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패스하라고!"
"O나 못하네 진짜"
"아 저 O끼 때문에 졌어"
누가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같은 팀 동료가 하는 날카로운 말입니다. 듣는 선수는 고개를 들지 못 합니다.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불편한 느낌,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숨고 싶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죠. 어디론가 들어가 숨어있고 싶은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 합니다. 특히 실수로 인해 실점까지 이어졌다면 선수가 느끼는 위축되는 감정은 배로 늘어나죠. 관중, 지도자, 동료, 후배 등 모두에게 집중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맞습니다. 잠시동안이라도 주목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를 온전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만합니다.
오래전 박지성 선수와 이영표 선수가 선수로 활동하던 당시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나왔던 이영표 선수의 치명적인 실수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이영표 선수는 최선을 다해 전방으로 공을 이동 시키려고 했습니다. 1차 시도에서 박지성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블로킹을 당했습니다. 맞고 나오는 공을 빈공간으로 치고 가면서 패스 경로를 찾고 있었는데 박지성 선수가 끈질기게 따라 붙어 공을 빼앗았고 결국 루니의 득점을 도왔습니다. 이영표 선수는 자신의 실책에 깊은 아쉬움을 느끼며 다시 경기에 재집중하려고 애쓰고 있죠. 몇만명이 넘는 관중과 동료, 코칭 스텝의 따가운 시선을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영표 선수의 이후 경기력은 실점하기 전 경기력과 크게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플레이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 해줬습니다.
이영표 선수가 실수 후 재집중 할 수 있었던 비결은 훈련과 경기를 통해 차곡 차곡 쌓인 자신만의 마인드 컨트롤 능력과 무의식 중에 펼쳐지는 경기 상황에서 기술, 전술적 소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경험을 통해 쌓인 능력입니다. 성인 레벨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장현수 선수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의도치 않은 핸들 떄문에 페널티킥을 만들게 되었고 안타깝게도 실점까지 이어졌습니다. 이후 장현수 선수는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치명적인 실수가 여러차례 나타났습니다.
성인레벨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작은 실수 하나가 실점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상대가 우리보다 실력이 월등히 떨어지더라도 말이죠. 당시 상대편 선수들은 높은 수준의 기량으로 우리나라를 압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장현수 선수가 느꼈을 부담감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님은 끝까지 장현수 선수를 믿었고 아쉬운 장면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에 최선을 다하며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처럼 실수를 한 후에 재집중하는 것은 성인레벨에 있는 선수들도 어려워하는 심리적 능력입니다.
이영표, 장현수 선수도 힘들어하는 실수 후 재집중하는 능력이 유, 청소년 선수에게는 얼마나 어렵게 느껴질까요. 아직 경험도 적고 주변 동료들도 어떻게 대처해줘야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상황은 지도자, 동료들이 함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나가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질타하는 것이죠. 이런 유형의 선수는 팀에 꼭 있습니다. 만약 이런 선수가 존재하지 않는 팀이라면 시너지를 낼 수 없습니다. 여러 선수들이 각자 개성으로 플레이를 하며 경기장에서 각자 잠재력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죠. 만약 조금 잠잠한 모습이 보인다면 이는 지도자와 대화를 통해 일정 수준까지 동료들의 실수에 대한 피드백은 지도자에게 맡겨 달라는 것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버풀의 전설 제이미 캐러거 선수는 많은 선수, 지도자가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솔선수범하며 팀에 헌신하는 선수.
"캐러거와 같은 유형의 선수가 운동장에 11명 있다면 그 팀은 절대 지지 않을 것이지만 반대로 승리하기도 어렵다"
그만큼 선수 개인의 개성과 능력이 각자 위치에서 다르게 나타나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원만하게 대처방법을 잘 만들어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표현 방식으로 동료에게 요구하는 선수와 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선수는 대화방식을 알아야합니다.
먼저 의사를 강하게 표현하는 선수는 상대방의 입장을 꼭 한번 생각해봐야합니다. 단 경기 전, 훈련상황이나 따로 시간을 만들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하죠. 혼자 힘들다면 지도자,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놔야하죠. 이는 팀과 자신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필요합니다. 사람은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여야합니다. 보통 강하게 요구를 하는 선수들은 상대가 강하게 요구를 해왔을때 이를 빠르게 수긍하거나 받아치면서 자신만의 경기 리듬을 찾아갑니다. 끝나면 훌훌 털어버리는 것도 잘하죠. 하지만 반대로 이런 방식에서 불편함, 거부반응을 보이는 유형을 선수들도 꼭 존재합니다.
상대가 절대 잘못된 것도 아니고 요구하는 선수도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단 표현 방식과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뿐이죠. 때문에 배워서 실천하면 됩니다. 생각을 해봤다면 표현 방식을 동료의 실수가 나타났을때 곧바로 감정적으로 뱉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위축되어 있을 수도 있는 동료를 생각하며 이후 상황에 곧바로 집중하고 아웃 상황이나 잠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 잠시 다가가서 '같이 집중 해보자' 라며 격려와 응원을 해줄 수 있습니다. 곧바로 이야기해주는 '괜찮아' 라는 간단한 말로도 동료의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어려울 일이라고 생각될 수록 가치있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시도해보지 않아서 어려움을 느끼겠지만 도전해본다면 이를 통해 느껴지는 팀의 시너지와 향상 되어가는 리더십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실수 후 쉽게 주눅이 들어버리는 선수의 경우 역시 동료가 강하게 요구하는 것을 나쁘게, 불편하게만 생각하지 말아야합니다. 역시 모두가 나와 같지 않기 때문에 승부욕에서 나오는 표현 방식이 다릅니다. 동료의 실수에 대처하는 방식도 모두 다르죠. 때문에 경기장에서 나타나는 감정적인 상황은 본인 스스로 극복해나갈 수 있어야합니다. 경기상황에서는 흘러가는 모든 시간에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야하기 때문에 이전 훈련 과정에서 학습된 것이 무의식 중에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당장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도전해서 개선해야하는 부분이죠.
경기장에서 동료의 지적, 질타에 주눅이 드는 선수라면 훈련 상황에서 요구할 수 있어야합니다. 혼자 마음속에 담아두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본인에게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죠. 말이 어렵다면 간단한 쪽지도 좋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지 방법에 너무 신경쓰지 않아야합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공개적인 상황이 아닌 1:1로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야 합니다.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상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면 학부모님, 지도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단 이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전제로 말이죠. 말을 잘못 꺼냈다가 일이 어지럽게 변해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그럴바에는 자신이 변하기 위해, 증명하기 위해 더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럴만한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나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 풀리는 일은 없는 것처럼 방법을 시도하고 반복하는 과정에서 골이 깊어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선수라면.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생각해봐야할 것은 방법을 바꿔 최선을 다해보려고 노력해봤는지, 그 시간은 얼마나 지났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수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각자 가진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훈련, 경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축구 훈련, 경기, 레슨에 고민과 지도자와 갈등, 멘탈적인 어려움, 진로와 진학 상담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재능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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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다해 학부모님과 선수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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