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언니!
울나라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회사의 어느 부서에서 내게 붙여진 별명이다.
그들은 그게 날 호칭하는 거란걸 다 안다고 한다
거기다가 그 부서에서 날 모르면 간첩이라나.
근데..문제는
난 단 한번도 그들과 얼굴을 맞대고 만난적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일명 된장녀 들이라 칭해지는 여자들처럼 온몸에 명품을 감고 다닌다거나
명품중독에 걸려서 명품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그런 타입도 아니다.
가끔 여행중에 울 나라에서 구입하면 넘 비싸서 못사는 물건들을 사오기도 했지만 평소 그것들을 애용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그렇게 불려지는 이유는 내가 평소 예뻐하는 동생에 의해서다.
인생의 법칙
예쁜 여자는 멍청해도 모든게 용서되고
예쁘고 똑똑한 여자는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에서 보듯이
이 동생이 거의 전지현 수준이다.
얼굴은 주먹만해서 김태희보다 얼굴이 작을수도 있을거 같고
가냘퍼서 금방이라도 부러질거 같은 허리는 아무리 싸구려 옷을 입혀놔도 명품스러워지는데.
거기다 아주 엄한 부모님 덕분에 행동거지까지 반듯해서 싸가지 없는 행동과는 아주 등을 돌리고 지내니,
윗 어른들에게 얼마나 예뻐 보이겠는가?
더구나 예쁘고 똑똑하고 싸가지 있는 여자, 더이상 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동생이니 출근 하자마자 사람들의 관심의 촛점이 된것은 어쩔수 없는 운명이었고,
더구나 일하는 파트 자체가 회사의 가장 윗분들과 하는 일인지라 몇일 안되서 회사내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게 되었단다.
그런 동생이 어느날,
프랑스에서 태어난 어찌보면 촌스런 가방을 들고 출근했더니 다들 한마디씩 하더랜다.
집이 잘사나봐~
남자 친구가 사준건가부지?
가방이 번쩍 번쩍 하네?
그거 찐짜야?
과도한 관심에 질려버린 동생이
" 이거 언니가 준거에요"
" 언니? 언니 있었어?"
"친언닌 아니구요 친한 언니"
"말도 안돼~ 어떤 여자가 그런걸 그냥 줘? 더구나 친동생도 아니구?"
"그 언니 이런거 넘 많아서 하나쯤 집어줘도 표시도 안나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물론 그 가방을 내가 주긴 했다
조그만 파우치 가방인데 핸폰이랑 차키랑 반지갑정도 밖에 안들어가서 실용성 제로다.
비싼 가격대비 정말 별로다.
근데 그걸 산다고 몇달치 용돈 모았다고 하길래
"그거 디게 불편해 내거 빌려줄게 나도 있는데 한번밖에 안썼어, 들고 다니고 싶을때까지 들고 다녀"
이런 거 였는데. 그날이후 그 회사 내에서 난 명품 가방으로 가득찬 방을 하나쯤 갖고 있는 사람이 되어 버렸단다
이걸로 끝났다면 내 별명이 명품 언니는 아니었을거다.
남자들 몇이 모이면 무슨 이야길 할까?
그날의 주제는 차였다고 한다.
울나라 차부터 외제차 이야기 까지...
이야기를 하는 중간 동생에게 관심을 보이는 한 남자가
" 혜연씨! 헤연씨는 무슨차가 좋아? "
"글쎄요? 제차도 좋아요. 아반떼"
"그래? 그래도 외제차가 좋잖아. 아우디가 멋있지 않어? 아님 BMW든가"
"글쎄요... 언니가 그거랑 우리차 타고 다녔는데 우리차가 더 좋다고 하던데요 그래서 BMW는 매일 그냥 세워놔요"
순간 얼음이 되었던 남자들
"와 ~언니 뭐해?? 남편이 부잔가 보네?"
"아뇨. 아직 미혼인데요 일하느라 그런지 결혼엔 관심 없어 보였어요"
" 우와~ 좀 소개 시켜주라"
한동안 또 괴롭힘(?)을 받았다고 한다 소개 시켜 달라고.
회식때 꼭 한번 댈구 나오라고 그랬다면서 웃는다.
그땐 이걸 한대 치고 병원비 물어줄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장난도 넘 심하게 치진 말라고 했지만
여전히 그 회사에서 난 명품 언니일 뿐이고,
그후 다른 이야기 들과 겹쳐서 여전히 관심의 대상일 뿐이고.
난 그회사에 흑심이 있어서 언젠간 그회사와 협력 관계가 되고 싶을 뿐이고.
그 라인에 그 파트 사람들이 관계있을 뿐이고. ㅠ.ㅠ
그래서 그랬다.
야! 너땜에 그렇잖아!
내가 무슨 명품 중독 환자냐?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내가 완전 싸가지 없는 된장녀인줄 알겠다.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