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출발하면서
중국 후한 헌제(獻帝) 때 동우(董遇)라는 학자가 있었다. 그는 항상 책을 끼고 다니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사람들이 공부를 많이 한 그에게 찾아와 배우려고 하자 그는 “나에게 배우려 하기보다는 집에서 그대 혼자 책을 몇 번이고 반복해 읽다 보면 그 뜻을 알게 될 것이네.” 라며 독서를 권장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바뻐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대꾸를 했는데, 동우는 “세 가지 여분(餘分)을 갖고 해라. 라고 대꾸 했다고 한다.
동우가 말한 ”세 가지 여분이란? 겨울과 밤과 비오는 때를 말하는데, 겨울은 한 해의 여분이고, 밤은 하루의 여분이고 비오는 때는 한 때의 여분이다.“ 라고 말했다.
그 옛날에 눈이 많이 내리는 엄동설한의 겨울이나 캄캄하고 어두운 밤이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밖에 나가 일하기도 어렵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없으니 당연히 여유가 생기고 독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엔 겨울이고 밤이고 비가 내리는 날이건 간에 좀처럼 여유를 갖고 쉬기가 어렵다. 인터넷 발달로 재택 근무가 가능하고 통신시설 발달로 인해 쉴 세 없이 여기 저기서 연락이 온다. 문명의 발달이 가져다준 빛과 그림자다.
나는 금년 새해를 맞이하여 신년 원단에 무박 2일로 경기도에 다녀왔었다. 너무나 무리를 해서 장거리 운전을 했던 까닭인지? 집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에 목이 아프고 머리가 아팠다, 혹시 코로나인가? 하는 의구심에 PCR검사를 해 본 결과 코로나에 감염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가 한참 유행하던 팬데믹 때에도 꺼떡 없었건만......방심하여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여행한 결과 나는 결국 참담한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당분간 어떤 모임에도 갈 수 없고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그러자 나에게는 오랜만에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동우는 삼여지공(三餘之功)을 말했는데, 나에겐 코로나가 오히려 좋은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쓰며 한 해를 조용히 정리해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사색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 라는 말이 있듯이 나에게 찾아온 크고 작은 불행한 일이나 행복한 일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해야 할을 성심성의(誠心誠意)을 다해 전심전력(全心全力)을 다해 나갈 것이다.
공자가 말하길 나이 70이면 마음 내키는 대로 행해도 어긋남이 없다는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라고 했는데, 더욱 더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야 하겠고 다시 신발 끈을 단단히 매고 일어서서 이 시대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꾸려 나가야 하겠다.
20240104 일전(日田 iljeon)
첫댓글 일전님 마음을 보고 저도 많이 배웁니다.
코로나가 나이든 우리들에게는 위험 요소입니다.
독서도, 좋은 작품도 쓰시고,
건강이 잘 회복되시길 기도합니다.
잘 회복해서 후유증 없고 다시금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세 가지 여분 참 좋습니다.
잘 치료하시어 회복하시길 바래요
새해 만복이 가득하시길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은 더 조심해야 하고, 무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도 요즘 감기 몸살로 고생하고 있는데 참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빨리 회복하시고,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안 좋은 일을 기회로 생각하시고 공부하시는 모습이 귀감입니다
빨리 쾌차하시기를 빕니다
또 한 해, 열신히 살아봅시다.
사랑니님, 샤걀님, 예란님, 운낭천님, 유여님, 선주산방님 모두 오랜 날들 눈에 익은 반가운 분들의 이름입니다. 귀한 댓글들에 감사드립니다. 금년엔 꼭 한 번 모두 만나 뵐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인생만사 세옹지마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관점을 어떻게 가지느냐로 삶이 달라질수 있으니까요
잘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