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펀경영’ 온힘
 ★...마술을 배우고 있는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오른쪽).
“잘 보세요. 이건 손수건인데…, 이러면….” 7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 4층. 낮은 조명이 깔린 호텔 회의실에 모인 30여 명의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은발에 나비넥타이를 맨 노신사의 손끝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얍!” 노신사가 기합을 넣자 빨간색 손수건은 순식간에 은색 지팡이로 변했다. 감탄과 박수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 마술사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그는 불과 5분 전에 배운 마술로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모임은 한국문화커뮤니케이션연구원(KCCI)이 주최하는, CEO를 위한 문화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의 첫 강연. 윤 회장을 비롯해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양귀애 대한전선 고문,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 등 47명의 CEO와 단체장이 이 모임의 1기 회원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비즈니스에 감동을 불어넣자’는 것. CEO가 고정관념을 깬 기발한 상상력으로 ‘펀(Fun) 경영’을 펼쳐야 비즈니스가 부드럽고 재미있어진다는 뜻이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첫 수업으로 이들은 경영학 서적을 읽는 대신 세 가지 마술을 배웠다.
손수건을 지팡이로 바꾸는 마술과 상대방이 생각하고 있는 숫자를 알아맞히는 마술, 볼펜으로 지폐에 구멍을 뚫은 뒤 구멍을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는 마술이었다. 강연이 끝날 때쯤 참석자들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마술에 통달해 있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강연이 예정돼 있다. 가면무도회를 통한 댄스 강연, 비보이(B-boy)와 함께하는 저녁식사 등이다.
동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