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작년요맘 때였습니다
금낭화가 담벼락 사이에 수줍게 피고 노란 강원도유채꽃이 강변가득 피어나던 때였으니~
서울에서 참새님과 방아간님 그리고 김사랑님이 강원도 여행을 오셨었지요.
너무 많이 지나서 그냥 컴퓨터에서 사진이 사장되나 했더니 그래도 같은 계절에 그 시간을 더듬어 보며
일년전 일기를 써 봅니다.
이 꽃이 강원도유채래요 정확한 이름이 있을 것인데 고냉지채소하는 곳에 이것이 번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강변마다 이 꽃의 잔치를 볼 수 있어요.
동강변에 사시는 할머니댁에 가 보고 싶다고하여 길을 나섰습니다.
남편 아무렴은 집에 일이 많아 저만 나섰지요.
할머니댁에 가려면 큰 산을 하나 넘어야합니다.
지나가면서 보이는 덕천리 담배곶간교회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도 정겨워 합니다.
여름이면 물이 넘치는 낮은 잠수교가 동강에는 꽤나 많지요
꼬불꼬불 모퉁이를 몇개씩 돌고,
잠수교를 건너고
연두색 새싹을 튀운 나무들이 있는 강변과 깍아지른 것 같은 절벽을 지나갑니다.
강원도에서는 절벽을 뼈랑이라고해요 우리말로는 벼루라고도 한다는군요.
제가 아는 분은 닉네임이 꽃벼루이니 꽃벼랑이라는 말이지요.
동강물이 노래하는 여울도 지나구요.
한적히 배가 있는 곳도 지나갑니다.
언제 이 시기에 여유가 되면 이 길을 걸어서 한번 가 볼 생각입니다.
농사를 짓는 한 이 시기에 그런 기회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에요.
연두색옷을 갈아 입은 버드나무가 참 싱그럽습니다.
지난 여름장마에 모래가 떠 내려와 쌓인 길은 자동차가 가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제비나비 한마리 우리를 반겨주네요.
할머니 대신 아드님이 마중을 나와 주셨습니다.
이곳은 배를 타야만 건너가니 누가 마중을 나와주지 않으면 건너기가 어렵습니다.
방목을 하는 이웃집 소가 여유로이 정오를 맞습니다.
사람도 소도 아직은 햇볕이 좋은 계절이지요.
마치 어릴적 외갓댁을 가듯이 마음 설레여하며 할머니 댁으로 향합니다.
봄맞이꽃이 환영인사를 건내는데요.
할머니네 오솔길에는 각종 꽃들이 만발을 하였습니다.
뒷산 갈참나무도 잎을 한창 내밀고 앞다투어 여름을 맞고 있네요.
지난가을 감이 주렁주렁 달렸던 감나무도 새 잎을 내 밀기 시작했네요.
할머니는 가자마자 커피를 한잔씩 타 주시고 집으로 들여 주십니다.
진수성찬 점심을 마련해 놓으셨네요
마당가에 곰취 뜯어다 놓으시고 개드릅도 무쳤어요.
곤드레나물 넣고 된장찌게도 하시고 고들빼기 김치도 내 놓으셨네요.
점심 먹고 할머니댁 주위를 둘러 보며 구경하였지요.
곰취입니다. 산에서 캐다 심으셨다는데 지금은 할머님이 산엘 잘 못가시니 한 몫하지요.
드릅 따는 손맛을 맛 보고 싶어 하는 참새님이 할머니 허락을 얻어 개드릅을 따 보고 있습니다.
나물 따는 손맛을 아는 사람들은 그런 것 보면 그야말로 손이 가만이 못 있지요.
참새님과 김사랑님이 그런 것 하시는 동안 저는 강가에 있는 다른 친구를 보러 갔습니다.
이것은 이맘때쯤 강가에 가면 잘 있는 것인데요.
개미지옥이라고 합니다.
어릴적에 소꼽장난을 참 많이 했지요.
이 속에는 이렇게 생긴 녀석이 살고 있는데요 바로 명주잠자리유충이 어린시절을 보내는 곳이지요.
여기 이렇게 숨어서 있다가 개미가 지나가다가 빠지면 잡아 먹습니다.
어릴적에는 이렇게 흉측하게 생겼어도
크면 요렇게 이쁜 명주잠자리가 된답니다.
어린시절처럼 파내 보지는 않았지만 개미가 지나가다가 빠지는 것을 한참 지켜 보았어요.
나오는 길에는 여유가 있어서 뱃전에 기대 노를 저어 봅니다.
뱃노래도 불러 볼까요.
방앗간님 제 폼이 나십니다.
어기야 디어차~ 어기야디야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배는 집으로 돌아가고 동강에 비친 햇살이 곱습니다.
너무 좋은 계절이에요 춥지도 덥지도 않으니까요.
그래서 강변을 좀 더 거닐었습니다.
예쁜꽃도 많이 많이 피었네요.
양산이 아주 잘 어울려요.
봄나들이 나온 여인들 맞지요.
젊은 사람이 소 밭갈이 하는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 사진은 동강사진축제 때 전시되기도 했었지요.
제목을 그리운젊음이라고 지었었답니다.
이렇게 논과 밭에 농사하는 젊은이가 많았던 어떤 시간을 추억했지요.
울타리 같은 산그림자가 눈부십니다.
푸른 소나무 한그루 넣고 풍경사진도 찍어 둡니다.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천년고성 고성산성에 올랐습니다.
고성산성 사진이 많아 따로 써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