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식 동화집 『바람이 훔쳐간 그림자』
아동문학가 정이식 선생님이 동화집 『바람이 훔쳐간 그림자』를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셨습니다. 10여 년간 창작한 동화 48편을 한 권에 담았습니다.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많이 읽기를 바라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은 가족 사랑에 대한 동화들이라고 밝힙니다.
아동문학가 정이식 선생님은 동화를 짓는 분입니다. 선생님은 동화를 짓기 전에 수필을 쓰셨습니다. 수필은 문학의 가장 기초가 되는 글인데 일기, 편지, 생활문, 설명문 등입니다. 글의 기초인 수필을 잘 쓰는 분은 시도 잘 짓고, 동화나 소설도 잘 짓습니다. 정이식 선생님이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수필에서 소설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야기(스토리)가 있는 구조는 동화와 소설의 핵심 요소입니다. 수필에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를 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화를 빚게 된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스토리를 작품으로 빚으면 동화가 되고,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되어 좋습니다.
정이식 선생님이 10년 동안 창작한 동화를 한 권의 첫 동화집 바람이 훔쳐간 그림자를 발간합니다. 이 동화책에는 28편의 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서평>
줄거리(스토리)를 중심으로 짓는 동화는 인물, 구성, 문체 등이 잘 어우러져야 감동을 줍니다. 정이식 선생님의 작품의 주제는 대체로 하나여서 단일성을 유지합니다. 동화의 요소를 절묘하게 장치하는 것으로도 좋은 작품, 감동적인 작품을 완성할 수 있지만, 언어적 표현을 통하여 신선한 감동을 생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작품에서 보이는 비유와 상징, 그리고 스토리에 맞는 묘사를 통하여 소름이 끼칠 정도의 절실한 감동을 생성하듯이, 정이식 선생님도 언어적 표현에 능란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담장 옆에 치솟은 감나무 끝에는 빨간 홍시가 두엇 달려 있습니다. 바람이 스쳐 지나자 홍시는 달랑달랑 가지 끝에서 그네를 탑니다.> <은영이를 따라온 햇살이 그새 껑충 방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까치 감」에서
<빙긋이 웃는 엄마와 아줌마의 등 너머로, 기웃거리던 이팝나무 한그루 부르르 몸을 떨며 물방울을 털어냅니다.> - 「엄마가 매우 슬퍼할 거예요」 에서
<달빛은 송이의 머릿결에서 출렁이다가 미끄러지며 구절초 하얀 꽃 가지런한 둔덕 위로 또르르 굴러갔습니다.> <송이의 발에 채인 풀잎 끝에서 노란 달빛 부스러기가 산허리로 날아갔습니다.> - 「얼룩 고무신」에서
정이식 작가의 창조적 묘사에 우리 독자들은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와 대단합니다!’ 외치며 찬탄하게 됩니다. 첫 동화집 바람이 훔쳐간 그림자에서 보여준 순수한 동심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으며 재미와 교훈을 깨우칠 것이라 믿습니다. 이 글에서는 몇 편의 작품을 스토리에 따라 정리하고, 멋진 표현을 찾아보았을 뿐입니다. 정말로 감동을 주는 더 많은 이야기와 표현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독자들 스스로 찾아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