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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힐링캠프, 화천 비수구미 계곡
헨리포드는 '일만 알고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 라고 했다. 세상이 복잡하고 빡빡할수록 현대인들은 일 속에 헤어나지 못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사람과의 마찰이 잦다보면 분노를 삭이게 되는데 심하게 되면 몸과 마음은 피폐해질 것이다. 만약 그냥 방치해둔다면 심각한 우울증과 정신병으로 확대될 수 있다.
해결책은 하나. 삶이 힘겹다면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여행에 나서면 된다. 마음껏 일탈을 즐기고 숲의 청신한 기운을 얻는다면 분명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결국은 사람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난 잘 쉬고 잘 노는 것이 현대인의 최고의 무기임을 감히 주장하고 싶다.
다만 몇시간이라도 핸드폰도 무용지물이니 세상과 통하는 일은 없다. 아무런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며 숲길을 거닐면 그만이다.
오지마을.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인다. 미지의 땅에 과연 누가 살아갈까? 무엇을 먹고 살아갈까? 비수구미 마을도 지도에서 찾기 힘든 오지중에 오지로 내로라하는 트래커들의 숨은 진주로 알려져 있다. 원래 아래쪽에 꽤 큰 마을이 있었는데 화천댐이 들어사자 마을은 수장되었고 살아 남은 집은 오로지 산을 일구고 살아가는 화전민들. 한때 6가구가 밭을 일구면 생계를 이었지만 화전이 금지되면서 모두 떠나 3가구 6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秘水九美..'신비한 물이 9개의 아름다움을 연출'라는 의미란다. 9이란 숫자는 그만큼 많다라는 상징적 숫자로 수많은 폭포와 계곡을 만나게 된다. 계곡의 진수를 느끼려면 트레킹을 해야한다. 평화의 댐이 들어서고 마을 위에 도로가 나기 전까지만 해도 완전한 오지였다. 하류에서 보트를 빌려 파라호 상류로 거슬러 올라와야 했으니까 말이다.
가장 더운 8월초~~가마솥 같은 더위를 비수구미에 던져주고 왔다.
비수구미는 사람이 발길이 닿지 않는 천혜의 오지에 자리잡고 있다. 때묻지 않는 자연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비수구미 마을 가는 길은 세가지, 아무래도 도보여행의 묘미를 느끼고 숲의 진수를 만끽하겠다면 1)번이 낫다.
1)해산령터널에서 비수구미마을까지 6km,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며 중간에 계곡이 아름다워 족욕하기에 그만인 장소가 여럿 나온다. 비수구미 민박집에서 15가지 반찬의 산채비빔밥을 먹고 민박집 모터보트를 타고 평화의 댐 종공원으로 빠져 나오면 된다. 물론 트레킹 전문 여행사를 이용하면 된다.
2)평화의 댐 터널 지나기 직전 비수구미 마을쪽으로 내려가다보면 비수구미행 선착장이 나온다. 그곳에서 전화를 걸고 보트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왕복 1만원이다. 산채비빔밥 1만원.
3)비수구미 마을 초입까지 차를 몰고가서 최근에 오픈한 산길을 이용해 걸으면 된다. 도보로 30분 소요.
아름다운 딴산을 거쳐 북쪽으로 달리다보면 작은 군사마을인 풍산이 나오고 거기서 평화의 댐을 가려면 강원도 산길의 진수를 맛 볼수 있는 해산령을 넘어야 한다. 운전하는 사람조차 멀미가 들 정도로 99굽이길을 따라 산길을 오르면 한때국내 최장, 최고, 최북의 삼관왕이었던 해산터널을 만나게 된다. 지금이야 무관의 제왕이지만그 위용은 변치 않았다. 북쪽 오지라서 그런지 터널은 어두컴컴하다.
길이가 1,986m로 준공년도와 일치한다. 터널을 지나 '이제는 조금 완만하겠지'라는 생각은 '아흔아홉 굽이길'이라는 푯말을 보고 아연실책을 한다.
정상마루 근처에 전망대가 있어 잠시 멈추고 굽이치는 산줄기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해산은 '해가 떠오르는 산' 이라는 의미다. 호랑이 출몰로 알려져 세인들의 시선이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임도로 들어가는 길은 일반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조망으로 막아 놓았고, 아래쪽에 들어갈 수 있도록 샛길이 뚫려 있다.
일단 숲으로 들어가면 미지의 세계다. 차량이 다닐만큼 너른 길이 놓여 있는데 자갈로 이뤄어져 딱딱하다. 운동화 보다는 두툼한 등산화가 어울린다.
차가 다니는 길이니 경사가 완만하다. 시원한 소나기 내렸으면 좋겠다.
깊섶에 야생화가 도열병처럼 서 있는데 진한 향기따라 걷는다.
하늘 한점 보이지 않는 숲길과 파란 하늘이 번갈아 열린다.
풋풋한 숲내음이 좋다.
상류에는 물이 말라 계곡이 없지만 부챗살처럼 물을 받더니 청정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다리가 몇 개 있어 좌우측으로 계곡이 나타난다.
중간쯤 가면 발을 담글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물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이렇게 발을 발그로 수다를 떨면 세상 걱정이 싹 사라진다.
대장 발이다. 물이 깨끗한 것인지 발이 하얀 것인지~상아같은 내 발
열심히 사진 찍고 있는데 친절하게도 어떤 꼬마가 내 앞에서 미끄러진다.
고맙다.~~아이야
신선의 세계가 따로 없다. 양떼구름이 포근하다.
다시 길을 재촉한다.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해산 자랑의 숲은 짙었다. 그 허파 사이를 가로지른다.
직선길은 시원스럽고, 굽은길은 에둘러 사는 것이 세상 편하다는 진리를 가르쳐 준다.
코발트 하늘빛, 녹음 , 거울같은 물빛은 감탄의 연속이다.. 이래서 세상은 소중하고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녹음을 헤쳐
전나무 두 그루가 사찰의 당간지주처럼 서 있다. 마을이 가까와졌나보다.
꽃향기에 이끌려 거닐어본다.
스틱을 하나씩 나누며 행복하게 걷는 부부
드디어 비수구미 마을에 도착. 자연휴식년제로 출입 제한을 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임도 이외의 길을 막는 것이지 임도길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워낙 오지이기에 휴가철에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등산로. 산삼도 있다고 하고. 호랑이도 있다고 하네.
한창 다리공사중이다. 저 다리가 연결되는 순간. 이곳은 오지라고 부르면 안될 것 같다.
비수구미 마을에는 민박집이 3곳. 비수구미민박(033-442-0145). 해산민박(033-442-0962), 벌꿀민박(033-442-3952)
특히 비수구미민박은 산채비빔밥(1만원), 닭백숙, 쏘가리매운탕 등이 전문. 고사리, 씀바귀, 도들빼기, 취나무 등 도시에서 보기 힘든 나물을 대접에 넣고 고추장으로 비벼 먹는다. 시장이 반찬이랄까. 근사한 숲을 보고 난 후의 밥맛이란 꿀맛~ 곰취장아찌가 입맛을 돋운다. 깊은 풍미의 된장국까지 다 비웠다.
어찌나 맛이 있던지~ 근래 먹은 산채비빔밥 중에서 단연 최고 ~비수구미를 찾는 이유는 바로 이 산채 맛에 반해서라는데
한창 생태탐방로 공사중이다.
산으로 데크길이 이어진다.
선착장과 파로호
전봇대 그늘에 일렬호 서 있는 모습이 참새 같애.
비수구미 선착장. 속세로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
배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평화의 댐. 댐을 정면에서 볼 수 있다. 최종 목적지는 평화의 댐 종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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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9월이나 10월쯤 모놀답사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쯤 참가해볼랍니다 여수에서는서울까지가야죠
시원하게 피서 잘했습니다.
찌는듯한 더위가 어디로싹 날아가 버리네요.
사진으로만 볼수 있는 길이 아니길 기대하면서~~
답사 기다려 봅니다~~가~~고~~시~~포~~라~~~
이번 장마가 지나가고 다녀온곳.. 물이 넘쳐나서 넘 깨끗하고 맑은 계곡 ..
그리고 맛난 산채비빔밥. 예쁜 야생화. 안가시면 후회하셔요..꼭 다녀오셔요.. 기회되면 저도 다시 가고 싶네요
늘 가보지 못한 좋은곳을 가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니 왜 이렇게 좋은 장소를 발굴해 오시는지.. 맘이 구름 떠다니듯 둥둥,,언제 가려나 기다림만 커집니다.
오....
마음이 가는곳이네요
와~~ 한적하게 유유히 세상일 다 잊고 제 온몸을 숲에 맡기고 숨쉬고 싶은 곳이네요.
산채비빔밥도 꼭 먹고 싶네요. 대장님~ 좋은 곳 가게 해주시니 항상 감사합니다. *^^*
너무나 가보고 싶어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1박2일하고 싶어요
토요일 휴게소에서 만나 정말 반가웠습니다. 좋은 곳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최차장님 닉네임이 붕어사랑님이셨군요.고기 많이 잡으셨으니 얼마나 행복하세요......모놀답사에도 한번 시간내주세요.
여기는 꼭 가야지
다시한번 설레임이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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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가을에 비수구미 민박집에 한 사나흘 묵으면 ....아흐흐흐
말로만 듣던 비수구미. 한자어감은 별로인데 말뜻이 너무 예뻤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