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 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 얼굴 반찬이 없으니 인생에 재미라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시집『말똥 한 덩이』(실천문학사, 2008) 출처: https://cloudleisurely.tistory.com/940 [하얀구름 따라 유유자적(시, 기사 외 펌 금지):티스토리]
첫댓글
식사시간에 TV를 켜야
여럿이 앉아 밥먹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밥상머리 베프가 되었답니다 ^^
디카시를 읽다가 문득 이 시가 떠올라서요...
얼굴 반찬
공광규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 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 얼굴 반찬이 없으니
인생에 재미라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시집『말똥 한 덩이』(실천문학사, 2008)
출처: https://cloudleisurely.tistory.com/940 [하얀구름 따라 유유자적(시, 기사 외 펌 금지):티스토리]
ㅎㅎㅎ~~
그래서 Tv를 켜두고
보는둥 마는둥 목소리
들으며 먹는답니다
밥상 머리 얼굴이 거의 늦게들
들어오니 혼식이 많지요 ㅡ
혼식도 자주하니 습관이
되서 나쁘진 않네요
베프를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바꿔야겠어요 ^^
맞아요 드라마가 밥상머리 베프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