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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걸 김지애의 시승기 - 그랜저 L330 | |
[매경이코노미 2005-07-06 10:32] | |
“이전 그랜저XG 모델과는 많이 다른데요. 훨씬 부드러워졌어요.” 레이싱걸 김지애씨(25)는 지난 4월 열린 서울 모터쇼에서 이미 신형 그랜저를 만났다. 하지만 직접 타보고 가까이서 둘러보기는 처음이라고. 그는 “기대가 무척 컸다”고 말했다. “사실은 좀더 획기적으로 변한 모델을 예상했어요. 그런데 이 차는 무난하다 고나 할까. 카리스마는 좀 부족한 듯 싶어요.” 약간은 실망이었다는 뉘앙스. 하지만 인기모델을 확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래 도 그랜저XG와 비교해보면 천지차이라는 게 맞다. 이번 신 모델은 NF쏘나타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 생산라인이 NF쏘나타와 신형 그랜저가 같다. NF쏘나타의 형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싶을 정도다. 김지애씨 말처럼 신형 그랜저는 한결 부드럽고 세련됐다. 그러고 보면 86년 처 음 선보인 그랜저는 ‘냉장고’차라고 불리웠다. 너무 각진 디자인 때문이다. 그래도 고전적인 모델로 인기를 끌었다. 그 뒤 20년의 연륜이 쌓이면서 점점 더 유연해지는 스타일을 지향하는 듯 하다. 이번 4세대 모델은 확실히 최근 자 리잡은 유럽풍이다. 지금까지 세계 대형차 시장에서 한국업체는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 러나 새로 나온 그랜저라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는데 김지애씨와 기 자가 의견을 함께 했다. ■스마트키·음성인식지도·자동후방안전장치 등 첨단장치 돋보여■ 이번 모델은 첨단 시설을 대폭 추가했다. 그랜저에 다가서자마자 도어 개폐장 치가 자동으로 풀렸다. 스마트키를 몸에 지니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톱니모양이 없네요. 그냥 작은 성냥갑 같아요.” 이 키로 운전자의 조작 없이 휴대만으로 차문이 열리고 닫힌다. 시동도 OK. 스 마트키를 소지한 운전자가 운전대 옆 레버를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 도난방지 기능까지 갖춘 최첨단 시스템이다. 물론 이 스마트키는 운전자가 깜박 시동을 끄지 않고 밖으로 나오기 쉽게 만들기는 하다. 경고음이 울리기는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에 김지애씨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AV시스템 과 잘 정돈된 공조시스템 버튼이 눈에 들어온다. 깔끔하다. 현대자동차는 인테리어 주제를 두고 ‘Minimalising’이라는 표현을 썼다. 단 순함을 통해 독창성을 나타내고 편안함을 주겠다는 컨셉이다. 잘 실천한 듯 하 다. 꼼꼼한 김지애씨, 그래도 지적이 잇따른다. “수납공간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요? 또 카드키나 고속도로 통행권을 꽂을 공간이 있으면 좋으련만. 좀 아쉽네 요.” 텔레매틱스는 기자나 김지애씨나 모두 감탄했다. ‘모젠(Mozen)’은 현대차가 자랑할 만 했다. 차량 앞부분에 장착된 단말기 화면에서 ‘모젠’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잠시 후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여성 상담원의 상냥한 음성이 들린 다. “청담동 ○○레스토랑으로 가달라”고 김지애씨가 말했다. 그러자 단말기 화 면에는 음식점으로 가는 지도와 음성 안내 서비스가 시작됐다. 주가와 날씨 확 인도 ‘터치(Touch)’ 한 번으로 끝. ■너무 조용한 람다엔진■ 자동차의 기본인 주행능력은 어떨까.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람다 6기통 3.3L 엔진. 시동부터 부드럽게 걸렸다. 시동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렉서스가 조용한 차라고 알려졌잖아요. 그랜저도 만만치 않게 조용하네요. 합격점을 줄만해요.”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치동을 지나 분당쪽으로 속도를 내봤다. 가속 페달을 밟 는 힘에 따라 정비례해 올라가는 힘. 만족스럽다. 정통 고급 세단답게 편안하 게 미끄러졌다. 계기판은 금새 시속 100km를 넘겼다. 110, 120, 150km도 순식 간이다. 요철을 넘을 때도 들썩임이 없었다. 제동능력도 특별히 지적할 사항이 없을 정 도다. “편안한데요. 속도를 내도 안정감 있어요. 핸들도 가볍고요. 여성들이 좋아하 겠어요.” 하지마 코너링을 돌 때는 운전대를 잡기가 약간 불안하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약간 돌아가는 느낌을 준다. 준준형차인 아반떼XD의 경우 핸들은 무거 워도 주행 중이나 코너링에는 안전감이 있다. 코너링 때 단단하게 굳어지는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고속으로 달릴 때 창가에서 나는 바람소리가 거슬린다. 현대차 남양주 연구소는 고가의 풍향시설까지 갖췄다. 공기흐름을 연구하고, 바람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 직은 조금 연구가 미진한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흔들림과 쏠림현상은 적었다. 운전자가 생각한대로 자세를 제어해주는 ‘첨단 자세제어장치(Vehicle Dynamic Control)’ 덕분일까. 주행을 마친 뒤 주차를 위해 후진기어를 넣었다. 옆쪽 거울이 자동으로 아래쪽 으로 향한다. 주차선 확인을 위해서다. 어린이 등 충돌사고도 막을 수 있다. 모니터가 차의 후방을 보여주며 녹색, 황색, 적색 안내선으로 알려줘 주차가 훨씬 쉽다. 그랜저는 경쟁 모델로 렉서스ES330을 꼽는다. NF쏘나타가 혼다 어코드, 도요타 캠리를 경쟁상대로 잡았던 것과 같다. 최근 다른 신차 판매는 저조한데 그랜저와 NF쏘나타만 몇 개월 기다려야 할 만 큼 인기다. 시장 반응은 괜찮다는 뜻이다. 문제는 세계시장. NF쏘나타와 함께 그랜저도 기대를 걸어본다. 【그랜저 L330 주요 제원】 ▶엔진 : 3,342cc, V6 DOHC 최고출력 233ps/6,000rpm, 최대토크 31.0kg·m/3,500rpm ▶연비 : 9.0㎞/ℓ ▶연료탱크 용량 : 70ℓ ▶최소회전반경 : 5.6m ▶차량가격 : 3,564만원 (L330 Top Memory Pack) (Q270 : 2,527만원, Q270 Premier 3,097만원, L330 Top 3,464만원) [명순영 기자] <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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