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이 '선생 김봉두'를 찍는다고 했을때 여러가지 반응이 나왔을게다.
또 코미디를 찍어? 혹은 오직 차승원 혼자만이 대중성을 지닌 배우잖아.
걔 혼자서 될까...?등등 약간의 걱정의 눈빛을 지니면서 봤을거다.
개봉이 하기전 시사회의 반응은
재미있다,차승원 혼자서 충분하다, 감동을준다는등 아주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고
대부분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이은 우리영화 대박조짐을 예상했었다.
드디어 개봉!!!
한 사람의 관객으로써 영화를 20자평 하자면 '웃기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게 기분이 좋다'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매스컴에서 떠들어대서 이제 더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지만은
차승원 그는 이제 코미디에 물이 오른 사람이 되버렸다.
소극적이지도 않고 너무 오버하지도 않고 '딱 거기까지만'해야하는 코미디 연기를 그는 감을 잡은 것 같다.
차승원의 이야기는 더해도 무리가 없겠지만
혼자 영화를 이끌기에 정말로 잘했다고 그래서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그렇게만 해두자.
내가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좋았던것은 우리들 각각의 소중했던 시기를 아주 잘 꺼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은 겪었다. 그리고 아주 좋았던 아름다웠던 추억들도 가지고 있다.
지나간 추억들을 다시금 생각하면 누구나 입가에 미소를 지을수 있을것이다.
아련한 향수같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별 것도 아니지만 그 때는 참 소중했던 것이였지...하면서.
여기서 이 영화의 미덕이 잘 살아난다.
바로, 그런 아련한 기억들을 과거로 돌려놓지 않는다는것이다.
영화 '친구, 품행제로'가 그랬던거와 반대적으로 영화의 시기를 과거로 돌려놓지않고서도
예전 기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초등학교 시절'을 잘 그렸다는 것이다.
집이 어려워서 밥을 못 먹었던 아이,개그프로의 세바스찬 같은 아이,
촌지 건네는 풍경, 신나게 뛰어놀던 운동장 하며...
이런 풍경은 몇 년이 지나도 항상 존재할 것만 같다.
또 시골어린이들을 보면서 "맞아, 초등학교 애들은 저렇게 키워야 하는데..." 하면서도
끝내 그렇게 키우지 못하고, 그렇게 자라지도 못했던 사람들을 충분히 대리만족을 시켜준다.
뿐만아니라 아무리 서울이 고향인 사람도 시골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게,
사람 사는게 도시 시골 따로 구분이 되있겠냐마는 그래도 왠지 모르게 끌리는 순박한 모습들.
이 모든걸 선생 김봉두는 잘 잡아가고 있다.
그 뒤에는 아마도 첫 영화 '재밌는 영화' 이후
코미디에 대해 아주 심각한 고민을 한 장규성 감독이 있지 않았나 싶다.
다만 아쉬운 것은 코미디의 페이스를 중간에 한번 놓쳤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받았던 웃음의 강도와 중간에 받았던 웃음의 강도가 달라 지루하게 느껴졌을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런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와
절대 죽지 않는 노장의 노련함을 보여준 변희봉아저씨는
이 영화가 절대 미끄러지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으로써 충분히 그 역할을 잘 해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난 이 영화가 '집으로...'보다도 더 낫다고 느낀다.
새롭게 발굴해낸 코미디 소재,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억,
대중성을 지니지 않은 배우들의 신선한 연기등 웃음을 강요하지도 않고
코미디에서 빼내올수 있는 감동도 억지로 빼지도 않는게(억지스럽다고 우기는 분들도 있겠지만 색즉시공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색즉시공을 폄하하는것은 절대 아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속에서 마음 한구석이 훈훈해지는게
누구나 김봉두 같이 되보고 싶은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첫댓글 방가워. 잘 지내지?
누구 동생인지..글한번 끝내주게 잘 쓴당..쿠쿠쿠..
동감 한표... 누구나 동감할 수 있는 멋찐 영화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