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122) - 성큼 다가온 가을, 불안한 지구촌
어느덧 9월 하순, 가을기운이 한창이어야 할 추석전후로 이어지는 폭염경보가 무섭다. 내일모래가 추분, 때를 잊은 무더위를 탓하는 듯 언론에서 접한 시구가 반갑다.
추분
이은봉
찌는 듯한
여름 더위
어느덧 사그라들고,
갈바람 으스스한
오늘은
벌써 추분.
천천히 저물어가네.
귀또리
우는 저녁!
시인은 나랑 같은 대학에서 은퇴한 동료, 때에 맞는 운율을 노래한 감성이 탁월하여라.
구름 끼어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한가위 보름달 대신으로
마침 오늘(9월 20일, 금)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장맛비가 내린 후 본격적인 가을 날씨에 접어든다는 예보, 비 그친 후 찬 바람 불면 표독했던 여름더위를 그리워할지도. 벌써 창밖에 비바람 몰아치며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집 앞 들판의 벼들이 누렇게 익어간다. 아침 기도시간에 이를 새기며 우리들의 삶도 알차게 성숙하기를 기원하였다, 지구촌 곳곳에서 경륜 얕은 지도자들이 어린이 마냥 보채는 세태를 돌아보며.
오늘 새긴 성경구절, 사람의 마음에 있는 모략(좋은 방책)은 깊은 물 같으니라 그럴지라도 명철한 사람은 그 것을 길어 내느니라.(잠언 20장 5절)
*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해를 넘겨 지속되는 전쟁의 상흔이 멈추지 않는다. 그칠 줄 모르는 전선을 진정시킬 지략과 경륜이 그립다.
‘레바논 삐삐·무전기 폭발 사건, 일상의 테러화에 비난 봇물
레바논에서 연이틀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 사건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규탄이 쏟아지고 있다. 비난의 초점은 이스라엘이다.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노린 이스라엘의 비밀 작전이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어린이 2명을 포함, 최소 32명이 숨지고 3,200명 이상이 다쳤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테러로 규정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일 긴급회의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레바논에서의 극적인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충격적이고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용납할 수 없다며 민간인과 무장단체 구성원을 구분하지 않고 다수를 공격한, 국제인권법·국제인도법을 어긴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엔총회는 이날 이스라엘을 상대로 팔레스타인 지역 불법 점령을 12개월 안에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결의안도 채택했다. 투표에 참여한 181개국 중 3분의 2가 넘는 124개국이 찬성표를 던지며 대(對)이스라엘 압박에 동참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특정 대상을 표적으로 삼은 것처럼 보여도,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들이 무차별적 피해를 입었다며 비난할 수밖에 없는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난처해진 쪽은 미국이다. 가자지구 휴전과 중동 안정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또 찬물을 끼얹은 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최대 우려다.’(한국일보 2024. 9. 19)
레바논 남부 시돈에서 18일 무전기 폭발로 추정되는 피해를 입은 휴대폰 상점 바깥에 소방관과 군인들이 모여 있다. - 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