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배명송죽산악회
카페 가입하기
 
 
 
 

친구 카페

 
등록된 친구카페가 없습니다
 
카페 게시글
♠ 여행 정보/맛집 스크랩 부드럽고 고소한 고추장양념 장어구이
41기 전영일 추천 0 조회 17 07.07.19 15: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고추장양념장어구이)


나이를 먹는다는 거. 현재 먹고 있는 음식에 나타나 있다. 단맛 나는 음식보다 쓴 음식이 혀에 감길 때, 즉석음식보다 세월이 묻은 음식에 더 정감 있을 때 맛객은 나이를 먹고 있다. 그렇게 나이 들면서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게 아니란 걸 깨닫기도 한다. 혀가 아닌 머리로.... 마음으로 맛을 보게 되었을 때 나는 나이 듦을 느낀다.

 

맛객은 간장게장과 육회 생선회에서 맛을 알고 나니 어느새 10대에서 20대 언저리에 있었다. 다시 장어나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먹으면서 인생의 중반기를 보내고 있다. 이렇듯 나이 듦에 따라 먹는 음식이 달라지는 것은 삶이 적지 않은 달력을 소비했다는 방증이다.

 

상식은 이르되, 잘 먹는 게 남는 거라 했다. 특히 여름철엔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다.” 이 천하의 명언을 꺼내지 않더라도 잘 먹는 게 관건이다. 잘 먹어야 된다고 해서 아무 음식이나 입에 대면 남는 건 살과 성인병뿐이다. 얘기는 몸에 이로운 음식을 먹자는 뜻이다. 그게 보양식이다. 그래서 여름은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계절이다.

 

한국의 성인치고 여름철에 삼계탕 한 그릇 비우지 않는 이가 몇이나 될까? 덕분에 소문난 보양식 집들은 문턱이 닳는다. 삼계탕에 비하면 덜 대중적이지만 장어 요리도 여름 보양식으로 빠지지 않는 소재이다. 해서 오늘은 괜찮은 장어집을 하나 소문낼까 한다.

 

 

(장어박사는 부천세무서 건너편 대림아파트 정문 쪽에 있다)

 

지금이야 금값이 된 자연산 민물장어를 어릴 적엔 낚시로 잡고 놀았다. 어린놈이 장어가 귀한 줄 알았겠는가, 장어 맛을 알았겠는가? 장어가 올라오면 “쳇! 걸리라는 메기는 안 걸리고....” 하면서 투덜거렸다. 장어보다 메기를 잡았을 때 손맛도 그렇고 시각적으로 쾌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제 민물장어를 낚시로 잡는 건 꿈에서나 가능해지지 않았나 싶다.

 

대신 먹는 걸로 대리만족을 해볼까. 비록 자연산은 아니지만 정성들여 손질하고 구운 장어니 아무렴 어떤가. 가까운 지인의 소개로 부천 중동에 있는 ‘장어박사’를 찾은 건 지난달 25일. 외관은 일단 비호감이 아니어서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넓지는 않지만 깔끔한 실내도 마찬가지다.

 

 

(장어구이가 나오기 전 상차림)

 

 

(쏘기)

 

 

(돌게 등껍데기에 밥을 비볐다)

 

메뉴판에 고추장양념구이와 소금구이 두 종류가 있다. 간장양념이 일본식이라면 고추장양념구이는 우리 한국식이다. 2마리에 2만원한다. 소금구이는 이보다 약간 싼 2킬로(4마리)에 38,000원이다. 고추장양념구이로 주문을 했다. 기본반찬이 깔리기 시작한다. 돌게와 쏘기로 만든 게장이 나오고 움파로 담근 김치도 나온다.

 

 

장어머리와 뼈를 푹 고와 들깻물을 넣고 끓인 탕)

 

 

(밥을 말았다) 

 

뚝배기에 보골보골 끓은 상태로 나오는 건 장어 머리와 뼈를 들깨 물에 넣고 푹 고아 만든 탕이다. 한 그릇만 비워도 원기회복에 그만 일 것만 같다. 익혀서 만든 깻잎장아찌는 같이 간 지인의 입에 맞나 보다. 맛있다고 잘 먹는다. 맛객은 게장과 움파김치를 아꼈다.

 

 

(장어구이 2만원, 장어요리에 소를 형상화한 철판은 유감이다)

 

 

(고추장 양념위로 기름이 자르르 흐른다)

 

 

(쓸개주)

 

빨간 양념이 덧칠해진 장어구이가 나왔다. 원적외선에서 구운 후 뜨겁게 달군 철판위에 올려져있다. 복분자주 한 잔을 비우고 장어를 입에 가져갔다. 좋도다! 약간의 끈적임과 육즙이 밴 살점에서 고소함과 담백함이 느껴진다. 약간의 끈적임 속에서 몇 번 씹고 나니 사르르 종적을 감춘다. 입에 남은 기름은 채 썬 생강으로 쓸어냈다. 장어위에 생강채를 올려 먹기도 하지만 장어보다 생강 맛이 진할 염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장어를 먹기보다 밥 위에 올려 밥과 함께 먹는 맛도 좋다)

 

기름기 많은 음식이 대개 그렇듯 장어도 느끼함과 고소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느끼함은 잡고 고소함을 살리는 게 장어 맛을 좌우하는 비결이다. 그렇다고 해서 바짝 익혀 너무 고소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부드럽게 살살 녹는 육질 맛도 고소함 못지않게 장어요리를 먹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쉬운 듯 쉽지 않은 게 장어다. 간사한 음식처럼 먹는 순간 미각을 홀리지는 않지만 음미 할수록 맛이 느껴진다. 쉽지 않은 맛! 장어는 쉽지 않기에 매력 있다.

 

 

(마지막에 나온 열무국수, 아주 적은 양이지만 이 국수로 인해 장어 먹고 나서도 개운한 뒷맛으로 업소를 나서게 된다)

 

▲ 장어박사/ 032) 329-7277

 

2007.7.2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관련 글: 간장쏘기 ▶ http://blog.daum.net/cartoonist/7124041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