 페이절스(프린스턴 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영지주의 복음서? 저자)
어만은 또 해냈다! 생동적이고 도발적인 이 책에서 그는 초기 그리스도교의 그리스도론과 그것이 담고 있는 미묘하고 폭넓은 논의를 제공하고 있다. 어만은 예수를 묵시적 설교가이자 인간으로 이해하는 관점에서 완전히 신적인 존재로 보게 되는 변화를 추적하면서, 성서적ㆍ비성서적 문헌을 해석하는 뛰어난 기술을 보여준다. 이 책은 뛰어난 학자가 쓴 중요하고 이해하기 쉬운 저술이다.
- 마이클 쿠간(하버드 신학대학원 교수,『새 옥스포드 주석 성서』편집자)
어만은 무엇보다도 지적 정직성을 우선시한다. 그가 신비성을 제거하는 주제에 대하여 성서학자들은 종종 모호한 말을 쓴다. 신앙인이든 비신앙이든 이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존 콜린스(예일 대학교 구약성서 교수)
고대 유일신론은 유일하신 하느님이 어떻게 ‘아들’을 가질 수 있도록 허락했는가? 어만은 천사들과 우주적 세력들과 무수한 반신적(半神的) 존재들로 가득한 유대교적 세계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이 세계에는 자그마한 메시아적 분파를 위해 죽음에서 일으켜진 나자렛 예수도 있었다.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는 니케아 이전의 전체상을 생동적으로 보여준다.
- 폴라 프리드릭슨(『유대인의 왕 나자렛 예수』저자)
책속으로 추가
당분간 알렉산더와 그 동료들이 그 시대를 쟁취했고, 콘스탄티누스는 자기가 일치된 교회를 이루었다고 믿었다. 이 쟁점들이 잠시 동안은 해결되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와 영원히 공존한다. 그는 항상 존재했고 하느님 아버지와 “동일본질”이며, 과거로부터 영원히 참된 하느님이다. 니케아의 그리스도는, 당국의 권위에 대항하고 국가에 반대한 죄로 갑자기 십자가형에 처해진 갈릴래아 벽촌의 묵시론적 방랑 설교자인 역사적 예수와는 전혀 다르다. 그의 실제 삶이 어떻든지 간에 예수는 이제 완전히 하느님이 되었다.(p.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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