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김장 담그기 딱 좋은 날
2023년 10월 28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구월 열나흗날
어제는 하루종일 날씨가 을씨년스럽더니 오늘은
훨씬 날씨가 쌀쌀하다. 어제 아침에는 영상 7도
였던 기온도 사정없이 곤두박질하여 영상 3도에
머문다. 그나마 영하로 떨어지지 않은 것이라서
다행이다. 안개가 꽤나 자욱한 아침이긴 하지만
이 정도 날씨라면 '김장 담그기 딱 좋은 날'이다.
어제 아내와 함께 김장을 담글 준비를 시작했다.
점심전에 촌부는 쪽파를 다듬고 아내는 미나리를
손질했다. 점심 식사후 아내가 두어 시간 외출을
한 사이 쪽파 두 단을 다듬어 놓고, 미나리 손질을
해놓았다. 그렇잖아도 아내가 나가면서 아무것도
하지말고 다녀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당부를 했다.
다른 때는 몰라도 이럴 때는 아내 말을 안들어도
칭찬을 받게 된다. 외출에서 돌아온 아내, "하여간
못말린다니..." 하면서 "수고많았네!" 라고 했다.
이렇게 하여 산골촌부와 산골아낙의 김장담그기
준비가 시작되었다. 다듬어 놓은 김칫소 재료들을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빼고 무우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들은 자잘하게 썰어놓았다. 씻어놓은 무우가
오히려 채썰기에는 더 적당하다고 말하는 아내는
무우농사, 배추농사 망쳤다고 실망하는 촌부에게
위로를 하려는 눈치였다. 장에 나갔더니 좌판에
놓여있는 대부분의 무우가 우리 무우와 비슷한데
1개에 2,000원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수확한
무우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장난 아니다.
뿐만아니라 배추도 꽤나 비쌌다. 마을에서 구입한
것보다는 작고 우리 것보다는 통이 조금 큰 것이
1통에 4,300원이라고 가격이 붙어있었다. 가을
채소 농사를 잘못 지었다고 했던 생각이 바뀌었다.
'비록 무우와 배추의 크기가 작지만 돈 벌었다고...'
저녁에 촌부는 통이 커다란 배추를 쪼개고 아내는
쪼갠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는 작업을 했다. 이 일
또한 환상의 복식조를 이루었다. 아내를 도외주는
일이라서 너무나 재밌고 즐겁고 보람찬 것이다.
아내는 김칫소 준비를 했다. 쪽파, 대파 하얀부분,
미나리를 잘게 썰어놓았다. 이제 깨끗이 씻어놓은
무우 채썰기를 하면 된다. 아내가 안에서 김칫소
준비를 하는 그사이에 촌부는 다용도 창고에 나가
뒷정리를 했다. 쓰고 남은 무우와 배추를 하나씩
일일이 신문지에 싸서 전날 미리 준비해놓은 통에
넣었다. 꽤 큰 통인데 다 채우고도 남는 것이었다.
생각에 올해는 겨우내 무우, 배추를 보관했다가
싱싱하게 먹자며 간이 저장고를 만들어 보았다.
플라스틱통과 고무통에 보온덮개를 두르고 앉혀
놓고 다시 한 겹 더 보온덮개를 두른 다음 앞뒤에
한 겹을 더 씌웠더니 그럴듯한 보관통이 되었다.
겨울날 장작 보관하는 장작집을 겸한 비닐하우스
인데 여러가지의 많은 용도로 쓴다고 하여 다용도
창고라고 부른다. 채소보관은 처음인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그럼 이제 슬슬 본격적인 김장 담그기
자세로 돌입해볼꺼나...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환상의 복식조
김장김치의 맛이
예사릅지 않을듯
합니다.
배추도 앙증맞고
ᆢᆢ
생각만으로도
구미가 당기네요.
즐거운 김장 날^^
누구나 다
부부는 환상의 복식조이죠.
저희 김장은 아주 평범합니다만
촌부의 입맛에는 으뜸입니다.
이 촌부는 팔불출이거든요.ㅎㅎ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겨울 준비도 완료 하셨네요
오늘도 즐겁고 행복만 가득 하세요
이곳은 추위가 빨리 오거든요.
그래서 생긴 풍습입니다.^^
김장 맛있게 담그세요~
돼지고기 삶아서
속에 싸서 냠냠 하세요~^^
그래야 하는데
아롱사태 매운찜으로 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