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안덕계곡 주차장 - 창고천 - 월라봉 - 군산 - 안덕계곡 상류]
2015년 3월 15일
김정복, 이창식, 동밖에. 저
산행거리 : 9.6km
[산행지도]
하룻밤 머문 아침 숙소에 햇살이 환히 비친다. 산방산 아래 유채꽃이 만발한 봄, 바다의 아침 햇살 받은 바다가 나를 반겨주는 듯
따뜻한 남쪽 바다에서 봄기운이 밀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젯 밤 산방산 절벽에 광명사, 산방사 등 암자에 비친 전등이 꺼
지고 송악산 끝 바다에서 떠나는 가파도와 마라도의 정기여객선이 나를 부르는 듯 저멀리 바다를 바라다 본다. 손에 잡힐 듯 우애
좋은 형제도가 가까이 있는 남해바다의 깊고 검고 파랗다.
구름을 품어 안은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가를 돌아 간다. 산방산의 암벽에 저 하늘의 눈을 띠지 못하고 [대장님은 저 곳을 오를 생
각 밖에 없는 듯] 마음은 그곳으로 가 있을 것 같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359에 위치한 안덕계곡의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세워놓고
안덕계곡의 상록수림이 울창한 나무숲이 드리운 양쪽 언덕에 기암절벽이 병풍을 두른 제주도중 제일 아름다운 계곡이란 말에 단 번에
오고 싶었던 천연기념물 제377호로 지정된 안덕계곡이다.
길따라 도열된 나무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이곳에서는 300여종의 식물이 분포하며 특히 양치식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란다. 전설에
의하면 태고에 하늘이 울고 땅이 진동하는 구름과 안개가 낀지 9일만에 군산이 솟아났다고 한다. 계곡 양쪽의 상록수림과 천변의
맑은 물, 군데군데 있는 동굴들은 선사시대의 삶의 터전으로 알맞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바위그늘집터와 추사 김정희 등 많은 학자들
이 머물렀던 곳,
상류를 따르다 하류로 진행하게 되는 창고천의 물 색깔이 소금끼가 있어 보이는 듯 희끗희끗하다. 햇빛 때문이라 생각되는데
..
창고천을 건너고 한창 정비중인 길위를 걷고 한라봉 밭가를 지나 굽이굽이 시냇물 소리 들리는 길을 걷는다. 아직 겨울의 채비를
벗지 못한 잡목들이 설키어 있고 한 켠에 말이 사는 작은 비닐하우스 안을 들여다 보고
안덕계곡을 지난 창고천에서 바라 본 산방산은 바다 냄새를 맡으며 유채꽃이 만발하여 그 폭을 넓히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 덜 알려진 덕에 노란색이 창고천과 잘 어울린다. 데크가 설치되어 길이 조성되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겠지.
沼가 만들어 낸 풍경은 정겨움을 더하고 있다.
제주도 둘레길 9구간이기도 한 이 곳,
[임금내] 안덕계곡에서 한 줄기로 흘러오던 물줄기가 이곳에서 두 줄기로 나뉘어지는데 이를 두고 이곡내(二曲川)라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변음되어 임금내가 되었다. 이곳에서 번내(犯川)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 임금내라고 했다.
휘어져서 아름다운 안덕계곡답게 전망대도 설치되어 있다.
계곡을 따라 지낙 되는 각각 특유의 이름이 있지만 제주도 이름으로 되어 있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사실 구분도 되지 않고
서툰 이곳 안내판을 옮겨 보았다.
월라봉의 관리단체 안내판을 보면 오름의 환경자산 가치보전을 위해 [1단체 1오름 가꾸기 운동]단체로 지정되어 책임관리하고 있는
이곳이기도 하다.
냇가를 따라 봄이 물씬 풍기는 유채꽃만이 아니라 현호색, 노란양지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봄마중 나왔다. 밭에 내 키만큼이나 커
있는 보리도 봄의 신호등인 듯 진녹색으로 이 환한 봄으로 장식하고 있다.
창고천과 어울어진 유채꽃은 제주도에서도 가장 빨리 피는 곳이 산방산 기슭임이 이곳이겠지 싶었다.
화력발전소와 화순해변
제주특별자치도 안덕면 감산리 1148번 일대의 [안덕 월라봉 동굴진지]
벌목을 하여 쓸모없는 나무들이 가득하고 잡목이 많은 길마져 나무들이 길을 막았다. 이 낮은 산을 오르는데도 쉽지 않다.
산방산이 오똑하여 바다에 닿아 있는 듯 하고 서쪽으로 모슬봉과 남쪽으로 송악산과 해변이 널따란 풍경으로 바라다 보이는 전망
이 시원스럽다.
[월아봉]정상에 데크가 있어 쉴 수 있는 정상 , 모슬포의 4등급, 1983년 신설의 삼각점이라 흔치 않은 삼각점을 보게 된다.
제주도의 산님들이 한무더기 올라와 있는 산정에서 바다와 함께 조망되는 남쪽바다가 굿!!, 날씨가 맑아 저 멀리 마라도가 아스라이 보이고 가파도도 짐작이 된다.
용머리해안이 있어 바다는 푸르름을 더 하는 것 같았다.
월아봉을 내려가는 길은 순조롭다. 길이 있어 길을 따라 가다 만나게 되는 한적한 마을의 집을 지나게 된다. 관상용 귤 나
무가 있는 어느 집 앞을 지나고 포장된 길을 따르다 보면 역시 유채꽃밭에 가득하다. 이름모를 곤충이 꽃위를 날고 향기가 그윽
하여 부러울 것 없는 제주도의 경치가 이채롭다.
빈밭을 가르고
군산 오름길에 만난 유채밭
야자수와 어울어진 노란 유채밭
봄이 왔음을 알았네요.
솔솔 부는 바람에 유채꽃도 너울대고
내마음도 너울대고.
같이 한 친구들도 좋겠네요.
'좋겠네요'하면 안된다네요.
'좋습니다'로 정정하였더니 더욱 좋더군요
군산 오름길에 산방산
[진지동굴]은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제주도에 들어온 일본군에 의해 우리나라 민간인을 강제동원하여 만들어졌다.
일본군 정예병력 7,400여 명을 제주도에 주둔시키면서 해안기지와 비행장, 작전수행을 위한 도로, 각종 군사시설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 만들어진 것이 진지동굴이다.
미국 폭격기에 대비하여 일본군들은 이 진지동굴을 군수 물자와 보급품 등을 숨기고 일본군의 대피 장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여
기 진지동굴들은 일제의 잔재물로 우리에겐 가슴 아픈 역사의 상처가 남아 있는 현장으로 근대 전쟁 문화유산이기도 한 진지동굴
을 평화교육의 장으로 보존, 활용하고자 함에 기록을 남기고 있다.
[진지동굴의 내부]모습 김정복님과 동밖에님이 내부를 탐험하기 위한 도전정신에 놀라우며 사진으로 찍어 기록으로 남기네요.
[군산]으로 가는 길
정상은 저 만큼에 있는데 삼각점은 길목에 있으니 옮겨다 놓을 힘도 없고 어쩌나 싶다. 모스포의 2등급, 2005년 재설의 삼각점
2등급의 삼각점이 신기한 듯 동밖에님의 우리나라 삼각점 숫자가 등급별로 줄줄이 읊어 나오고 있는 걸 보니 대단한 열정이다.
서귀포시의 비닐하우스안에 한라봉이 가득하다는데 밭이란 밭은 모두가 하우스로 채워져있다.
굴메오름 [군산오름]을 지나
장천리를 품은 오름, 군산유래
을 내려와 안덕계곡 상류로 따른다. 물이 있어 계곡의 운치를 더했다. 건천이라 혹시나 했는데.
[구름을 품어 안은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 그리고 한라산과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는 우리 안덕면은 원식식생을 간직한 곶자왈과
산방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몸과 마음의 힐링을 바라는 분들은 우리 안덕면으로 오십시요]하는 안덕면의 이미지를 당당히 말하고
있는 안덕면을 소개하고 있었다.
안덕계곡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곳이 이곳인가 보다. 상록수림이 우거진 천연기념물 제377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곳도 창고천
이 되겠다. 주상절리(柱狀節理)가 발달해 암벽도 이곳의 볼거리이고 선사시대인들의 주거지였던 동굴( 바위 그늘집터)을 볼
수 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했으니 계곡의 유명세는 벌써 저 멀리 물러가 있는지도 모른다.
지질생태적 가치는 물론 선인들의 역사가 숨쉬는 이곳 울타리 목책 및 데크 시설이 다 끝나면 산책로가 새롭게 단장되면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맛난지 음식점 입구부터 붐비는 곳의 성게 돌솥밥 먹으려고 대기번호표 53번을 들고 한참을 기다려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반찬도, 돌솥밥도 별스런 것도 아닌데 대박난 것은 분명했다.
이틀간의 여정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간다. 어제 방선문과 한천에서, 오늘은 산방산 기슭의 월아봉과 안덕계곡을 끝으로 제주도
여행이 끝이 났다.
렌트카를 반납하고 16시 30분 승선하여 제주항을 출항하여 21시쯤 목포항에 접안하여 함께 나주로 와 저녁을 먹고 우리는 헤어졌다
그래.
가끔은 산친구들과 구경도 하고 유람하며 즐기는 것도 좋은거야. 멀게만 느껴졌던 제주도도 마음먹기 마련이란 걸 알았다. 처음
만나 서먹했던 마음도 잠시 친밀해질 무렵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