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스물세 살 꽃다운 청춘아
세상이 너에게 그렇게 모질게 굴더냐
엄마 품에서 금이야 옥이야 곱게 자라
곱게 옷을 차려 입고 푸른 꿈을 안고 교단에 선 지 두 해
사랑하는 부모님 그리운 친구들 귀여운 제자들
모두 저버리고 그렇게 눈을 딱 감고
홀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 가버렸구나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변고냐
조금만 참지 그랬어
갑질 하는 학부모의 전화질 한 귀로 듣고 그냥 흘러 보내지 그랬어
철없는 아이들의 응석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조금만 참지 그랬어
스물세 살 아름다운 청춘아
심성이 너무나 맑고 고와서 오염된 세상에 적응하지 못했구나
교육에 대한 열정이 너무나 뜨거워서
교육 현장에 대한 좌절과 절망을 차마 견디지 못했구나
살아서 남아 있는 우리는 어쩌라고 그렇게 가버렸어
사십도 뙤약볕 광화문광장에는 동료교사들이 가슴 치며 그대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며 절규하고 있구나
백합꽃보다 깨끗하게 왔다가 그렇게 순간에 꺾이어 사라지니
아 슬프구나 젊은 청춘아
그대가 이루지 못한 교사의 푸른 꿈은 살아있는 자에게 맡기고
그래 가거라 저 세상에서는 다시는 슬퍼하지도 말고 괴로워 울지 말아라
오늘은 꽃보다 고운 처녀 선생님이 가신 지 49일 째 되는 49재일
부디 천당 극락에 왕생 하소서
<김형중 前 동대부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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